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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선생님 1 ㅣ 세미콜론 코믹스
다케토미 겐지 지음, 홍성필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말해서 난 "스즈키 선생님"이라는 작품을 이번에 처음 접했다. 접하게 된 기회도 단순했다. 솔직한 교사의 이야기라는 문구 하나에 이끌렸고 날것 그대로의 중학교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접하게 됐을 뿐이다. 보기 전에도 실제 이런 이야기들이 실려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만큼 단순히 예전에 보던 것처럼 열혈 교사, 학생 입장에서 다가가려는 착한 교사의 이야기 일것이라 지레짐작 했을 뿐이다. 하지만 [스즈키 선생님]을 읽고 나서야 이런 이야기들이 중학교에서 아이들이 고민하고 맞닿게 되는 사실이라는 현실에 조금 놀랍기도 했고 교사의 모습에 다소 실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스즈키 선생님의 이야기에 관심이 가고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풀려 나갈지 궁금해 진것 같다.
책을 읽고 나서야 [스즈키 선생님]이라는 작품에 궁금증이 일었고 내 생각보다 더 유명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정도로 잘 몰랐던 작품이지만 앞으로 내 아이가 겪게 될 하나의 작은 사회의 모습이라서 더 궁금해서 스즈키 선생님이라는 책을 놓지 못했던 것 같다.
사실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단순하고 '뭐 이런것 가지고 이렇게 복잡하게 생각할까' 싶은 문제들이지만 내가 학생 때의 모습을 생각하면 아이들 입장에서는 세상에서 제일 복잡하고 심각한 문제일 것이다. 식사예절, 급식 반찬, 이성교제에 대한 성교육 등 아이들 입장에서는 정말 중요하고도 큰 문제다. 아이들은 이제 막 사회에 대해 배우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도 같이 고민해 주는 사람도 없이 스스로 배워나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같이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스즈키 선생님의 모습은 내가 그런 선생님과 함께 학창시절을 보냈다면 지금은 다른 생각과 모습으로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꾸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요즘도 뉴스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학교폭력, 교우관계, 선생님들의 성희롱 문제 등 갖종 문제들이 이슈로 뉴스에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벌어지는 사건들보다 실제 뉴스에서 접하는 사건들은 그야말고 축소되고 어른들의 눈높이에서 재단되어 잘려진 모습들일 뿐이다. 아이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얼마나 상처 입었는지에 대해서는 나오지도 알수도 없는 모습들이다. 그런 현실에 어른들이 눈을 감고 묵인하는 사이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입고 눈물을 흘렸을 지는 예상조차 되지 않는다. 이제 곧 내 아이가 들어가야 할 학교의 모습은 밝고 희망한 교실이 아닌 어둡고 두렵고 걱정되는 모습들 뿐인지라 오히려 [스즈키 선생님]을 읽고 위안을 받을 정도였다.
어른들이 나서서 바꿔야 할 학교이 모습이, 선생님들이 스즈키 선생님만 같았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읽는 내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스즈키 선생님은 그야말로 평범한 사람이다. 현실에서 볼 수 없는 흰 백지 같은 사람도 아니고, 아이들의 문제에 고민하고 실수도 하는 평범한 사람. 하지만 그의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고민하고 최선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아이들과 이야기 하고 고민을 들어주는 모습만으로도 기분 좋은 감정을 느꼈다. 완벽한 해답은 아니지만 아이들과 같이 고민했고 노력했다. 단순히 자신의 답이 옳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명령이 아니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일본의 학교 이야기라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지 않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학생들의 고민은 모두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나이가 들어 아이들이 무엇을 고민하는지 알 수 없는 만큼 이 책이 나에게는 아이들의 생각을 알게되고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계기가 되어 내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 같아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을 접한게 잘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스즈키 선생님 ] 1권
식사예절, 급식 반찬, 성교육 이야기가 나온다. 어려서부터 식사 시간에는 돌아다니지 말고, 음식을 먹을 때 소리내지 않아야 하고 턱을 괴면서 밥을 먹으면 안된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컸다. 하지만 팔을 내리고 밥을 먹는게 타인에게 부담이 된다고는 한번도 생각 못해서 솔직히 이야기속의 아이가 왜 그게 불만이고 불평인지 이해는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괴로운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급식 때 좋아하는 반찬이 더이상 폐지되서 나오지 않을 때 학교에서 설문을 통해 유무를 확인 했더라면 하는 생각은 학교를 다니며 여러번 해 본 적이 있다. 좋아하지 않는 반찬만 나올 때는 급식시간이 싫었고 좋아하는 반찬이 나올 때는 행복했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좋아하는 반찬이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은 아이의 충격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갔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생님들의 고민과 완전히 먹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이야기에도 공감이 됐다. 그리고 제일 충격이었던게 중학생과 초등학생의 연애와 성관계를 다루는 내요이었는데 성문화에 개방적인 일본의 이야기라 가능한건지 아니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 걱정되고 혼란스러웠다. 이야기 속에서는 합의된 관계, 아이들의 정신연령을 고려하여 아이기를 풀어나가지만 선생님도 부모님도 모두 고민하고 아이들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지만 역시 내 아이 일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문제일 것 같다.
