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책이 있는 풍경 (단발머리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직업이 더 이상 내 모습을 규정할 수 없을 때 나 스스로 나의 삶에 구조를 부여하는 것, 나 스스로 선물받는 시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헤닝 쉬르프</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10 Apr 2026 21:36:47 +0900</lastBuildDate><image><title>단발머리</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98187174735483.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단발머리</description></image><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category><title>알지 못하는 어떤 세계 </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98483</link><pubDate>Sun, 05 Apr 2026 20: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9848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5679186&TPaperId=171984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3/40/coveroff/893567918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137808&TPaperId=171984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50/52/coveroff/k11213780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1250316774&TPaperId=171984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6350/50/coveroff/1250316774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6073276&TPaperId=171984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8582/34/coveroff/894607327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137760&TPaperId=171984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8/23/coveroff/k392137760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98483'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도서관이 커피숍보다 좋은 이유. 첫 번째는 화장실이다. 신축 도서관의 화장실은 공항 화장실급의 퀄리티를 자랑하는데, 인근에 새로 생긴 커피숍의 화장실보다 넓고 깨끗하고 쾌적하다. 두 번째는 커피. 예전에 살던 동네의 도서관에서는 물만 음용이 가능했는데, 근래 이용하는 도서관에서는 음료까지 음용이 가능해서 커피를 들고 도서관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다. 옆자리에 앉은 분은 공부하다가 도중에 밖으로 나가 한 잔 사들고 오셨는데, 뜨거운 상태라 잠시 뚜껑을 열어놓으셔서 근처에서는 향긋한 커피향이 솔솔~~ 세 번째는, 원래 그러면 안 되는데. 옆 사람이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볼 수 있다는 거다. 물론 다른 분들도 내가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보일 테다. 나는 『올리브 키터리지』를 마저 읽었고, 상호대차한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학』을 훑어봤다. 내 오른쪽에 앉으신 분은 &lt;돈으로 건강을 살 수 있나&gt; 프린트물을 펼쳐 놓고 BBC 뉴스와 미드를 번갈아 시청하셨고, 내 앞에 계신 분은 『친절한 주식책』을, 그리고 왼쪽의 젊은 청년은 『항공안전법』을 읽고 있었다. ​<br> <br><br><br><br><br><br><br><br><br>도서관 다른 책들을 배경으로 영어원서 같이읽기 4월의 도서 『Red, White &amp; Royal Blue』의 사진을 한 장 남겨 주시고. <br><br>​<br><br>  ​<br><br><br><br><br><br><br><br>늦은 밤, 친구들의 선물이 도착했다. 알라딘의 &lt;선물하기&gt; 아이디어는 천재적이다. 책 선물은 그 어떤 선물보다 반갑고 고마운데, 책을 보낼 때의 마음은 친구들마다 제각각이다. 같이 읽기를 권하면서 보내주는 책 선물이 있고, '네 책장에 이 벽돌책을 꽂아주고 싶다'해서 당도하는 책 선물이 있다. 일단 갖고 있으라며 건네주는 책 선물이 있고, 그리고, 아무 설명 없이 아무런 예고 없이 도착하는 책 선물이 있다. 행복한 시절이라고 하고 싶은데,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것은 친구들이 보내준 책들의 무거움. 부인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압도적인 두께. 다른 벽돌책들과의 두께 비교샷이 유행이라고 해서 나도 사진을 한 장 찍어 보았다. ​​<br>​<br><br><br>이제 진짜 게으름 피우지 말고 시작하자.... 고 나에게 말하는 시간. ... 