아이가 10살이 되면 부모는 토론을 준비하라 - 예측불허 십대의 마음을 여는 토론 양육법
이현수 지음 / 김영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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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 종영한 드라마 'SKY캐슬'은 우리 사회의 큰 화제였다.
드라마는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명문가 부모와 자녀들의 처절한 욕망을 그려내어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를 여실히 풍자하였다. 특히 자녀들의 대학 입시에 목매는 부모들의 모습은 독하다 못해 처절해 보이기까지 했는데, 그 와중에 자녀들은 좀처럼 부모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아 가슴 졸인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대체 10대 아이들은 왜 이렇게 감정 기복도 심하고 대하기가 까다로운 것일까? 성장통이라고 봐주기에 혹시 엇나가지 않을까 걱정되고 가족들이 받는 상처도 적잖다. 이처럼 자녀가 성장할수록 한숨이 늘어나는 부모들을 위한 新 양육 전략 책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이현수는 임상심리박사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20년간 심리검사 및 상담을 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심리상담과 강연, 교육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오늘도, 골든 땡큐》와 1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스테디셀러 《하루 3시간 엄마 냄새》가 있다. 저자는 심리학자이자 엄마로서의 경험을 담아 공감을 이끌어 내는 동시에 정말로 도움이 될 현실적인 해결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 시기를 가리켜 부모와 아이가 한 공간에 있지만 다른 시간에 사는 것 같다고 말한다. 어쩌면 각자의 기억과 감정이 전혀 교차되지 못한 채 어긋나기 때문에 그토록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지 모른다고 말이다. (그래서 부모님과 학창시절 이야기를 나누면 같은 사건도 서로 다르게 기억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오랜 고민 끝에 저자가 다다른 결론은 바로 '토론'이다. 토론이라니... 솔직히 말해 싸움보다 더 어려울 것 같다. 우선 자녀와 토론하는 모습이 상상조차 되지 않을뿐더러 내가 원하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끝까지 이성을 지킬 수 있을 지도 걱정이다. 그리고 진심 반 농담 반으로 혹시 내가 지면 어떡하지? 란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대를 다루는 가장 효과적인 양육법으로 토론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에는 쉽지 않더라도 몇 번 해보면 어떤 양육법보다 힘을 덜 들이고 자녀와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부모의 품격도 지킬 수 있으며 나아가 부모와 자녀 모두 재미를 느낄 거라고 확신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말하는 토론은 지적 능력 향상이나 공부법 중 하나가 아닌 자녀의 자립 욕구를 존중하면서 부모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의미이다.

 

 

이 책을 읽는 부모들의 목표가 '토론 잘하는 부모'이진 않기 때문에 단순히 자녀와의 토론법만 알려주진 않는다. 1부 '청소년 문제, 토론에 해법이 있다'에서는 왜 토론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토론할 것인지부터 토론의 세부 단계, 토론 중 감정이 올라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안내를 해준다. 더 나아가 2부 '양육의 빅 픽처'에서는 부모가 왜 이렇게까지 노력해야 하는지 사춘기 아이들의 고충을 다시 이해하고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까지도 모색해보고자 한다.

 

우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10대 자녀들은 부모를 경계하고 자신을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문에 긴 시간 동안 붙잡고 대화를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부모는 단 10분이라도 짧고 굵게 토론을 이끌어 가야 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토론의 5단계는 다음과 같다. 1단계에서는 아이의 요구를 듣고 그것을 해야 하는, 가져야 하는 이유를 경청한다. 2단계에서 부모의 우려를 전달하며 아이가 잘못 알고 있는 점을 지적해준다. 3단계에서는 부모와 아이가 타협하여 단 하나라도 아이가 가져가는 것이 더 많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4단계에서는 아이가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해 언급하고 확인을 받아낸다. 마지막 5단계에서는 감정적 앙금이 남지 않도록 마무리를 잘 하고 의견이 다르더라도 여전히 아이를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한다. 이 과정을 저자는 실제 자신과 딸의 사례를 들어 어떻게 풀어갔는지도 소개한다. 괜히 동병상련의 마음을 담았다는 게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나아가, 자녀가 한 사람의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방향성을 제시한다. 드라마 'SKY 캐슬'에서도 나왔던 것처럼 자녀들의 대학 입시만 생각하다 자칫 놓치기 쉬운데 결코 소홀해선 안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고 해서 아이 인생이 행복할 것이고 부모의 역할을 다한 것은 아니다. 부모들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저자는 "아이는 열 살까지는 부모와 같은 사람이 되려고 하고 이후 스무 살까지는 부모와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한다."라는 말을 남기며 마무리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서운하겠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사실이다. 평소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데 오래전 강형욱 훈련사가 말하길 개들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부모견으로부터 독립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보호자 중 부모견과 자견을 떨어트리기 마음이 아파서 성견이 되어서도 계속 함께 지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롯이 사람 생각이라는 것이다. 알고 보면 부모견은 자견이 태어나고 약 2달 동안 독립을 위한 사회화 교육을 시킨다. 이 모든 과정은 개들에게 본능적인 행위인데 어쩌면 사람에게도 이와 비슷한 숙명인지도 모른다.

 

사실 아직 자녀가 없는 나에게 이 책은 너무 이른 게 아닐까 고민했었다. 그러나 독립한 자녀로써, 먼 훗날 부모로서 귀감이 되었다. 일단 한번 읽어 봤으니, 내 아이가 10살이 되기 전에 다시 꺼내 보게 될 것 같다. 그 사이 《하루 3시간 엄마 냄새》
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많은 양육서를 읽어보진 않았지만 분명히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청소년 양육입문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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