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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 세상에 어려운 비즈니스는 없다 

류스잉 | 펑정 (지은이) | 양성희 (옮긴이) | 열린책들 | 2015-11-30


주간 편집 회의


"마윈의 모든 것을 담은 유일한 전기"

지난 11월 11일, 알리바바 그룹은 하루 만에 약 16조 5천억 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 전자상거래 역사를 다시 썼다. 배송에 40만 대의 차량과 200대의 항공기가 동원됐다. 9천만 원으로 창업한 알리바바는 2014년 뉴욕거래소 상장 직후 시가총액 240조 원으로 페이스북과 아마존을 앞질렀다. 지난 4월 블룸버그 발표에 따르면 창업주 마윈의 세계 부호 순위는 15위다. 마윈은 그렇게 신화적 인물로 국내에(아니 전세계에) 소개되었지만, 사실 우리는 그가 누군지 잘 알지 못한다. 지난했던 그의 창업 분투기는 성공의 그림자 속에 감춰져 있었다. 


원제가 <마윈 정전正傳>인 이 책은 말 그대로 역사와 사실에 근거하여 마윈의 일대기를 총망라했다. 저자 류스잉은 중국의 대표적인 전기 작가로, 책은 여러 면에서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와 닮았다. 세상을 바꾸고 사회에 공헌하고 싶어했던 마윈의 기업관 역시 잡스와 통하는 부분이다. 마윈은 3수 끝에 대학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영어 강사로 일했다고 한다. 서른에 창업한 그는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1995년 우연히 인터넷을 접하게 되었고 중국 최초의 상업 사이트를 만들게 된다. 개천에서는 더이상 용이 안 난다고들 하지만, 성공은 기회를 포착하고 한발 앞서 움직이는 자에게 온다는 것을 <마윈>은 다시 한번 증명한다.

- 경영 MD 홍성원 (2015.12.11)


책소개


마윈의 유년부터 최근 근황까지 반평생을 담아낸 전기. 주경야독으로 보낸 대입 실패 후 2년, 리더로서의 재능을 꽃피운 대학 시절, 첫 창업인 번역회사에서의 고생담, 시애틀에서 처음 본 인터넷 등 알리바바 창업 이전 마윈의 행적을 더듬는 한편, 항저우 자택에서 시작한 창업 선포부터, 글로벌 기업 이베이와의 한판 승부, 유수의 기업들과의 인수합병 등 십여 년간의 알리바바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마윈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완성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유다.


목차


개정판 출간에 부쳐

서문_ 마윈의 모든 것을 한 권에 담다


1장 기인 마윈

1 신기한 잡초

2 알리바바 신화 창조

3 마윈에 대한 논란


2장 풋내기 시절

1 철부지 소년

2 마 선생의 시련

3 태평양 건너 만난 인터넷


3장 창업 시대

1 첫발을 내딛다

2 베이징 진출

3 차이나페이지와의 이별

4 두 번째 베이징행


4장 호반시대

접힌 부분 펼치기 ▼

1 알리바바 탄생

2 와신상담

3 엔젤 투자

4 두 거인의 악수


5장 겨울나기

1 세계 시장 개척

2 다시 중국으로, 다시 항저우로

3 겨울나기


6장 신대륙 개척 ― 마윈의 두 가지 보물

1 몰래 키운 타오바오

2 다윗과 골리앗

3 사스 시대

4 즈푸바오 등장


7장 <8년 항쟁>과 캐시카우의 탄생

1 중국의 야후

2 불운의 해, 부활의 해

3 주식 상장 과 <8년 항쟁>의 꿈

4 102년 가는 기업


8장 다사다난 ― 지킬 것인가, 변할 것인가?

1 마윈의 10년

2 청신퉁 위기

3 즈푸바오 지분 이양 사건

4 타오바오상청 사건


9장 마윈의 야심 ― 금융 제국

1 소셜 커머스, 쥐화쏸

2 타오바오에서 톈마오로

3 마윈의 두 번째 도박, 차이냐오

4 또 하나의 보물, 위어바오

5 <솔로의 날> 쌍십일의 기적


10장 퇴임, 또 다른 시작

1 알리바바 향후 10년

2 모바일 시대의 위기

3 퇴임 발표

4 미국 증시를 향해


11장 인간 마윈

1 진실한 친구

2 내조의 여왕

3 조용한 교육자

4 마윈의 우상

5 『도덕경』과 태극권 


부록

1 마윈 어록

2 마윈과 알리바바가 걸어온 길

펼친 부분 접기 ▲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항저우의 철부지 소년이 세계 전자 상거래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기까지,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의 파란만장한 일대기

