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5
노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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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500년 전의 이야기. 노자는 주나라 수장실에서 관리라는 벼슬을 지냈다. (오늘날의 국립중앙도서관 관장) 주나라가 갈수록 쇠퇴하자 노자는 주나라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국경인 함곡관에 이르른다. 노자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던 함곡관의 영윤이 노자에게 "이제 당신께서 세상을 등지고 은둔하려 하시니, 간절히 청하건대 저를 위해 부디 한 권의 책을 써주시오."하고 부탁하자, 노자는 자신의 생활 체험과 왕조의 흥망성쇠, 백성의 안위화복을 거울로 삼고 그 기원을 밝혀 논한 <도덕경>을 저술했다고 한다. 그 책 한 권을 남겨두고 푸른 소를 타고서 떠나, 그 뒤로는 종적조차 알 수 없었다 하니 여기 남겨진 이 책이 어찌 신비롭지 않을 수 있을까.

노자가 속세로부터 떠나겠다 한 때는 각국 간의 무력에 의한 전쟁이 끊이지 않던 때였다. 전쟁이 계속되니 '사회'라는 게 존재하기 힘들었다. 하물며 윤리는 더 그랬다. 끊임없이 부딪히는 권력의 욕망들에 백성들은 오로지 생존만을 위한 오늘을 살았다. 그 광경을 지켜본 노자의 '무위'는 필연이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도덕경>에서 소박함과 청정, 겸양 등 자연에 순응하는 덕성을 주장한다.

<도덕경>은 그 내용이 인간의 본성과 가장 부합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부담없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책이라 했지만, 쉬이 읽히지만은 않는다. 어떤 부분은 아무리 읽어도 이해되지 않았고, 또 어떤 부분은 너무 거대한 것이 감추어져 있는 것 같아 두렵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때로는 궤변으로까지 읽혔다. 하지만 이 책 전체를 가로질러 그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 자기과시의 수단으로 변질된 ‘지식’이 아니라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진정한 ‘지혜’를 권함에 대해서만은 진심으로 수긍했다.

 

"돋움발로 서 있는 자는 오래 서 있을 수 없고, 황새걸음으로 걷는 자는 오래 걸을 수 없다.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고자 하는 자는 오히려 드러낼 수 없고,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는 자는 도리어 찬양받지 못한다. 자기의 공적을 자랑하고자 하는 자는 도리어 공적이 사라지고, 자신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자는 오히려 존중받지 못한다.

이러한 것들을 도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지나치게 많이 먹어 살이 불어난 상태이다. 그러한 것들은 사람들이 혐오하는 것이다. 도를 지닌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도덕경>은 ‘도’에서 출발하여 ‘덕’을 향해 나아간다. 이 책에서 가장 추상적인 개념인 ‘도’는 천지만물 생성의 원천이자 동력이다. 그 자체가 명사이자 동사이기도 한 것이다. 얕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오늘의 나는 ‘도란 무엇인가’ 생각해보며 근원, 근본에 대해 자문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책이 2500년의 시간을 견뎌 오늘의 나에게 닿았음은, 아무리 세상 모든 것이 변한다한들 인간의 본질만은 변하지 않음을 역설하고 있는것 아니겠는가, 하고. 그래서 조금은 어리석어 보이기도 하고, 결핍된 방향으로 가는듯한 그 쪽으로- 가보려고 한다. 채우기보다는 비우는 쪽으로, 굳세게 하기보다는 유약하게 하는 쪽으로. 형태가 없는 것이야말로 틈이 없는 곳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것이며, 청정함은 소란함을 이겨낼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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