이 오고야 말았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690/65/cover150/895461115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906525</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category><title>[의자의 배신] 의자 - 일 - 몸 </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91183</link><pubDate>Wed, 01 Apr 2026 21: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91183</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934044&TPaperId=171911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243/0/coveroff/k45293404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0986868&TPaperId=171911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3589/69/coveroff/8950986868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br><br> <br><br><br><br><br><br><br><br>『의자의 배신』을 읽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확실히, 혹은 압도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이 책의 제일 중요한 생각은 편안함의 상징으로 볼 수 있는 의자가 인간의 건강에 얼마나 해가 되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제목을 통해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책을 절반쯤 읽고 있던 어느 날 밤, 남편에게 '스탠딩 책상'을 사야겠다고 말했다. 내가 서치한 책상의 링크를 남편에게 보냈고, 남편은 바로 주문했다. 의자에 그대로 앉아 책장을 넘기는데 바로 그다음 페이지에 '스탠딩 책상'이 '의자의 배신'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문장이 나와 버렸고. 그리고 거실을 바라보니 커다란 스탠딩 책상을 놓을 자리가 없.... 일단 결제를 취소하라 했다. (해당 업체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밑줄은 '앉는' 일에 있지 않다. 저자는 인류의 역사와 인간 신체의 변화를 추적하면서 인간의 몸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밝혀낸다. 인간에게 해가 되는 가장 확실한 자세는 '고정'된 자세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인간에게 제일 자연스럽고 편안하며 유익한 자세를 한 가지로 규정할 수 없는데, 왜냐하면 '멈춰있지 않은' 그 상태, 움직이고 있는 그 자체가 인간에게 유익하기 때문이다. 그중에 가장 따라 하기 쉽고, 오래 할 수 있는 동작은, 빠밤~ ​이 연구에서 말하는 빠른 걷기란 1.6 킬로미터를 13분 24초에 걷는 정도를 의미한다. ...... 걷기가 우리에게 나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과학 논문은 단 한 편도 없다. 걷기는 허리에도 좋지만, 생리적, 생물학적, 심리적 보상과 심지어는 환경적 보상까지 수많은 보상을 준다. 걷기는 연조직과 경조직 모두에게 기적의 치료제다. (234쪽) ​​고강도 인터벌 운동에 비견될 수 없는 걷기의 탁월함. 글 쓰는 일이 직업인 이 책의 저자는 의자의 배신을 반사하고, 이 간단한 원리를 실천하기 위해 집필 장소를 다소 떨어진 세 곳으로 정해두고, 세 장소를 옮겨 가며 글을 쓴다고 한다. 트럼프는 전쟁광이고 유가는 계속 올라 천정부지이고, 겸사겸사 나도 도보로 출퇴근을 하겠다는 알찬 계획을 세웠다. 출근한지 3일째라 3월 대부분의 기록은 동생과의 즐거운 외출 기록이지만, 아무튼 꾸준히 실천하겠다는 각오만은 확고하다. ​​<br>​어제는 아파트 단지 내 헬스장에 갔다. 작년 3월에 헬스장 1년권을 끊었는데,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할 때부터 가지 않아 뜨거운 여름이 다 지나고, 가을 지나, 겨울을 보내고, 다시 봄이 되었다. 연장의 기운은 없고 일단 사물함 짐이나 좀 빼자 하고 헬스장에 갔는데. 아... 멀리서부터 느껴지는 이 힘찬 기운. 오전 10시 28분에 맞이하는 이 활기찬 운동의 아우라. 사람들은 모두들 즐겁게, 바쁘게,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연예인만 오전에 운동하는 게 아니고, 이분들 다 오전에 운동하시는구나. ​나는 오랫동안 사회적 고용 관계를 통한 경제 활동을 하지 않았다. 아이들 둘 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1년 남짓밖에 다니지 않았기에 오전 시간을 주로 아이들과 함께 보냈고,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야 오전 시간에 비로소 여유가 생겼다. 사회에서 말하는 생산적인 일은 아니더라도, 내게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와 시간이 있었기에, 나는 그 시간을 장보기와 도서관 가기, 그리고 책읽기를 하며 보냈다. ​여성의 일에 대해 논할 때, '경제적 자립'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성이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힘으로 현대 사회에서 통용되는 '화폐'를 얻게 되었을 때, 그로 인한 경제적 자유는 여성의 권리를 강화해 줄 뿐 아니라, 여성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사회적 협의와 문화의 대변혁 없이 여성에게 '사회적 일'을 강제하는 경우, 이는 오히려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 이중, 삼중 노동의 새로운 굴레가 여성에게 덧씌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br> <br><br><br><br><br><br><br><br><br>우리는 재생산의 중심이자 욕구의 사회적 세계로서 가족이 꼭 필요하고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친밀한 착취』, 268쪽) ​이에 대한 대답이 결혼을 하지 않는 