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노르웨이는 스발바르국제종자저장고가 있는 나라다. 인류 최후의 날을위해 지구상의 씨앗들을 어떤 자연재해에도 끄떡없는 곳에 수집해 연구하는 기관이 있는 나라. 저장고에는 대개 인류가 식량으로 이용하는 식물의 씨앗이 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연구기관을 만들 정도로 식물과 식량 문제에관심을 가진 곳이 바로 노르웨이다.
식물을 그리면서 내게는 색을 식물로 표현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냥 ‘노란색’ ‘진한 노란색’이 아닌 ‘피나물 꽃잎 색’ 혹은 ‘매자나무 꽃잎 색’처럼 모든 색을 식물에 빗대어 표현하는 나를 볼 때마다 주변 사람들도, 나도 놀라곤 한다. 내가 이렇게 식물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산다니. 하지만 그만큼 정확한 색 표현도 없지 않을까? 식물로 표현하지 못할 색은 없고, 모든 이미지의 시작은 자연이니 말이다.
허무와 싸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최선의 방법은 사진을 찍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