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우 - 개정판
다카무라 가오루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기존 리오우 책을 가지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판, 사지 않을 수 없잖아!!

원래는 이 디자인에 띠지도 있어서 더 세련된 모양이긴 한데, 내 디카가 잠시 사망하신 관계로 이 사진으로 만족해야겠지...ㅜ.ㅠ

 




사실 난 개정 전 리오우도 가지고 있다.
 

뭐 이건 정말 동인지스러운 표지라 할 말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핵심이 되는 키워드 두개를 이미지화 해서 불만은 없었다.

딱 한가지 불만을 말하라면 기름종이 같은 종이에 인쇄한 띠지;;
정말 BL스러운 디자인이긴 했다.

사실 <리오우>라는 책을 읽고 여기저기 서평을 읽으러 돌아다녀보면 이 책을 왜 BL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며 다들 불만을 토로한다.

본인도 같은 생각이다.

다카무라 가오루씨를 설명할 때는 "남성다운 필치"를 빼놓지 않는데, 대담하게, 혹은 담담하게 글을 쓰기 때문일 것이다.


담담한 필체로 위장한 온갖 사건 사고들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다가와 독자의 가슴을 후벼판다.


주인공인 가즈아키가 6살 때, 엄마는 공장에 있는 중국인 살인청부업자와 도망을 친다. 버림받은 가즈아키는 주어진 상황에 맞추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갖고싶은 것도, 하고싶은 것도 없이 그저 시간을 보낼 뿐이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 대한 묘사 따위는 한 마디도 없다. 그저 어머니가 떠나갔다는 사실만 덩그러니 적혀있을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이러한 과감한 생략이, 섬세한 문체와 묘사에 익숙해져 있던 독자의 마음을 더욱 울리는지도 모른다.


가즈아키와는 반대로, 중국인 살인청부업자 리오우는 정 반대의 캐릭터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늘 감정의 표현이 자유롭다. 처음 만나는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조차  당신이 마음에 들었다고 멋지게 한 방을 날려 주고, 다음 만났을 때 이름을 묻는 가즈아키에게 자신에게 반했냐는 말로 일격을 가한다. 이 얼마나 자신만만한 사람인가. 게다가 살인을 하는 방법 또한 재빨라서 독자로 하여금 반드시 상상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평생(?)에 걸쳐 이루어 지는 둘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

마약상, 어둠의 뒷골목, 무기 밀매, 살인 청부 등 하드보일드한 상황이 전개되기는 하지만, 그 가즈아키의 시점에서 그런 상황들은 별 것 아닌 일상인듯 별 특징도 없이 스쳐 지나간다. 이런 특이한 전개도 다카무라 가오루가 가진 재능 중 하나겠지.

 
다카무라 가오루는 개인적으로 미스터리 작가라는 타이틀을 참 싫어한다고 한다.

본인은 누가 뭐래도 인간의 본성과 순수함을 그리는 순문학 작가가 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끊임없이 개정판을 내나?ㅎ
 
세상에는 생동력 넘치는 청춘소설이 허다하게 많다. 읽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삶에 대한 희망이 생기는 그런 소설들은 정말 많다. 그와 반대로, 우울한 소설도 그와 비슷할 정도로 넘쳐 흐른다. 하지만 이 책은 어느 분류에도 속하지 못한 새로운 장르인 것 같다.


마크스의 산 같은 경우는 다카무라 가오루 특유의 우울함이 잔뜩, 그것도 엄청난 묘사를 통해 전개되지만, 이 책은 오히려 감정을 생략함으로서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두 청년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조차 과감히, 혹은 담담하게 생략하여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한다. 다카무라 가오루 특유의 대담하고 남성스러운 문체로 섬세하게 그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나, 독자의 상상력이 그들의 관계를 섬세하게 재탄생 시킨다.  마치 단팥빵 속에서 앙금을 발견하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 권총에 대한 묘사를 열심히 보다가 리오우가 언제 또 나오나-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마치 단팥빵의 앙금같은 기분이 든다.

 
단 네 번의 만남, 그 안에서 이루어 지는 격동의 시절과 더 크게 흔들리는 평범한 남자의 삶.

대단한 것을 대단하다고 말하는 소설은 재미가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을 좋아한다.

담담함. 그것이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아, 그리고 전작과 비교했을 때, 가독성은 훨씬 좋은편. 고민된다면 산다에 한표를 던지고 싶다. 

 

-단점 : 각 쪽수 옆에 적혀있는 소제목 글씨체가 마음에 안들어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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