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너에게 - 시인 엄마와 예술가를 꿈꾸는 딸의 유럽 여행
이미상 글.사진, 솨니 그림 / 달콤한책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글 쓰는 엄마 이미상과 그림 그리는 열일곱 딸 김수완의 책을 샀다.
두 사람이 같이 다닌 3개월의 유럽 여행을 각자 책으로 펴냈다.
책은 둘 다 매력이 있는데, 특히 딸의 설익었지만 생동감이 넘쳐흐르는 그림과 글이 좋다. 엄마는 감상적이고 딸은 아주 날것의 생생함이 있다.
두 책을 비교해서 읽으면, 같은 사건 같은 장소에서도 얼마나 서로의 기억이 달라지는지 여실히 느껴진다.
예를 들면 여행의 단초도 그렇다. 엄마는 딸이 방학에 집에 돌아오지 않고 파리로 가겠다고 하자 ˝너 혼자는 걱정되어서 안돼.˝ 정도의 말을 하는데, 그 말을 들은 딸이 엄마의 티켓도 덜컹 예약했다 하고
딸은 방학이 되어 혼자 파리와 유럽을 돌아다니겠다고 하니 엄마가 부랴부랴 쫓아왔다고 하는 식이다.
또 엄마의 책에는 딸 이야기가 많은데, 딸의 책에는 엄마 이야기는 별로 없고 자신의 자의식, 각오, 예술에 대한 동경들로 가득차 있다는 점이,
아 역시 엄마야, 역시 질풍노도 청춘이야, 끄덕끄덕여지는 것.

나는 이제 나이도 감성도 엄마 쪽이라 ㅎ, 이런 부분이 와닿고 그래...

홍콩 청년도 떠돌 수 있는 시절이 언젠가 끝날 것을 알고 있을것이다. 그는 남들처럼 평생 직장에 다니며 돈 모으며 살고 싶 진 않다고 한다. 누군들 그렇지 않을까. 나도 젊어서는 그랬다.
인간이란 안정을 추구하면서도 모험을 원하는 이율배반적 삶으로 괴로운 것이다. 나도 속박을 원치 않으면서 결혼을 했다.
 평생 돈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애들이 자라 칼 안 든 강도처럼 되자 돈 앞에서 쓸쓸해진다.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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