[스즈키 선생님] 2권
1권이 아이들의 여러고민을 담았다면 2권은 그에서 좀더 나아간 선생님들의 고민을 담고 있다. 중학생인 학생에게 연모의 감정을 느껴 고민하는 선생님과 그로인해 그릇된 일을 한 선생님들의 고민과 그 사이에서 상처받는 아이들의 고민도 들어있다.
선생님 역시 한명의 사람이며 어른이 되어가는 길에 서 있을 뿐이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바라보고 고민하는 내용은 사실 읽고있기가 좀 힘들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갓 학교에 교사로 부임한다 하더라고 28~29 정도 됐을 거라 생각하면 14~16세의 아이의 꿈을 꾸고
좋아하는 아이와 목소리가 비슷한 다른 아이에게 신체 접촉과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언니에게 찾아가 변태성행위를 하는 내용은 이게 실제 있을 만한 이야기인지 아니면 일본의 학교에서만 가능한 이야기인지 고민이 들었고 요즘 학교에서 일어나는 성희롱과 성폭행 문제를 생각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 이제 갓 2차성징이 일어나는 아이들에게 성적욕망을 가지는 선생님의 고민이라 읽는 내내 불쾌감이 느껴져 인기투표 이야기는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1권을 재밌게 본 만큼 2권에서 독자들이 느낄 호불보가 갈릴 거라는 생각이 든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고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되지만 부모된 입장에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 생각하기에 불쾌하고 없었으면 하는 심정에 보고 싶지 않은 내용이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스즈키 선생님] 3권
읽는 내내 스즈키 선생님 뒤통수를 한대 치고 싶기도 했고 아이들의 연애문제가 수다거리가 되고 싸우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그랬었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책을 읽으며 어쩌면 완벽한 선생님을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선생과 학생이라는 입장에 서서 아이들에게 앞으로 걸어갈 길을 밝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선생님을 원했는데 책속의 스즈키 선생님은 아직 이제 선생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의 청년일 뿐이다. 그래서 더 미움이 가기도 하고 공감도 되고 응원하게 되는게 아닐 까 싶다.
내가 학생때 역시 젊고 잘생긴 총각 선생님의 여자아이들의 우상이었고 첫사랑이었다. 마음을 고백하지는 못하지만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그런 아이돌이었고 아이돌의 연애문제는 항상 소문을 몰고 다녔다. 역시 학생들 중에서 아이돌 역시 온갖 소문과 애증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런 시점에서 아이들이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내 학창시절이 생각나 더욱더 공감이 갔다. 첫사랑은 애달픔이고 온갖 환상을 만드는 만큼 그 중심에 선 대상의 괴로움은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읽는내내 새삼 이제서야 내 어린시절의 첫사랑도 떠올라 아이들의 연모의 마음이 더 애틋하게 느껴졌다.
3권에서도 학생에게 연모의 마음을 가져 괴로워하는 스즈키 선생님의 고뇌와 방황이 나와 당황스럽기도 했고 짜증도 났고 이해하려고 노력도 해봤고, 잊고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응원해주고 싶기도 했지만 정신차리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스즈키 선생님] 4권
아이들의 연애문제와 성관계, 성교육에 대해서는 솔직히 어떻게 이야기하고 다가가야할지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내아이에게조차 그런데 다른 아이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건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보통 학교에서의 성교육에 맡기는 경우가 많지만 내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난 제대로 된 성교육을 대학에 가서야 듣게 됐다. 피임기구의 사용법, 중절수술과 그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일들, 중절 수술 시에 아이가 겪는 고통과 불임의 가능성 등 실제 중고등학교에서는 듣지도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다. 학교에서는 그저 여성과 남성의 성이 어떻고 이차성징으로 일어나는 일들, 정자와 난자 뭐 이런 이양기들만 잔뜩 늘어놓지 실제의 성교육은 받은 기억이 없다. 그런 면에서 4권을 읽으며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처녀성과 성관계에 대해 어떻게 고민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선생님이 하는 이야기는 실제로 잘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몇번이고 다시 읽고 미래 내 아이에게 어떻게 이야기하고 가르쳐야 할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서 좋았다.
앞으로 [스즈키 선생님] 5~11권이 어떤 내용일지 또 어떤 고민들을 이야기하고 생각하게 만들지 기대되기도 하고 선생님이 학생에게 가지는 연모의 마음 역시 어떤 식으로 정리되고 나아갈지 궁금하다. 아이들의 고민을 알 수 있었다는 점에게 [스즈키 선생님]이 나아게 새로운 기회가 된 것 같고 내 아이를 좀더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좋은 도움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