21세기 부의 지도를 바꾼, 마윈의 모든 것


2015년 11월 11일 세계 전자 상거래 역사가 다시 쓰였다.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 쌍십일)를 통해 알리바바 그룹은 하루 만에 912억 위안(약 16조 498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4년 롯데 백화점 본점 매출의 9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이날 하루 동안 170만 명의 배송 인원이 동원되어, 40만 대의 차량과 200대의 항공기로 약 7억 6천 만 개의 택배 물건을 날랐다. 세계 유통 역사에서 가히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이제 마윈은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터넷 영웅>을 넘어 <장사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창업 자금 9천만 원으로 시작해 세계 부호 순위 15위(2015년 4월 블룸버그 발표, 이건희 회장 81위)에 올라선 알리바바의 창업주 마윈, 과연 그는 누구인가? 또 아마존, 이베이 등을 제치고 세계 전자 상거래 시장 왕좌에 오른 알리바바의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 책은 마윈의 유년부터 최근 근황까지 반평생을 담아낸 전기다. 그동안 국내에 마윈에 관한 일화는 책이나 신문기사를 통해 단편적으로 소개되어 왔지만, 그의 성장 과정부터 글로벌 기업 CEO로 올라서기까지 전 과정을 꼼꼼히 담아낸 건 이 책이 유일하다. 주경야독으로 보낸 대입 실패 후 2년, 리더로서의 재능을 꽃피운 대학 시절, 첫 창업인 번역회사에서의 고생담, 시애틀에서 처음 본 인터넷 등 알리바바 창업 이전 마윈의 행적을 더듬는 한편, 항저우 자택에서 시작한 창업 선포부터, 글로벌 기업 이베이와의 한판 승부, 유수의 기업들과의 인수합병 등 십여 년간의 알리바바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마윈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완성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유다.

이 책은 한 개인이 기업을 통해 자신의 이상을 거침없이 실천해 나가는 도전기이다. 중국의 대다수 부자들이 국유기업을 등에 업고 성공할 때, 마윈은 순수하게 인터넷만으로 대세를 바꾸었다. 2000년경 IT 거품이 꺼지고 수많은 인터넷 기업이 도산할 때, 마윈은 끊임없이 전략을 수정하며 기사회생했다. 알리바바가 금융 거래 시장에 도전할 때, 마윈은 <은행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가 은행을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인터넷이 누군가를 망치는 게 아니라, 더 완벽하게 해준다>는 믿음, <무릎을 꿇더라도 마지막 한 사람이 되겠다>는 집념. 『포춘』은 <제대로 된 리더를 찾기 힘든 이 시대에, 그는 수많은 추종자를 이끌며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마윈을 평가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한 인간의 이상과 의지가 투영될 때, 기업이 얼마나 강력해질 수 있는지, 한 사회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열등생 소년이 리더로 빛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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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도서관을 오가던 대입 삼수생에게서 오늘날 글로벌 대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주을 떠올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윈은 1964년 항저우 서호 변에서 경극 책임자 아버지 슬하의 삼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중국의 전형적인 서민 가정 출신으로 문화대혁명(1966~1976년) 시기에 유년을 보냈다.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수학을 너무 못해 대입에 두 번이나 실패했다. 두 번째 대입 시험에서 수학 19점을 받았을 때, 마윈의 부모는 <정말 어쩔 수가 없구나. 도저히 희망이 없는 것 같으니, 아예 공부는 때려치우고 착실히 일하면서 기술을 배우는 편이 좋겠다>고 말했다. 

마윈의 삶이 꽃피기 시작한 것은 대학 시절부터였다. 학창 시절 서호로 놀러온 외국인 관광객들을 안내하며 영어 실력을 키운 덕분에, 항저우 사범대학 영어과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마윈은 리더로서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친목을 다지는 한편, 뛰어난 친화력과 달변으로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다. 그 덕분에 총학생회장에 당선될 수 있었고, 연이어 항저우 시 대학연합회장으로도 뽑혔다. 현재의 아내이자 알리바바의 창업 멤버인 장잉도 그 시기에 만났다. 

대학 졸업 후 마윈은 항저우 전자공업대학 강사로 발령받는다. 열정적인 강의 덕분에 우수 강사로도 인정받고 평판도 좋았다. 그대로 교육자의 삶을 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마윈은 천성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방 10미터도 안 되는 작은 강단 위에서 안주할 생각이 없었다. 그의 나이 서른, 강사 생활 4년 만에 드디어 창업의 길로 들어선다.


서른에 시작한 창업 인생


알리바바 이전 마윈의 창업 인생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책은 알리바바의 비약적인 성공 뒤에 가려진 마윈의 분투했던 창업 시기와 인터넷과의 첫 만남을 공들여 기록한다. 

마윈의 첫 창업은 하이보 번역회사였다. 중국의 개혁 개방 정책 이후, 항저우 저장 성에는 외국 회사와 합작하는 무역 회사가 많아졌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번역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졸업 후 영어 강사 일을 하던 마윈에게도 번역 요청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여기서 은퇴한 선배 노(老)교사들을 모아 고향 항저우에 차린 것이 이 회사다. 하지만 창업과 동시에 자금난이 이어졌고, 사무실 임대료도 못 낼 만큼 사정은 힘들었다. 마윈은 생각다 못해 자기 몸만 한 가방을 짊어지고 이우 시장으로 갔다. 우리로 치면 동대문 시장이다. 온갖 잡화를 사들여 사무실 앞에 펼쳐 놓고 팔기 시작했다. 보따리장수나 다름없었다(중소기업의 상품을 세계로 내다 파는 B2B 사이트 알리바바는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다). 3년간의 분투 끝에 회사는 흑자를 기록했고, 마윈은 인터넷 사업을 벌이기 위해 미련 없이 회사를 동료에게 넘긴다. 