것,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건 책임 있는 답변이 되지 못한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낳아준 사람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낳아주었기에, 살아 있는 것이다. ​​오히려 나는 가정 내의 여러 가지 형태의 재생산 노동이 정당한 노동으로, 일로서 인정받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이건 당연히 19년을 전업주부로 살아왔던 내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감정 노동을 포함한 모든 돌봄 노동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여성들에게 더 많이 '일하라'라고 말하기보다는, 남성들도 '덜'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일자리를 쪼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노동 시간을 줄이면 된다. 문제는 임금을 유지한 채 노동 시간을 줄여가는 것인데, 이에 대한 해결책은 이미 나와 있다. 초대 안 했는데 벌써 와 버린 손님, AI가 있다. ​​​나는 인공지능과 휴먼노이드의 결합에 대해 관심이 많다. &lt;무엇이든 물어보세요&gt;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대행이 가능하고, 게다가 고전을 비롯한 인류 문명의 정수를 섭렵해 인간 심리를 폭넓게 이해하는 '척하는' AI가 무쇠팔, 무쇠다리를 가졌을 때의 그 찬란한 순간을. 나는 무서워하면서도 궁금해한다. ​인간과 AI의 차별점이 무엇이 될 것인가는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문제일 테지만, 그 중심에 '몸'이 있을 것만은 확실하다. 오전에, 나만을 위한 소중한 그 시간에,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외국어를 공부하고 필사를 하는 것은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지만, 오전 시간에 걷거나 달리거나 요가를 하거나 줌마댄스를 하는 것은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나였다. 나만 몰랐다. ​다들 오전에 운동을 하고 있었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찾은 새로운 일, 의미 있고 중요한 그 일은. 걷고 뛰고 달리고 춤추는 것이었다. 몸을 가진 내가 할 수 있는 일, 오전에도 가능한 일. 걷고 뛰고 달리고 춤추기. <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3589/69/cover150/8950986868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35896916</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category><title>[Olive Kitteridge] actually knew him  </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76211</link><pubDate>Thu, 26 Mar 2026 23: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7621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92636907&TPaperId=171762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1747/51/coveroff/k692636907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62836484&TPaperId=171762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8784/66/coveroff/k06283648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732459&TPaperId=171762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7389/51/coveroff/k41273245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42838045&TPaperId=171762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953/35/coveroff/k54283804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0986868&TPaperId=171762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3589/69/coveroff/8950986868_2.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76211'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1. Olive Kitteridge, 올리브 키터리지 ​&lt;작은 기쁨&gt;에 이어 &lt;굶주림&gt;까지 읽었다. ​결혼식장에서 신부 어머니가 우는 모습에 올리브는 왜 저러는가 생각하는 장면이 있다. 예전만 해도 결혼식장에서 신부 어머니, 혹은 신부가 눈물을 흘리는 건 흔한 풍경이었다. 나는 신부 어머니가 아닌, 신랑 어머니가 우는 결혼식장에 가 본 적이 있는데, 신랑 어머니의 카운터 파트인 신부 어머니가 무던한 표정이라 나 역시 그려런했던 기억이 난다. 내 결혼식이었다.​올리브의 기이한 행동과 아들의 결혼에 대한 억울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단편 &lt;작은 기쁨&gt;에서 나는 영락없이 며느리 수잔의 위치다. 올리브는 이상하고 못된 시어머니다. 