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의 심리학 - 생각의 틀을 깨고 주의를 끌어당기는 7가지 법칙
벤 파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무대공포증이 있다고 할만큼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매우 싫어하고 부끄러워하는 트리플A형이다. 그 정도가 심해서 나는 지금까지 내 삶의 가치관 역시 "중간만 하자. 있는 듯 없는 듯" 이었다. 주목을 받는 순간 얼굴과 귀가 새빨개지고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말을 더듬는 경험은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고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었다. 때문에 나는 점점 나를 더 숨기려 노력아닌 노력을 했다. 다른 사람들 속에 묻어가는 게 편해서, 주류의 틈바구니에 있어야 마음의 안정을 얻고 안심을 하곤 했다. 트렌드 세터는 아니지만 유행을 비교적 잘 따르고 요즘 세태에 대해 열심히 익히는 이유도 튀고싶지 않아서였다. 유행과 동떨어지면, 세태에 대해 모르면 적당히 아는 척 하며 수긍할 수도 없고 오히려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나는 정말로 언제나 누군가의 등 뒤에 숨어서 제발 아무도 나의 존재를 모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온 듯 하다.

 내 마음이 간절해서였는지 아니면 나는 원래 그정도인 사람인건지 지금까지 나는 정말로 있는 듯 없는 듯 살아온 것 같다. 남들이 나를 떠올리면 흐릿한 상태로. 나는 이런 나의 지난날이 꽤 만족스럽다고 생각했다. 정이현 작가의 어느 소설에서였다. "김영수"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등장하는데 소설에서 그는 이 시대의 초평범한 남자의 전형이었다. "김영수"를 보며 나는 나를 "여자 김영수"라고 생각했다. 이 시대의 전형적인 평범녀. 그런 내가 "주목의 심리학"을 읽게 되다니!

  어쩌면 나는 그동안 나의 삶에 만족한다고 합리화시키며 살아온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우의 신포도처럼. 나는 남들보다 뛰어난 면이 없다고 내 자신의 한계를 미리 정해놓고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평범함이 최고라 고집하며 만족하려 했던 건 아닌지 말이다. 아무때나 지나치게 "튀기만 한 것"은 분명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그러나 "주목"을 받아야 할 때가 분명 종종 있다. 그런 순간에도 숨기만 하고 피하는 태도 역시 좋은 모습은 아니다. 이 책을 읽어볼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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