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미술관 - 그리고 받아들이는 힘에 관하여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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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이력을 알고 제목을 보니 제목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책 속의 많은 그림들이 저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 지 제목만으로도 느껴질 지경이다. 책도 그렇듯이, 그림 역시 누가, 어떤 상태에서, 언제 바라보는지에 따라 느낌이 다를 것이다. 대학 시절에 읽었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30대에 읽은 느낌과 같을 수가 없는 것처럼. 게다가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많이 알수록 그림 감상하는 폭과 깊이는 커질 것이고. 

 예전부터 나는 그림이 좋았고, 잘 알고 싶어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림은 어렵고 그림에 대해 잘 모른다. 그 이유를 잘 몰랐는데 이 책을 읽고 하나의 답을 찾은 느낌이다. 저자처럼 나 역시 그림에서 일종의 '구원'을 얻고자 했던 것이다. 그림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해야 하나. '미술 심리 치료'라는 분야처럼 그림이 '치유'의 기능이 커진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동안 난 그림을 통해 상당한 '치유'를 했던 것 같다.

 보통 그림 해설서를 읽을 땐 저자의 그림 감상, 설명에 대해 공감하느냐 아니냐에 초점을 두고 읽었는데 '구원의 미술관'만큼은 저자가 이 그림을 통해 무엇을 얻고, 무엇을 극복하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두고 읽게 되었다. 저자의 서술 방식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담담하게 본인의 느낌을 자기고백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문체가 나에겐 매우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내면에서 수많은 생각의 정리 과정을 거친, 수번씩 가다듬어진 군더더기 없는 말투같이 느껴졌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일본과 한국을 비교하는 부분이 나오다보니 저자가 본인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가 충분히 잘 느껴졌다.

 나는 저자의 다른 책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글에서 슬픔과 사색이 묻어 나오는(나의 선입견인 걸까) 저자만의 문체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다른 책으로 저자를 다시 만나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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