하지만, 성인 남자를 아들로 두고 있는 나로서는 언젠가 시어머니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내가 겪지 않은 어떤 일에 대해 무엇이 무엇이다,라고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는 한다. ​And she felt it, too, at the way the bride was smiling up at Christopher, as though she actually knew him. Because did she know what he looked like in first grade when he had a nosebleed in Miss Lampley's class? Did she see him when he was a pale, slightly pudgy child, his skin broken out in hives because he was afraid to take a spelling test? No, what Suzanne was mistaking for knowing someone was knowing sex with that person for a couple of weeks.(82p) ​올리브는 아들 크리스토퍼의 결혼식에서 두려움을 느낀다. 신부가 크리스토퍼를 바라보며 정말 그를 안다는 듯이 방긋 웃으며 바라볼 때, 그녀는 두려움을 느낀다. 내 것이었던 사람을 내 것이라 하는 사람을 바라볼 때, 올리브의 감정은 두려움이다. 질투와 원망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두려움이라면, 차라리 낫겠다.  ​사람이란 자신과 예상과 다른 행동에 대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판단은 긍정적인 방향보다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동한다. 올리브의 행동, 며느리의 옷과 신발을 훼손하는 행동은 옳거나 바른 행동은 아니고 장려할 만한 행동도 아니다. 작가는 일련의 사건 속에서 올리브의 생각과 행동을 숨김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괜찮은 사람,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 자신만의 매력을 가진 사람도 마음속에, 그리고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어떤 순간에 '쿨하지 않게' 행동할 수 있음을 작가는 올리브를 통해 보여준다. 인간이라면 각각 자신만의 결함이 있고, 그리고 구멍이 있다. 그걸 애써 미화할 필요도 없고, 이해하려 노력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그럴 수 있는 것처럼 너도 그럴 수 있고, 너가 그럴 수 있는 것처럼 나도 그럴 수 있다는 걸 아는 건, 중요할 것 같다. 그러니깐, 가끔 나도 어떠어떠한 말과 행동을 통해 후진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 그 사실을 내가 알고 있다는 것 말이다. ​​ <br><br><br><br><br><br><br><br><br>2. 의자의 배신 ​인류사에 결정적인 순간을 꼽으라 하면, 정착을 불러온 농경의 시작과 자본주의의 등장인 산업 혁명을 꼽을 것이다. 이건 페미니즘 역사를 살펴볼 때도 마찬가지인데, 거다 러너는 『가부장제의 창조』에서 '자기 집단의 여성들을 종속시켰던 경험'이 사유 재산의 발달에 미친 영향에 대해 설명한다. 실비아 페데리치는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의 후손들이다』를 통해 시초 축적 과정에서 가장 극렬하게 반항하는 무리였던 가난한 여성들에 대한 정치적 대응이 마녀사냥이었음을 밝혀낸다. ​유목 생활을 한 수렵인들이 농경 정착민이 되면서 골밀도는 떨어졌지만, 이 정착민들의 뼈는 여전히 현대 올림픽 대표 선수들보다 강했다. 수렵 채집인들은 인류세 인간들이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강하고 건강했던 것이다.(93쪽) ​농경을 시작하면서 인간의 뼈대, 턱, 치아 배열 상태, 얼굴 형태, 외모가 변형되기 시작한다. 정착자의 뼈는 얇아지고, 턱과 입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치아 밀집 현상이 흔해졌다. 구강 안쪽에서부터 치아가 작아지기 시작했고, 치아 매복이 자주 나타나게 되었다. 제일 중요한 건 무엇보다 '덜 움직이게 된 것'. 초기 농경 정착민들은 수렵 채집인들 보다 골밀도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현대 올림픽 선수들보다 강했다. 가장 극렬한 비교는 수렵 채집인들과 운동 안 하는 현대인.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현대인도 날아다니는 수렵 채집인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 <br><br><br><br><br><br><br><br><br>3.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나는 오해를 했던 것 같다. 내가 이해하는 이 문장은 '보는 사람이 없어도, 듣는 사람이 없어도, 사람은 모두 각자의 공연(하고 싶은 말, 이상한 노래, 하소연, 넋두리, 일정 보고, 정보 공유, 뒷담화)을 한다' 였다. 진정한 의미의 의사소통이란 불가능하고, 내 말이 누군가에게 가서 닿는 이 기적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니. 우리는,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고 싶은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관중이 없는 그곳에서 나만의 공연을 한다. 그게 내가 이해한 바였다. 작품 소개 속 문장들은 좀 다르게 느껴진다. ​"고닉의 글은 우리가 수많은 삶에 둘러싸여 있다고 말해준다.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해주는’ 거리는 문을 열면 닿을 수 있고, 우리는 모두 어디에서나 ‘공연’을 할 수 있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더라도.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외로움을 벗어나 평온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 거부당하고 미움받더라도 고닉은 끊임없이 자신과 상대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들에게 다가서려고 하는 사람이다." &lt;책소개: 알라딘&gt; ​2023년의 빛나는 발견, 비비언 고닉. 