그럼 마윈이 최초로 인터넷을 접한 것은 언제였을까? 1995년 초 하이보 번역 회사가 궤도에 올라설 무렵, 마윈은 항저우 시로부터 고속도로 건설 투자 회사 자금 지연 문제 해결을 위해 LA로 가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미국에서 마윈은 회사 동료 빌의 사위인 샘이 운영하는 인터넷 서비스 회사에 잠시 들리게 되고, 거기서 인터넷이라는 신세계를 경험했다. 인구로도 땅덩이로도 세계 1~2위를 다투는 <중국>이 인터넷상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데서 온 충격. 하이보 번역 회사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입력한 몇 시간 뒤, 그는 일본, 유럽 등 세계 각지로부터 수많은 메일을 받았다. <이곳은 제가 인터넷에서 처음 발견한 중국 회사의 홈페이지입니다. 당신 회사는 중국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는 당신 회사와 거래하고 싶습니다.> 이때까지 인터넷의 존재에 반신반의했던 마윈은 드디어 그 위력을 실감했다. <이건 확실히 가능성 있는 일이다!>


중국 최초의 상업용 사이트, 차이나페이지 


마윈은 대개 중국 전자 상거래 시장의 선구자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삶은 중국의 인터넷 발전사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1995년 4월, 서른두 살에 마윈은 중국 최초의 상업용 사이트 차이나페이지(기업 홈페이지 제작 회사)를 만들었다. 이때는 야후가 창립 1주년을 맞기 전이었고, 당시 중국에는 인터넷 전용선 자체가 없었다(중국 최초의 인터넷 전용선은 1995년 7월에 상하이부터 깔렸다). 정부도 아직 시작하지 않은 인터넷 사업, 인터넷 망도 없고 컴퓨터도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은 마당에 홈페이지란 걸 만들어 주겠다니, 당시 기업들이 마윈을 미친 놈, 사기꾼 보듯 한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전용선이 깔리고 본격적으로 정부 기관의 사이트 개설 작업을 해나가면서 차이나페이지는 점차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항저우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정부 기관 최초의 온라인 사이트 <황금 비둘기 프로젝트>와 중국의 유력 대변지 「인민일보」 홈페이지 개설로 유명세를 얻었다. 하지만 차이나페이지가 항저우전신과 합병되면서 마윈에게 시련이 닥쳤다. 모기업과 사업 방향에서 이견이 벌어졌고, 참다못한 마윈은 경제무역부 홈페이지 구축 사업(경제무역부 산하 CIECC가 담당)을 위해 베이징으로 떠났다. 

CIECC가 세운 궈푸퉁 정보개발 회사 사장에 취임한 마윈은 직원들과 잠을 줄여 가며 눈부신 실적을 쌓아갔다. 기술 수출 교역회, 초상은행, 광교회, 경제무역부 사이트를 잇달아 개설하며 호평을 받았고, 경제무역부 홈페이지는 <정부 인터넷 사업>이 선정한 최우수 사이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고용된 사장에 불과한 마윈은 정부 기관 경영 방식을 놓고 늘 갈등을 빚었다. 마윈 사단은 인터넷 플랫폼의 기본이자 핵심 가치인 개방과 공유를 최대한 실현하려 했고, 정부 기관은 그들의 강력한 행정 자원을 바탕으로 시장을 독점, 지배하는 것이 목표였다. 기업 문화 측면에서 보면 마윈이 민간 기업의 자유를 원한 반면, 정부 기관이 요구하는 것은 오직 명령과 복종뿐이었다. 결국 마윈은 퇴사를 결정했다. 자신만의 비전으로 끌고 갈 수 있는 회사를 직접 만들기 위해서였다.


알리바바 탄생부터 홍콩거래소 상장까지


알리바바 창업 멤버 18명이 십시일반 모은 자본금 50만 위안(9000만 원)이 2007년 홍콩 증시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 200억 달러로 성장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8년이다.

