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흑과 다의 환상 - 상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밤의 피크닉 이후 팬이 되기로 맘 먹은 온다리쿠.
그저 일상, 혹은 비일상에서 소소하게 진행되는 감정, 생각을 리얼하게, 구체적으로 글로 옮겨놓는 재주, 굉장하다.
개인적으로 여자가 쓴 소설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아주 여성스러운 여자가 쓴 연애소설 따위,
아, 꽉 막힌 남자가 쓴 것도 안좋아하는데, 뭐야,
어쨋든 굉장하다.
기억은 무엇을 계기로 되살아나는 걸까. 냄새라느니, 목소리라느니, 소리라느니 하지만, 회사 책상 앞에 앉아 기획서를 쓰다말고 갑자기 어린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 날때가 있다. 과거의 부끄러운 기억, 봉인해 두었던 기억이 갑자기 돌아와 혼자 얼굴을 붉히고 왁 소리를 지르고 싶어진다.
난 나만 그런 줄 알고 창피해했었는데 이 사람도 그런가보다. 다들 그런가? 아무튼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다행이다. ㅎㅎ
인간은 누구나 없는 것을 갖고 싶어 한다. 자기에게 없는 것을 남자에게 찾는다. 아무것도 없는 여자일수록 상대방에 대한 요구가 커진다
요즘의 내 마음, 그래도, 내 손으로 얻겠다는 생각이 기본이다.
아키히코는 깜작 놀란 얼굴이 되더니 한순간 쑥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바보, 날 비행기 태워봤자 무슨 소용이냐."
"진심인데."
"그러냐? 아아, 오늘밤 세쓰코 어쩐지 미인이다, 야."
이 남자의 단순함은 미덕이다.
세쓰코의 캐릭터는 별로였다. 하지만 세쓰코의 독백으로 이루어지는 마지막 장을 읽고, 특히, 이부분을 읽고 완전 반했다.
이 남자의 단순함은 미덕이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