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공간 - 평행우주, 시간왜곡, 10차원 세계로 떠나는 과학 오디세이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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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신이 죽었다.’고 말했지만, 과학이라는 새로운 절대자가 탄생해 우리를 종속시키고 있다. 유시민 작가는 방송 알쓸신잡에서 21세기 제사장 역할을 과학자가 대신다고 주장한다. 제사장들은 우리에게 신의 뜻을 일부만 알려준다. “과학은 점점 대중에게 멀어지고 있다.”고 걱정한 스티븐 호킹은 수식의 난무와 전문화된 용어 남발이 일반인에게 부담을 준다고 말한다. 집중된 신성을 인간이 받아 갈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한 해답으로 과학을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학자가 있다. <초공간>의 저자 미치오 카쿠도 그중 하나이다.

 

과학에는 여러 분야가 있지만 많은 사람이 어려워하는 게 물리학 분야이다. 다른 학문에 비해 수학 공식의 비중이 월등히 높고 어려운 용어가 남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 변화를 이뤄낸 공로로써 물리학이 지닌 위상은 상당하다. 우리가 컴퓨터,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은 양자역학 덕분이다(양자역학에서는 에너지가 일정 기준치를 넘으면 부도체가 도체가 된다. 덕분에 반도체 생성이 가능해졌고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전자기기에 활용되었다) 또한 블랙홀과 화이트홀 이론은 강력한 중력장이 공간을 왜곡시키고 이에 따라 드넓은 우주를 여행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게 했다(비록 기술력이 따라오지 못하더라도) 오죽하면 노벨 과학상 대상이 물리학과 같은 기초과학 분야로만 한정되어있을까! (대한민국은 응용과학에 치중되어있기 때문에 향후 10년간 노벨과학상 수상이 불가능할 거라는 슬픈 예측이 있다)

 

미치오 카쿠의 <초공간>은 책 제목처럼 차원에 초점이 맞추어 있다. 그가 말하길 우주는 10차원으로 되어있으며 인간은 고작 4차원밖에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5차원 이후에는 무엇이 있을까? 위의 차원에 있는 존재는 밑의 차원을 느낄 수 있지만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건 불가능하다. 따라서 만약에 신이 존재한다면 위층 차원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이를 지각하는 건 불가능하다. 고차원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하게 방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빅뱅 수준) 어려워 보이는 이야기들뿐이지만 미치오 카쿠는 방대한 수식이나 전문용어를 남발하지 않고도 이해하기 쉽게 책을 서술했다. 과학의 문외한인 사람이 읽기에는 조금 벅찰 수 있으나, 이론에 대한 역사와 설명 등을 개론처럼 잘 풀어내었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마는 아닐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인도해나가는 건 과학이다. 하지만 이에 적응해야 할 일반인들에게 유리된 과학은 인류를 도태시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 과학의 신성에 눌려 맹목적인 숭배에 그친다면 미래의 인류는 도구적 존재로 자리매김할지도 모른다. 제사장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으려고 한 수많은 과학자와 그들의 저서들(칼 세이건 코스모스’, 스티븐 호킹 시간의 역사’, 정재승 과학콘서트’, 미치오 카쿠 초공간)은 이 때문에 중요하다. 문과라고, 수포자라고 과학을 멀리하고 흥미 있는 책만 골라서 읽기보다는 가끔은 위의 과학책들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인간이 발전시킨 과학에 종속당하게 된다면 조물주 체면이 말이 아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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