1999년 2월 21일, 항저우의 평범한 주택 단지 호반 화원에 위치한 마윈의 가정집. 마윈은 일장 연설을 시작했다. 알리바바 첫 직원 총회였다. 「이 어둠을 뚫고 나가려면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다 함께 소리 지르며 앞으로 달려가야 합니다. 내가 선창하면 여러분은 무조건 앞으로 달려 나가야 합니다. 앞으로, 앞으로 계속 전진해야 합니다. 18명이 함께 칼을 휘두르고 함성을 질러야 합니다. 우리가 힘을 합하면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본문 204쪽)

직원들과 새우잠을 청하며 만든 알리바바 사이트는 처음 등장할 때부터 중소기업과 중소기업을 잇는 B2B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실리콘밸리와 벤처 투자자들은 알리바바의 온라인 B2B 모델을 포털 사이트 야후, B2C 아마존, C2C 이베이에 이은 인터넷 업계 <제4의 모델>이라고 호평했다. 뜻밖에 천운이 있었던지 개혁 개방 정책 20여 년 만인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하게 된다. 중국의 수많은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알리바바는 중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돕고 중국의 우수 수출 기업과 상품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중국공급상> 서비스를 출시했다. 계속해서 기업 간 온라인 신용정보 관리 서비스 <청신퉁>을 출시했다. 이쯤 되자 세계 유명 언론 매체, 업계 전문가들은 알리바바를 야후, 아마존, 이베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5대 전자 상거래 사이트>로 꼽았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가 백지수표까지 운운하며 마윈의 알리바바에 기꺼이 수천만 달러를 투자한 이유다. 

2000년 투자금을 바탕으로 대확장 전략을 세웠던 알리바바는 커다란 실패를 맛본다.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수많은 직원을 내보내야 했다. 하지만 IT 거품의 붕괴 뒤 마윈의 도전은 불이 붙기 시작했다. 사이트 개발 한 달 만에 완성된 알리바바의 자회사 타오바오(C2C 사이트)가 중국에서 이베이를 몰아내고 세계 전자 상거래 시장의 패권을 다투게 됐으며, 만리장성 등반으로 우정을 쌓았던 제리 양과의 골프장 회담으로, 2005년에 야후차이나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2007년 11월 6일, 홍콩거래소에 모인 수많은 언론은 마윈이 만든 <중국에서 가장 돈 잘 버는 인터넷 기업>에 집중됐다. 홍콩거래소 상장 당일 알리바바의 기업 가치는 200억 달러로 치솟았고, 마윈의 개인 재산도 상장일 종가 기준 140억 홍콩달러(1조 9985억 원)로 늘어났다. 이뿐 아니라 회사 주식을 보유한 알리바바 직원 수천 명이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됐다. 이 중 천여 명은 50만 홍콩달러(7천만 원) 이상을 벌었다. 알리바바의 홍콩 증시 상장은 수혜자 범위와 총액 면에서 중국 인터넷 역사상 가장 큰 <부>를 만들어 낸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이즈음 알리바바는 거래량과 회원 수 면에서 이미 세계 최대 B2B 사이트였고, 중국 전체 전자 상거래 매출의 51퍼센트를 점유했다. 


마윈이 설계한 <알리바바 세상> ― 세상에 어려운 비즈니스는 없다


한 기업의 이념은 곧 창업주의 의지를 보여준다. 알리바바의 기업 이념은 <세상에 어려운 비즈니스는 없다>이다. 마윈의 의지가 그랬다. <세상에 어려운 비즈니스는 없다. 내가, 우리 알리바바가 그렇게 해주겠다!> 애초에 중소기업의 비즈니스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알리바바는 그들을 위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한 가지 우물을 파는 과정에서 그의 사업의 또 다른 수맥과 연결되며 끝없이 확장했다. 

전자 상거래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조건은 바로 신용이다. 그래서 마윈은 청신퉁(거래 평가를 통해 신용을 쌓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믿음이 생겼으니 이제 거래 공간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알리바바B2B와 타오바오가 탄생했다. 거래를 하자니 안전한 결제 시스템이 필요했다. 그래서 온라인 신용 결제 시스템 즈푸바오를 만들었다. 곧이어 고객들이 기업 및 상품 정보를 더 많이 더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도록 야후차이나를 인수했다. 효과적인 기업 광고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알리마마(온라인 광고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제 알리바바의 서비스 범위는 이미 중소기업 운영에 필요한 거의 모든 분야를 섭렵했다. 알리바바 B2B 회원으로 가입하면 타오바오에 소매 점포를 개설하고, 야후에서 가격 등 시장 정보를 검색하고, 즈푸바오로 상품을 구매하고, 알리소프트웨어의 기업관리 프로그램으로 업무 내용을 정리할 수 있다. 마윈이 설계한 알리바바 세상, <세상에 어려운 비즈니스는 없다>는 이념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마윈 불패, 21세기 <매개>의 힘을 증명하다


알리바바 창업은 1999년, 이후 알리바바는 끊임없이 타오바오, 즈푸바오 등 신사업에 도전하면 현재까지 <마윈 불패>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 어떻게 마윈은 그런 엄청난 성공을 단기간에 이룰 수 있었을까? 