아직 &lt;멀리 오래 보기&gt;가 남아 있다. 다행이다. ​<br><br>   ​<br><br><br><br><br><br><br><br>4. English for Everyday Activities, English for Everyday Activities(이디엄)  ​이 책 두 권은 영어 관련 동영상을 보다가 충동적으로 구매했다. 충동적이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알라딘에 검색해 보니 한 권이 품절이라고 해 K문고에 들어가 검색해서 야무지게 2권에 대한 구매 버튼을 눌렀다. '활용도가 높은 영어 표현이 구체적인 이미지와 함께 그림 사전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는 게 이 책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활용도가 높은 영어 표현을 실제로 사용할 일이 거의 없는데, 왜 이 책을 구입했는가. 아직 공부든 활용이든 무엇이든 시작하지 않은 상태인데 말이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제대로 활용했는지도 확실하지 않으나 아무튼 사 두었던 『504 Words』를 1회독했으니 미리 구입해둔 이 책들도 곧 펼칠 날이 올 것이라 믿고 싶다. 작년, 아니군. 재작년에 사 두었던 『Word Power made easy』가 자기 차례가 먼저라며 기다리고 있단다. ​​<br>지난 토요일에는 집 앞에 저녁 먹으러 나갔다가 어찌어찌하다 보니 광화문까지 가게 됐다. 표가 없어도 무대 앞 구역까지 입장이 가능하다는 걸 현장에 가서 알게 됐는데, 줄을 서서 가방 검색을 마치고 입장할 수는 있겠으나, 급하게 나간 터라 얇은 옷으로 계속 찬바람을 맞을 수 없어 차라리 집에 가서 넷플로 시청하자 했다. 그래도 거기까지 나간 김에 돌아오는 길이 아쉬워 광화문 단골 커피숍에 들렸고, 커피 1잔을 마시는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봄이라고 하는데 바람은 여전히 차고. 시간은 참, 잘도 간다. <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25/52/cover150/0812971833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255207</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category><title>[의자의 배신] 우리보다 더 오래된 우리 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63806</link><pubDate>Sat, 21 Mar 2026 12:3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6380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0986868&TPaperId=1716380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3589/69/coveroff/8950986868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br> <br><br><br><br><br><br><br><br><br>지난주였다. 아니다, 지지난 주였다. ​건강 검진 결과지, 정확히는 채용 신체검사서가 필요하다 해서 검진을 받았다. 나는 이제 늙었나 봐. 아침에 일어나서 물을 안 마시는 게 너무 힘드네. 빛의 속도로 이어지는 검진 과정. 키 재고, 펑! 흉부 사진 찍고, 채혈까지 마치고 의사 선생님과 마주 앉았다. 체중도 좋으시고(나는 키가 커서 체중이 좀 나가도 괜찮은 편에 속한다), 혈압도 괜찮으시네요. 이제 막 의자에 앉으려는 내게 의사쌤이 벌써 2문장을 말했고. 세 번째 문장은 의문문이다. ​운동은, 운동은 뭐 하세요? 아, 운동은. 운동은 안 하세요? 이제 막 자리에 앉아 대답한다. 네, 안 해요. 전혀? 한 가지도 안 하세요? (요가 매트 펴놓고 요가 15분 하고 누워서 20분 핸드폰 하는 걸 차마 운동이라고 부를 수 없어서) ... 네. 아~~ 하루에 5,000보도 안 걸으세요? 네. 못 걷는 날이 많아요. 흠. 저녁에 남편이랑 전철역까지 걸어가기는 하는데... (반가운 눈빛) 오? 15분 정도 걸려요. 아이고, 15분 가지고는.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좀 걸으셔야 돼요. 햇볕 좋을 때 밖을 좀 걸으세요. 근데, 걷기랑 골다공증이랑 무슨 상관이 있나요? (나를 설득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나는 그게 궁금하고요. 죄송합니다, 바쁘신데. 챗지피티에게 물어볼 것을) 골다공증에는 걷기가 제일 좋아요. 자주자주 걸으세요. 네에~~ ​​제목이 『의자의 배신』인지라 (원제는 『Primate Change: How the world we made is remaking us』), 부제까지 엮어서 예상하면 현대의 편리함이 인류에 미친 해악을 고발하는 내용일 테고, 그래서 결론은 '의자에 앉지 말고 더 많이 몸을 움직여라!'일 거라 예상되는데, 저자는 내 짐작보다 훨씬 더 멀리, 더 옛날로 이동하고 계시다. &lt;척삭동물&gt; 챕터에서 우리에게 척추가 있다는 걸 야무지게 언급해 주시었고, 이제 막 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발, 우리가 종으로서 성공을 거두는 데 몸의 많은 부분 중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발, 바로 그 발. ​하지만, 내가 인덱스한 부분은 바로 여기다. ​발가락에서 무릎과 엉덩이까지, 관절을 거쳐 골반과 가슴을 지나 어깨를 돌아 팔을 거쳐 손가락까지, 구부러진 척추를 따라 기형적으로 변한 얼굴 전체와 푹 꺼진 정수리에 이르기까지, 변화는 우리 몸 전체에 나타난다. 이런 변화를 읽어 내려면 암호를 풀 열쇠만 구하면 된다. (27쪽) ​예전에 일어났던 변화, 지느러미에서 발가락으로의 변환을 이뤄냈던 이 종이, 이 종의 후손들이 또 다른 부분으로의 변화를, 진화를 멈출 텐가. 