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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쓱싹! 하루 5분 참 쉬운 그림 그리기
민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평점 :
컬러링 페이퍼보다는 흰 도화지를 좋아하는 4살 꼬마 아가씨랑 놀다 보니, 엄마도 이것저것 그려낼 줄 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매번 생각만큼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다. "잘 그리는 건 중요하지 않아,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해!"라고 아이에게 매일같이 말해주고 있지만, 막상 종이에 그려진 엉망진창 그림을 내려다볼 때면 뭔가 아쉬웠던 것도 사실. 아무래도 내게는 연습이 필요했다. 사두었던 그림 그리기 책들을 몽땅 꺼내보았다. 한동안 안 쓰던 고체 물감도 꺼냈다. 그런데 내게 지금 필요한 그림은 예쁜 꽃이나 커피잔이 아니었다.
아이와 놀이하며 필요한 그림은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같은 공룡이거나- 소방차나 기차, 비행기 같은 탈 것, 강아지, 고양이부터 돌고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들이었다. 그런 것들은 내가 가지고 있던 성인용 드로잉 책에 잘 나오지 않았다. 이 책 <엄마랑 쓱싹! 하루 5분 참 쉬운 그림 그리기>는 조금은 아쉽고, 또 답답했던 마음을 한 번에 해소해주었다. 매번 얼굴을 그리고 나면 몸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막막했는데, 얼굴보다는 동작을 그리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을뿐더러, 공을 던지고 있는 장면이라든지, 무언가를 들고 있는 장면, 동물들의 다양한 동작들도 따라 해볼 수 있게 가이드 해주어 좋았다.
아이가 다른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슬쩍 꺼내 하나씩 하나씩 손에 익히고 있는 그림들. 얼마 전 서울숲에서 열린 '알록달록 놀이터'에서는 개미와 거북이로 아이의 '우와!'를 끌어냈고, 지난 주말 공룡을 좋아하는 조카에게는 스테고사우루스를 그려주고 엄지 척을 선물 받았다. (흐흐) 뭐랄까, 그림에 자신 없는 엄마라면 하나씩 비밀 무기로 가지고 있어도 좋을 책이랄까!
특별부록으로 '창의력 쑥쑥! 내 맘대로 그림 노트'가 들어있는데, 이 책도 몹시 알차다. 본문에 있는 그림을 활용해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가 상상해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려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그림에는 정답이 없다. 잘 그린 그림도, 못 그린 그림도 없다. '나는 못해'라고 말하지 않고, 거침없이 생각한 것을 표현해낼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좋은 그림일 테다. 이 책은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그런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흐흐)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