중국의 경제 전문가 우샤오보는 <제리 양은 인터넷 산업에서 <<검색>>의 가치를 발견했고, 마윈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네트워크>>의 가치를 증명했다>고 말한다. 마윈의 창업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매개>다. 마윈의 첫 창업 작품인 하이보 번역 회사 역시, 무역 회사(수요)와 퇴직 교사(공급)를 연결시키는 것이었다. 마윈은 처음 인터넷을 접한 순간 세계인을 연결시키는 거대한 연결망에서 기회를 봤다. 중국 제조업체와 국외의 구매자들을 중개하는 B2B 사이트 알리바바닷컴은 중소 제조업체에게 혁명 같은 사건이었다. 쏟아지는 상품 속에서 홍보의 기회조차 없어 폐업하던 기업들이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 자사를 소개하고, 대량으로 물건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마찬가지로 타오바오 또한 제조사와 구매자, 구매자와 구매자를 연결시키는 중개인 역할이다. 오늘날 마윈이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인터넷 도입 초기에 바로 이 플랫폼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마윈이 사업 초기에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최대한 회원 수를 모으는 데 집중했던 이유였다. 이제 중국 전자 상거래의 80퍼센트는 알리바바 그룹 계열사를 통해 거래된다(2013년 기준). 중국을 넘어 세계로 판매되는 모든 상품 거래(이제 금융 거래로까지 확장됐다)의 플랫폼을 알리바바로 만드는 것, 이게 창업 초기부터 꿈꾸던 마윈의 야망이고, 102년 생존 기업을 꿈꾸는 알리바바 제국의 최종 목표이다.


인간 마윈의 개성 담아―게임광 아들을 향해 부성애


이 책은 사업가 마윈의 모습뿐 아니라 인간 마윈으로서의 면모도 놓치지 않고 있다. 마윈은 자신의 애호 대상을 기업에 적용하기는 데 망설임이 없다. 어찌 보면 촌스러울 수도 엉뚱해 보일 수도 있는 취향이 알리바바 기업 문화에 또 하나의 개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윈이 진융의 무협 소설에 심취해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자신의 별칭을 『소오강호』 의 은둔 고수 풍청양으로 삼고 있으며, 알리바바 본사 회의실 이름은 무협 소설에 등장하는 광명정이다. 2000년, 마윈은 제1회 <서호논검>에 진융을 초대해 당대 중국 인터넷 업계를 주름잡던 기업가들을 불러 모았다. 「저는 지난 5년 동안 진융 선생님 소설만 읽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에는 독특한 신입 사원 채용 규칙이 있습니다. 진융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은 80퍼센트 합격이지요. 저는 한 발 한 발 꾸준히 완벽한 실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면 일단 낯가죽이 두꺼워야 합니다. 누가 뭐라고 욕을 하든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갈 수 있어야 하니까요. 물론 그 길에는 바른 이치와 도리가 있어야 합니다.」(본문 274쪽)

사업에는 성공했지만, 자녀 교육은 기업 경영보다 훨씬 힘들다고 고백하는 마윈이다. 아들이 온라인 게임에 푹 빠지면서, 학교도 나가지 않고 성적은 늘 바닥을 맴돈 것이다. 마윈은 한창 사업에 몰두하면서 아들에 신경 쓰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다. 결국 아내 장잉을 설득하여 회사 일을 접고 가정에 충실해 줄 것을 부탁했다. 마윈은 열여덟 살이 되는 아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아들아, 네가 벌써 열여덟 살이 되었구나. 나는 딱 세 가지만 말하겠다. 첫째, 항상 네 스스로 생각하고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둘째, 항상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해라. 세상에는 어렵고 힘든 문제가 많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더 많단다. 셋째, 항상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 아버지에게도 네 진심을 말해 주렴.>(본문 579쪽)


기업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지난 십여 년간 중국의 경제 구조는 세계의 공장에서 소비자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광군제에서 보듯 그 변화의 중심엔 언제나 마윈과 알리바바가 있었다. 

이 책은 굳이 내세워 리더십을 얘기하지 않는다. 혁신이나 위기 경영이란 말을 강조하지도 않는다. 한 인간의 삶과 기업의 성장기를 보여줄 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여느 리더십 강의보다 흡인력 있고, 여느 혁신 경영법보다 깊은 영감을 준다. 마윈과 알리바바가 걸어온 길 자체가 그 모든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마윈은 알리바바의 출발부터 돈을 우선 가치에 두지 않았다. <인터넷을 통해 세상이 좀 더 완전해질 것이란 믿음>이 오늘의 알리바바를 만들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한편으로 우리 시대 기업의 의미를 되묻고 있다. 기업은 왜 존재해야 할까?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마윈이 설파하는 진실은 다르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한 개인의 이상 실현, 그리고 사회에 공헌할 기회, 그는 여기에 기업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본다. 이는 세계적인 글로벌 리더 빌 게이츠나 혁신가 스티브 잡스와도 통하는 부분이다. 중국에서 마윈이 환호의 대상을 넘어 현상을 띄고 있고 있는 이유는 이와 같은 마윈의 기업관도 한몫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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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상의 장소들로 우리를 인도할 지식의 나침반




움베르토 에코 (지은이) | 오숙은 (옮긴이) | 열린책들 | 2015-09-25 | 원제 Storia delle terre e dei luoghi leggendari (2013년)



















책소개


에코 앤솔로지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에덴동산, 아틀란티스, 엘도라도, 성배의 이동 경로, 지구의 내부, 그리고 런던 베이커 가의 셜록 홈즈 탐정 사무소까지,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전설 속 땅과 장소로 독자들을 안내하는 한 편의 여행기다. 이전 저작들을 통해 박식한 미학자이자 목록 마니아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주었던 에코는 이 책에서 노련한 투어가이드가 되어 상상 속 땅과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기묘한 관습을 독자들 앞에 소환한다.