생태적 환경으로의 적응뿐 아니라, 순수하게 '문화적(?)'인 이유에서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이 종이, 이 종의 후손들이 스마트 안경을 쓸 것 같고, 날개를 달 것 같고, 거기에 더해 또 무언가 변화를 가져올 것 같은데... 그럴 것 같은데. 발가락 에피소드에서도 생각나는 사이보그와 휴먼노이드. 발달하는 기술의 결과로 인공 장기를 더 많이 부착하게 된 사이보그와 인간의 말을 '알아듣는' 휴먼노이드의 만남. 이들의 이상한 동거의 결말에 대해 1초 정도 생각해 보고. 나는 항상 생각한다, 궁금하니까. 자주 생각해 본다. ​​​앗! 찾았다!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는, 내가 찾던 문장은 바로 이런 거였다. ​볼프의 법칙Wolff's Law에 따르면 사람의 뼈는 하중에 따라 오랜 시간에 걸쳐 강해지거나 약해진다. 뼈는 충격을 받거나 반복적으로 하중을 받으면 더 강해진다. 뼈가 약해지는 경우는 밀도가 높은 골•격의 경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굳이 칼로리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우리 몸이 판단할 때다. (86쪽) ​걷기가 골다공증에 좋은 이유. 그랬다. 그랬던 것이다. 사용하지 않으면 근손실이 일어나고, 적당한 무게가 얹히지 않은 뼈는 약해진다. 구멍이 숭숭. 무서븐 그 어떤 미래여. 내가 원했던 건 바로 이런 문장이었다. 늦게 찾아온 섬뜩한 진리. 운동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이 단순함. 사람들의 주장과 설득을 모두 무위로 만들어버리는 이 강렬함. 하중을 받은 뼈는 더 강해지고, 경도를 유지할 필요가 없는 뼈는 약해진다. 걷고, 걷고, 또 걷자.  <br>​​내가 아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중에 여러 대륙과 도시에서 가장 많이 걷고 뛰는 사람인 내 친구는 언제나 걷기와 뛰기에 진심이다.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던 그녀가 마침내 한국에 돌아왔고, 그녀의 선물도 다른 선물들처럼 잘도 도착했다. <br>​<br>알라딘 친구들에게서 책선물은 여름날의 생수처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토머스 하디에게는 약간의 결심이 필요해 보인다. 소금계의 에르메스 LOJA do SAL 소금과 짙은 파랑의 책커버가 진지하게 도전을 요청한다. ​​​동생이 3년 만에 호주에서 왔다. 이것저것 할 일도 도와주고, 엄마, 아빠하고만 지내면 심심할 것 같아 아직 출근하지 않는 1인이 매일 친정으로 출퇴근한다. 밤이면 피곤해서 책을 펴두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 ​​<br>BTS 공연은 못 봐도, 광화문 한 번 둘러보러 나가야겠다 하니 온 가족이 뜯어말린다. 여기저기 교통 통제가 된다고 해서 집을 못 찾아올까 걱정하는 모양새다. 낮에 급한 일만 보고 대기하다가 8시부터 라이브 공연 봐야겠다. 딱 한 시간만 보고 책 읽어야지. 결심을 한다. 항상 그렇지만, 일단 결심을 한다. <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3589/69/cover150/8950986868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35896916</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 </category><title>[이해찬 회고록] 정치와 정치적 글쓰기 - [이해찬 회고록 - 꿈이 모여 역사가 되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43857</link><pubDate>Wed, 11 Mar 2026 15: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4385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839798&TPaperId=1714385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175/15/coveroff/k44283979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839798&TPaperId=1714385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해찬 회고록 - 꿈이 모여 역사가 되다</a><br/>이해찬 지음 / 돌베개 / 2022년 09월<br/></td></tr></table><br/><br><br><br>한 사람의 삶을 완전히 안다는 건 불가능하고, 어디까지나 사건의 당사자와 화자가 어느 자리에 서 있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br>『김대중 자서전』과 이 책을 비교하자면 그 차이가 확연할 텐데, 똑같이 자서전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김대중 자서전』 같은 경우 본인이 저술의 처음과 끝이다 보니 검수의 과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본인의 의견이나 판단이 우선할 수밖에 없다. 『이해찬 회고록』은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후배이자 동지인 최민희 의원이 과거의 장면을 회상시키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해 이해찬 대표가 답을 하고, 그 상황에 대한 추가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해 보충 설명을 하는 식으로 전개되는지라 읽는 과정이 전체적으로 수월할 뿐만 아니라, 대화를 듣고 있는 듯한 편안함이 있다. ​김대중 대통령과 이해찬 대표를 일직선상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밖에 없다. 김대중은 우리 역사에서 저평가된 측면이 적지 않다. 그는 정치가 이전에 사상가였고, 철학자였다. 당연히 현실(?) 