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 종군기자의 시각으로 쓴 이순신의 7년전쟁
조진태 지음 / 주류성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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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이민와서 일이년이나 됐나? 문득 당시 인터넷으로 연결해 보던 한국뉴스에 광화문 광장이 스쳐지나가길래, 넷째 막내딸에게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 윤희야, 이순신이 누군지 알아?"
" 알지, 아이유"
"?"
맞다. 이민와서 두해짼가 한국드라마 못잊어 아이유가 주인공이던 그 " 최고다 이순신" 을 식구끼리 열심히 보다보니......"
"장군님, I am sorry."


그사이 한국에선 그 광화문을 중심으로 그 여느 때보다 많은 격변과 정치적인 변화가 있었고, 그 막네 딸래미도 어느새 훌쩍 커서 이젠 이순신이
일본과 싸운 장군, 광화문에 동상이 있다는거 다 안다..


평생 책 좋아하며 살았지만, 막네 딸래미랑 대화중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기억이 난다. " 어? 난 왜 난중일기를 안 읽었지?" 어렸을 때
부터 위인전에 한켠에 있었던 성웅 이순신은 기억난다. 그러나 난중일기를 읽은 기억은 없다. 글이 한자로 쓰여지고 어려웠겠지하는 생각만
있었던듯 하다...

난생 처음 읽은 난중일기, 원본을 읽은 적이 없어 어떤 편견에서도 자유롭게 읽은 책이다. (원본 책은 최고의 스포일러다.)
필체는 단순하고 기사체이다.. 상황은 군더더기 없이 단순이 묘사됀다... 하지만 그 단순한 묘사의 대상이 전쟁이어서 오히려 급박하고
절박하다. 군더더기 없는 기사체의 설명속에 전쟁의 가감없는 실체가 고스란이 전해진다.


그래서 책은 차라리 독자에게 다큐로 다가온다. 그 8년의 전란이 눈앞에서 오랜 티비속의 흑백 역사 다큐처럼 펼쳐진다. 전쟁은 다큐처럼
평면적이고 사실적이지만 그 주인공들의 감정은 드라마처럼 다채로운 색으로 전달 된다.

책은 인간의 감정에 충실하고 참으로 야무지게 전달한다.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한 구절들은 몇년전에 아버님의 부고를 받고 달려가는 중간 정착지
홍콩 공항에서 그토록 서럽게 울던 이민자의 어쩔수 없는 불효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이해한다고 속삭인다.

"아들은 갯벌에서 무너져 내린다. 새카만 어둠속 파도 거센 갯바위에 혼자 서 있는 소년의 절망감이 느껴진다. 차마 옆으로 가지 못하고
뱃머리만 움켜 쥐고 울고 있다. 가까스로 칠성판에 손을 대본다."

머나먼 호주땅에서 그것도 국내선 비행기를 또 타야하는 먼 이방에 사는 독자도 참으로 모진이웃 일본과 함께살아가는 조국의 처지를 알고 있기에
책에 한마디 한마디가 저릿하게 와닿는다. 최고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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