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한국 민담 처음 만나는 초등 고전 시리즈
권도영 지음, 김서윤 그림 / 미래주니어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 "옛날 옛적에..."라는 시작으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사람들은 알거다. 옛날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는 지...


내 기억에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신 할머니나 엄마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옛날이야기가 담긴 카세트 테이프를 늘어지게 들었던 기억은 생생하다. 


잠자기전에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아이의 성화로 이것저것 이야기를 지어내고 책에서 읽은 걸 들려주며 이야기가 거의 고갈될 무렵 이 책을 만났다. 


 매일 하나씩 자기전에 읽고 들려주는데 그 재미가 정말 쏠쏠했다. 책이 끝나가는 게 아쉬울 지경이었다. 


개로 환생한 어머니, 갚은 돈 또 갚은 도깨비, 미련동이와 약음동이등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많이 접해봤을 옛날 이야기보다 내용이 다소 생소한 것들이라 읽는 재미가 더 있었고 어떻게 끝이 날 지 내심 궁금했다. 대부분 효와 권선징악에 관한 주제였고 이야기 말미에 있는 '깊이 생각해 보기'라는 꼭지는 갑작스런 전개나 결말이 있는 이야기의 경우 아이에게 어떻게 전달할 지 고민이 될 때 마무리 정리글로 활용했다.


사실 교훈적으로 포장할 것도 없이 이야기는 그 자체로 힘이 있는 것 같다. 진실 여부를 떠나 옛날 사람들에게 이야기 자체는 살아가는 힘과 더불어 재미까지 선사했을테니 말이다. 나 또한 잠들기 허전하거나 생각이 복잡할 때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금새 몰입할 수 있었다. 다만 어린이책이라 내용이 단순하고 책이 얇아 그 점은 성인독자로써 아쉽다. 그리고 대부분 남자어른이나 형제가 주인공이며 일을 해결하는 것도 남자로 설정되어 있어 시대를 반영하면 당연하겠지만 그 부분은 아이에게 설명이 필요했다.


하지만 독서하는데 긴 호흡을 필요로 하지 않아 책 읽는 것을 귀찮아하거나 시간이 많지 않은 독자에게는 안성맞춤일 것 같다. 


책 중간중간 들어있는 삽화도 아이에게는 신기한 볼거리인 모양이다. 밤에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음 날 책을 보여주면 그림에 관심을 보이며, "형이 이렇게 생겼구나." "구렁이는 왜 그림에 없어?."라고 얘기하거나 표지에 나온 그림과 본문에 등장하는 그림이 같으면 그것을 찾았다며 신기해 하고 좋아했다.


아무튼 매일 한 꼭지씩 나는 읽는 재미에, 아이는 듣는 재미에 보름정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