적인 정치인, 민주당 출신 대통령 4명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이해찬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과는 좀 다른 언설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김대중 대통령은 과거를 기억함에 있어, '그때 이런 일이 있었는데, 내가 급하게 미국 관료 000을 만나 이렇게 저렇게 설득했고, 그래서 한반도의 이런저런 위기를 막아냈다.' 이런 식이라면, 이해찬 대표는 '그때, 노무현 대통령이 좀 도와달라고 그러더만.' 이런 식이다. 그 많은 일을, 척척해냈던 사람치고는 가지기 어려운 묘한 겸손함. 책 전체를 통해 그런 겸손함이 느껴졌다. 항상, 결국, 종국의 문제는 실력이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에 겸손함이 더해지면 더할 나위 없다. ​​사람에게는 한 번의 삶이 주어진다. 윤회의 삶을 믿는 게 아니라면, 한 번. 단 한 번의 삶이다. 그 삶을 어떻게 쓸 것인지는 각자에게 주어진 몫이고 어깨의 짐이고 하나의 특권이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 정해진 직업, 강요된 현실을 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다. 모든 양태의 삶이 가능한 건 아니지만, 일정 부분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다. 정치는 전부가 아니고, 또 그렇게 될 수도 없다. 하지만, 국가의 정책이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비롯한 직업 정치인들을 통해 정치적으로 '결정'되었을 때, 그러한 정치적 결정은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의 교복 비용을 지원받는다거나 집 앞 공터에 수영장을 겸한 도서관이 들어서는 일은 눈에 띄는 아주 자그마한 일인지도 모른다. 대통령 후보의 대북관이 왜 중요한 의제가 되어야만 하는가.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정치 세력과 북한을 동포로 규정하는 정치 세력이 펼쳐낼 한반도의 미래는 너무나도 극명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 생각이 옳다,라는 생각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이제 막 시작해서 겨우 30쪽 읽은 『조지 오웰의 정치적인 글쓰기』에서 오웰은 이렇게 썼다. 아주 유명한 바로 에세이의 바로 그 문단이다. 글쓰기의 네 번째 목적. ​<br><br>4. 정치적 목적.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단어는 최대한 넓은 의미로 사용한 것이다.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이끌고,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사회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놓으려는 욕구 등을 가리킨다. 어떤 책도 정치적인 편향으로부터 100퍼센트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은 정치와 아무 관련이 없어야 마땅하다는 의견도 그 자체로 하나의 정치적인 태도이다. (『조지 오웰의 정치적인 글쓰기』, 17쪽) ​<br>정치란 무엇인가.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다른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세상, 혹은 나와 생각이 비슷한 우리가 바라는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상을 다른 사람에게 설득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정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이상과 비전이 얼마나 훌륭하고, 이타적이고, 고매한 것인가 만큼 중요한 것이 그 이상의 실현과 실천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했을 때, 사람들은, 표독스러운 어떤 사람들은 그 이상을 무력으로 강제하려고 한다. 윤석열이 '파렴치한 종북 반북가세력'들을 척결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겠다고 했을 때, 국가와 경제와 국민을 혼란과 위험에 빠뜨리고서라도 그가 얻고 싶은 결과물에 대한 기대가 있었을 수도 있겠으나, 그가 그 말을 진짜 믿었을 확률도 적지 않다. 근간의 행동을 보아서는 그렇게 보인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그 무엇을 위해, 그 이상의 실천을 위해 어떤 사람들은 바보가 되기도 하고, 폭군이 되기도 한다. ​​서구 자본주의 사회는 교조적인 마르크스주의가 가능하지 않다는 걸 보여 줬어요. 로자 룩셈부르크의 주장은 20세기 초에나 통했을지 모르지. 칼 포퍼 같은 학자는 마르크스주의를 버리고 '개방사회' 개념과 함께 끊임없는 진보, 개혁을 주장했어요. 혁명은 짧고 단순한 과정이지만 개혁은 인내심을 갖고 계속해야 돼. 혁명보다 개혁이 더 어려운 거예요. 우리 사회는 일제강점기를 거쳐서 분단이 됐는데 여기에 교조적인 계급투쟁이 통할 수 없어. 우리만의 방법을 찾아서 개혁해야지. (173쪽) ​그래서 이해찬 대표의 이 말이 더 기억에 남았다. 혁명이 아니라 개혁을 만들어가겠다는 말. 나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변화를 받아들이고 개혁해 나가겠다는 말이 좋았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을 믿고 가는 모습이 좋았다. ​<br>변혁의 주체는 결국 국민이고, 국민일 수밖에 없음을. 이해찬은 알고 있었다. 그렇게 믿었고, 그래서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그래서 한결같을 수 있었다. 