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에 꿈을 심다 -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으로 세상을 품고 돌아온 네 청춘의 이야기
김준우.최승백.오승민.천성우 지음 / 혜지원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이 세상에 살고 있구나"

급속도로 정보화된 한국 사회에서 살면서 이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까?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언가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지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좋겠는데, 쉽지가 않다. 그런데 이 책 속에 등장하는 4명의 협력요원들은 그것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제 3의 나라에서 풀어내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은 그들 자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나라를 구체적으로 변화시키며 함께 몸담았던 이야기이다. 겨우 20대 중반의 나이에 한국 사회와 같은 선진화된 곳에서는 변화를 일으키는 전문가가 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눈을 돌려 한창 발전 중인 개발도상국들을 보자. 그들에게는 우리와 같이 철없고 미성숙 대학생들이 가진 작은 지식도, 생활 전반을 변화시킬 수 있는 큰 기술이 될 수 있다.

도움을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기술적으로 우리가 나누어줄 것이 많지만, 제 3의 나라에 있는 그들도 같은 사람이기에, 또 문화적으로는 다른 사람이기에, 한국인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많다.

협력요원들은 실제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자연을 보고, 사회 체계를 보고, 생활 방식을 보고, 혁명을 본 이야기들이 적혀있다.

 

천성우단원이 코이카에 지원하는 과정은 정말 흥미로웠다. 타분야에 지원하기 위해 현장경력을 쌓았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 후 스리랑카에서 큰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것을 보며, 기술이 어떻게 현지사회를 변화시키는지 볼 수 있었다. 천성우단원의 사적인 이야기들도 들려주어서 좋았다. 외로움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현지인들과 어떻게 소통했는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김준우단원이 수행했던 프로젝트는 현지지역사회를 구체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사회가 어떻게 정보화되고 그것이 어떠한 유용성을 주는지 볼 수 있었다. 현지파티와, 산을 등반한 이야기를 보며 현지인들과 부대끼는 것을 보았고, 현지의 문화양식을 몸으로 체득하는 것같았다.

 

오승민단원의 이야기는 주로 슬픔에 대한 것이다. 현지인에게 배신 당한 이야기. 튀니지 혁명으로 인해 철수해야했던 상황. 르완다 고아원 보수 공사를 끝마치지 못하고 귀국해야했던 이야기. 제 3의 나라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보람찬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그러한 경험들이 봉사와 사랑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주제를 더 깊이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최승백단원은 컴퓨터가 어떻게 르완다를 변화시키고 있는지 알려주었다. 열악한 컴퓨터실 환경을 보면서, 중학생 시절 내가 이용했던 컴퓨터실의 시설은 참 좋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조그만 컴퓨터에 의해 변하게 될 르완다 학생들의 사소한 일상이 기대되었다. 또 최승백단원이 현지인을 후원했던 이야기를 보면서, 다른 나라 사람과도 충분히 가족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책에는 이 외에도 코이카 국제협력요원 지원에 대한 유용한 정보가 수록되어있다. 봉사단원으로서 가져야할 마음가짐과 함께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를 준비해야하고 어떤 나라에 지원해야할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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