여기서 소개되는 장소들은 각각 인류 문화의 역사에서 믿음의 흐름을 만들어 왔다. 이 믿음의 원천과 환상의 실체를 파헤치고, 이를 통해 비록 이제는 사라져 버린, 혹은 결코 존재한 적이 없는 땅이지만, 그 장소들과 관련되어 파생된 이야기들이 여전히 현실에서 명징한 모습으로 살아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 집중한다.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기나긴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300여 개의 아름다운 삽화들은 오래전 사라져 버렸거나 우리가 직접 찾아갈 수 없는 장소에 생생한 현실감을 부여한다. 에코는 예의 화려한 언변과 전방위적 지식, 그리고 가장 무르익은 통찰과 세련된 화법으로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상상 속 <유토피아>를 마술처럼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목차


서문

1. 평평한 지구와 대척지
2. 성서 속의 땅
3. 호메로스와 7대 불가사의의 땅
4. 동방의 신비, 알렉산드로스부터 사제왕 요한까지
5. 지상 낙원, 축복받은 자들의 섬, 엘도라도
6. 아틀란티스, 뮤, 레뮤리아
7. 울티마 툴레와 히페르보레아
8. 성배의 이동
9. 알라무트, 산상의 노인, 아사신파
10. 코케인의 땅
11. 유토피아의 섬들
12. 솔로몬의 섬과 테라 아우스트랄리스
13. 지구의 내부, 북극 신화, 아가르타
14. 렌르샤토의 발명
15. 허구적 장소와 그 진실

부록


출판사 제공 책소개


우리는 여전히 유토피아를 꿈꾼다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사상가들 중 한 명이자 작가인 움베르토 에코의 「전설의 땅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미의 역사」, 「추의 역사」, 그리고 「궁극의 리스트」를 잇는 에코 앤솔로지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에덴동산, 아틀란티스, 엘도라도, 성배의 이동 경로, 지구의 내부, 그리고 런던 베이커 가의 셜록 홈즈 탐정 사무소까지, 이 책은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전설 속 땅과 장소로 독자들을 안내하는 한 편의 여행기다. 이전 저작들을 통해 박식한 미학자이자 목록 마니아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주었던 에코는 이 책에서 노련한 투어가이드가 되어 상상 속 땅과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기묘한 관습을 독자들 앞에 소환한다.

여기서 소개되는 장소들은 저마다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어느 시대, 어느 곳에 존재했다고 여겨지든 간에 각각의 장소는 인류 문화의 역사에서 믿음의 흐름을 만들어 왔다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믿음의 원천과 환상의 실체를 파헤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에코는 비록 이제는 사라져 버린, 혹은 결코 존재한 적이 없는 땅이지만, 그 장소들과 관련되어 파생된 이야기들이 여전히 현실에서 명징한 모습으로 살아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 집중한다. 그것은 현재까지도 그 속에서 이어져 오고 있는 인간의 욕망과 인류의 세계관, 동시대인들의 시대정신이 전설의 땅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기나긴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책에 실린 300여 개의 아름다운 삽화들은 독자들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오래전 사라져 버렸거나 우리가 직접 찾아갈 수 없는 장소에 생생한 현실감을 부여하는 화려한 이미지들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장소>가 표시된 일종의 지도로써 여행의 묘미를 한층 배가시킬 것이다. 에코는 예의 화려한 언변과 전방위적 지식, 그리고 가장 무르익은 통찰과 세련된 화법으로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상상 속 <유토피아>를 마술처럼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전설은 어떻게 믿음이 되었나


고대인들이 생각한 평평한 지구는 현실 세계이자 동시에 전설의 땅이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땅을 벗어난 적이 없던 그들에게 극지방이나 바다 너머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의인화되거나 동물의 등 위에 놓인 지구와 같은 신화적 세계관에 비하면 과학적 시각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경험과 지식이 닿지 않는 부분은 여전히 미지의 땅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미지의 땅에 전설과 환상의 이야기를 부여했고 이것은 사람들 마음속에서 믿음, 즉 세계관을 형성했다. 그리고 현대인들은 이러한 세계관이 중세에도 계속되었다고 믿고 있다. 에코는 바로 이 부분을 지적한다. 우리의 <믿음>과는 달리 고대 후기에 이르러서부터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지구가 구의 형태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프톨레마이오스는 당연히 지구가 둥글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가 지구를 360도로 나눌 수는 없었을 것이다. 에라토스테네스 역시 지구가 둥글다는 걸 알고 있었다. 거리를 알고 있는 두 도시에서 하짓날 정오에 우물 바닥에 반사된 태양의 기울기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지구 자오선의 길이를 꽤 정확하게 계산해 냈기 때문이다.


