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와 인형의 여행 문지아이들 105
조르디 시에라 이 화브라 지음, 김정하 옮김, 펩 몬세라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아이로 변한 채 

잠에서 깨어난 딱정벌레. 

프란츠를 위하여 

 

라는 첫 장에 반해서 서슴없이 주문한 책이다. 

아, 변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를 저렇게 정답게 부를 수 있다니. 

첫 문장부터 맘에 쏙 들었다. 

연약하고, 부서지기 쉽고, 섬세한 카프카와의 만남 자체도 설렜지만, 

<구멍에 빠진 아이>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조르디 시에라 이 파브라와의 만남도 

실은 기대되었다. 

어린이 책 치고는 참 어두운 표지였지만, 

프란츠 카프카잖아, 

너무 명랑한 건 어울리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이 책 덕분에 

문지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생겨날 수 있었다. 

 

베를린의 슈테글리츠 공원을 산책하게 되면 

인형을 잃어버려 울고 있는 예쁜 여자 아이를 꼭 만나게 될 것 같다. 

인형 우편배달부 카프카. 

토닥토닥 안아주고 싶었던 건 어쩌면 카프카, 어쩌면 잃어버렸다고 소리내어 엉엉 울 수 있는 아이를 그저 바라보며 마음 한켠 부러워할 수 있는 어른인 나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참 예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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