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로 숨진 아이의 궤적을 좇아 진상조사를 하는 동안 나는 학대의 대부분이 가족 내의 체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선진국 중 한국만큼 부모가 자녀를 마음대로 휘두르는 친권이 강한 나라가 없고, 아이들의 보호 양육에서 소위 공공의 역할이 이토록 희박한 나라가 드물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 P7
‘정상가족‘ 안에서 여성을 억압하는 성차별적 위계구조 못지않게 아이들을 억압하는 것은 자녀를 소유물처럼 대하고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자녀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증명하려 드는 부모라는 권력이다. - P10
제아무리 부모, 양육자가 훈육을 목적으로 한다고 해도 아이는 그들의 소유물이 아니므로 때려서는 안 된다는 인식 정도만 주변에서 갖추었더라면, 이 아이들의 비극적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한다. - P23
그러나 이 새상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아동학대는 극히 비정상적인 사람들의 고의적인 폭력이라기보다 보통 사람들의 우발적 체벌이 통제력을 잃고 치달은 결과라는 것이 그간 숱한 분석과 연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 P26
소중한 대접을 받지 못하면 스스로를, 그리고 다른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키우지 못한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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