지식의 발달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시대적 흐름과는 반대로 중세인들에게 덧씌워진 이러한 인식은 어디에서 기인한 걸까? 에코는 사상가들과 그리스도교의 학문적 논쟁을 통해 이를 설명함으로써 전설과 환상이 왜 만들어지고 어떻게 확산될 수 있는지 보여 준다.


19세기의 세속적 사상가들은 다양한 교파가 진화론에 반대한다는 사실에 짜증이 나자, 평평한 지구라는 개념을 그리스도교적 사상 전체(교부 철학과 스콜라 철학)의 탓으로 돌렸다. 그것은 지구가 둥글다는 것에 대해 교회의 견해가 틀렸으니, 종의 기원에 관한 교회의 견해도 틀릴 수 있음을 보여 주려는 것이었다.


중세의 세계관은 평면적이었다는 믿음이 현재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지도의 영향도 컸다. 이른바 <TO 지도>나 「묵시록 주해」와 같은 9세기 저서의 삽화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지구의 모습은 여전히 원반 형태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동시에 상이한 두 가지 세계관을 채택하는 중세의 모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런 의문에 답하기 위해 에코는 현재의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중세의 그것과 비교한다.


그렇다면 지구가 둥글다고 믿는 사람들이 지구가 평평하게 보이는 지도를 만드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첫 번째 설명은 우리도 역시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지도의 평면성을 비판하는 것은 오늘날 지도의 평면성을 비판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지도 제작에서 안일하고 관습적인 투시도법의 문제였다.


에코는 중세의 지도가 보다 암시적이고, 상징적이었음에 주목한다. 대항해의 시대였지만 목숨을 담보로 건너야 했던 끝없는 바다 때문에 정확한 지도를 제작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지도는 상상 속 여행을 위해 만들어졌고, 확인할 수 없는 장소들을 소개하고 신기한 것에 대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또한 경험보다는 구전의 힘에 의지했기 때문에 지구의 생김새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도 사용자들이 어쩌면 맞닥뜨릴 수도 있는 상상 속 도시와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주는 데 집중했다. 따라서 당시 지도에는 과학적 기능이 없었다. 대신 전설이 그 자리를 메웠다.


중세 지도는 과학적인 기능은 전혀 없기는 했지만 전설적인 것을 원하는 대중의 요구에 대한 응답이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오늘날 화보를 가득 실은 번지르르한 잡지들이 비행접시의 존재를 보여 주거나, 텔레비전에서 피라미드는 외계 문명에 의해 건설되었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얘기다.


에코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전설과 상상력의 산물이 현재 진행형임을 지적한다. 고대와 중세를 거치면서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물론이고 현대에 이르러서도 믿음의 체계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믿음의 힘은 현대의 합리성과 역사적 지식 앞에서도 굳건하다.


사실은 아주 오래전 옛날의 몇몇 문화에서만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을 뿐인데도, 많은 현대인들이 여전히 고대인들과 중세인들 모두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옛사람들보다는 현대인들이 전설에 혹하는 경향이 더 많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지금도 코페르니쿠스의 가설에 반대하는 책을 쓰고 있는 현대인들과 동시대인들(독자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이나, 혹은 윌버 글렌 볼리바의 경우처럼, 지구가 평평한 원반이라고 주장해 온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다.


욕망이 희망을 만나는 순간, 욕망의 대상은 현실보다 더 사실적이다


지상 낙원의 전설은 동서양의 다양한 문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대교, 그리스도교 문화에서는 에덴동산이, 자이나교, 힌두교, 불교에서는 메루 산이 그렇다. 도교 전설에서도, 이집트 신화에서도,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신화에서도 유사한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영원한 젊음과 함께 영생을 누리고, 쾌락과 행복을 향유한다. 에코에 따르면 이것은 사람들의 충족되지 못한 현실이 갈망의 형태로 상상의 땅에 투영된 것이다.


한마디로, 모든 문화를 막론하고 우리는 ─ 우리가 사는 일상의 현실 세계는 종종 잔인하고 힘들기 때문에 ─ 한때 인간이 속했었고 언젠가 다시 돌아가게 될 행복한 땅을 꿈꾸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시인 아르투로 그라프가 지상 낙원에 대한 고전적인 연구에서 말한 것처럼, 일부 학자들은 에덴 신화가 <토지 소유가 확립되기 오래전의 사회적 조건에 대한 흐릿한 기억>을 반영한다고까지 주장한다.


에코는 전설이 현실과 좀 더 직접적으로 맞닿는 역사적 지점을 보여 준다. 일반적으로 영원한 행복과 순수한 상태를 누릴 수 있는 곳이라 여겨지는 전설의 땅이지만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북대서양에 존재한다고 여겨졌던 전설의 섬인 울티마 툴레에서 파생된 신화는 히페르보레아, 즉 그리스 북쪽 아주 먼 곳의 완벽한 나라에 대한 전설과 통합된다. <완벽성>이라는 개념은 민족 간 상대적 우월성의 관념을 낳게 되는데, 이러한 관념이 아리안주의 신화와 연결되며 나치즘에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나치스는 인종주의적 성향의 협회에서 역(逆)만 자, 즉 하켄크로이츠를 자신들의 상징으로 채택하게 되는데 그곳의 명칭이 바로 툴레 협회였다.


아리안 신비주의자들은 고대 북유럽의 룬 문자에 가장 큰 중점을 두었다. 이들에게 룬 문자는 고대 게르만족의 문자 체계라기보다는 마법적인 상징으로서, 그것을 통해 밀교적 힘을 얻고, 점술과 예언을 행하고, 부적을 만들고, 전 우주에 퍼져서 일의 진행을 좌우하는 어떤 미묘한 에너지의 순환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 또한 우리는 나치의 역만 자가 룬 문자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도 안 될 것이다.


에코는 전설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때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 보여 주기 위해 카스피 해 남서쪽에 자리한 알라무트의 유적을 예로 든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오늘날 실재하는 장소가 거꾸로 전설적인 장소로 변모된 경우다. 이 요새를 통치했던 <하산에 사바흐>라는 인물은 자신을 신봉하는 이들을 불러 모아 정치적 암살을 자행하는 데 이용했다. 하산에 사바흐는 아직 어린 소년들을 요새의 아름다운 정원에 지내게 하고 술, 여자, 꽃으로 둘러싸 심신을 약하게 만든 후, 해시시로 정신을 둔하게 만들어 그들이 그곳을 벗어나서는 살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영원한 삶을 담보로 소년들을 자신의 충직한 부하로 키운다.


프리드리히 2세가 알라무트에 있는 하산에 사바흐를 방문했을 때, 이 무시무시한 노인은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어느 탑의 꼭대기에 서 있는 부하 두 명을 가리켰다. 그런 다음 하산에 사바흐가 자기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신호를 보내자 그 두 남자는 곧바로 허공으로 몸을 날려 떨어져 죽었다.


많은 경우 지상 낙원은 온전히 물질주의적 형태를 띤다. 에코는 이것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관점이라고 강조한다. 세속적 욕망은 인간의 본능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 주기 때문이다. 코케인의 땅은 민중적 욕망이 전설의 땅에 어떻게 투영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주는 전설의 땅이다. 이곳에서는 우유가 강이 되어 흐르고, 포도주가 샘에서 솟아나고, 산과 골짜기가 치즈로 만들어져 있다. 폭풍이 치면 당의를 입힌 아몬드 우박이 떨어지고 육즙은 비가 되어 내린다. 이러한 생활 밀착형 낙원은 때때로 먹을 거라곤 과일뿐이요 마실 거라곤 물밖에 없다는 천국보다 더 낫다고 여겨지기도 했다.


경건한 이들에게는 행복과 순수에 대한 욕망이 지상 낙원이라는 관념을 불러일으키는 반면, 모든 시대의 가난하고 주린 이들에게 코케인의 기쁨이라는 이미지는 언제나, 더는 어떤 고난도 겪고 싶지 않다는 욕망, 보다 동물적이고 절박한 성격의 식욕을 만족시키려는 세속적인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다양한 이야기의 저자들은 종종 하층민을 상대로 코케인을 이야기하면서, 마침내 그들에게도 신명나게 살 때가 왔다고 선언한다. 코케인의 전설은 신비주의가 스며든 환경에서 싹튼 것이 아니라 수 세기 동안 굶주림에 시달려 왔던 평범한 대중들 사이에서 번성했다.


현실의 욕망이 투영될 수밖에 없는 전설의 땅은 대부분의 경우 유토피아의 형태를 띤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어원상 유토피아는 <없는 장소>를 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소개되는 많은 장소를 찾으려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 전설의 땅을 통틀어 가장 많은 사람들을 자극했던 전설의 땅은 아틀란티스다.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아틀란티스 대륙을 찾아 나서게 했던 것은 그런 곳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매번 그 존재를 확인하지 못하고 돌아서면서도 다시 한 번 시도하게 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 흔적을 재발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확신이다. 전설의 땅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인간의 한계는, 가질 수 없기에 더욱 가지고 싶다는 욕망으로 변모한다. 그리고 욕망의 주체가 그 대상에 닿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는 순간, 욕망의 대상은 현실보다 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한 인터뷰에서 에코는 자신이 <가짜와 허위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다. 자신에게는 <갈리레오가 아닌 프톨레마이오스가 있다>고, 그리고 그 이유는 <프톨레마이오스가 틀렸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에코에게 전설의 땅과 상상의 장소들은 인간들이 찾으려 했으나 실패한, 그리고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곳, 그래서 우리의 욕망과 세계관이 적나라하게 투영되는 커다란 현실의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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