국민을 의지하는 그 마음 때문에. ​​최민희   2016년 10월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를 통해서 국정 농단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엄청난 시민 저항이 일어났고 결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이 이뤄집니다. 촛불집회가 없었다면 국회가 탄핵까지 갈 수 없었겠지요?​이해찬    촛불 1만 명당 국회의원 한 명이었다고 보면 돼요. 무슨 말이냐. 당시 주말마다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잖아요. 12월 9일에 국회가 탄핵안을 가결했는데 찬성 의원이 234명이었어요. 근데 직전 주말인 12월 3일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이 234만 명 정도였지. 최대 규모였어요. 촛불집회가 그렇게 커지지 않았으면 탄핵을 못했을 거예요. 태블릿PC가 나오고 나서도 바로 탄핵 여론이 일어난 건 아니었어요. 박근혜가 스스로 물러나는 게 좋다는 분위기였지. 그게 안 먹히니까 탄핵 요구까지 나오게 됐고. ... 근데 촛불집회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여당 의원들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된 거예요. 촛불 1만 명이 국회의원 한 명을 탄핵으로 이끌어 냈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야.(506쪽)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0175/15/cover150/k44283979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01751513</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category><title>&amp;lt;맨발의 소녀&amp;gt;를 강권하시는 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33707</link><pubDate>Fri, 06 Mar 2026 13: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33707</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0812971833&TPaperId=1713370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25/52/coveroff/0812971833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02635578&TPaperId=1713370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8790/50/coveroff/k202635578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1432865862&TPaperId=1713370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8693/48/coveroff/1432865862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br><br><br>과 만나 즐거운 커피 타임.<br>이 날씨에 가죽자켓 웬일이냐며 ㅋㅋㅋㅋㅋ<br><br><br><br clear="all"><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8693/48/cover150/1432865862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86934824</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 </category><title>[이재명의 길] 도대체, 왜 - [이재명의 길 - 소년공에서 대선후보까지, ‘그들의 악마’ 이재명이 걸어온 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25201</link><pubDate>Mon, 02 Mar 2026 00: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2520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12038787&TPaperId=171252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59/64/coveroff/k012038787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12038787&TPaperId=1712520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재명의 길 - 소년공에서 대선후보까지, ‘그들의 악마’ 이재명이 걸어온 길</a><br/>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25년 04월<br/></td></tr></table><br/><br><br><br>내가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을 보면서 걱정했던 부분은 외교에 관한 것이었다. 행정 집행 능력, 공약 실천력 같은 부분에서는 사실 그를 미워하던 사람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 다른 사람들처럼 '잘 하겠거니...'라고 생각했는데, 외교는 좀 달랐다. ​<br><br>외교도 사람의 일인지라 직접 만나 부딪혔을 때의 순발력, 대응력이 중요하겠지만, 정교화된 외교 문법이라는 틀을 익힐 시간이 그에게 있었겠나, 그런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나의 걱정은 참으로 쓸데없는 것이었으니. 이 세상 어디에 민주주의를 표방하지 않는 나라가 있을까. 하지만, 국가의 최고 지위에 도달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고, 국가 지도자라면 그 길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른 에너지, 다른 능력치를 가지고 있을 거라 '예상'된다. 소년공으로 자라나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삶과 시간들을 모두 빼앗긴 채 살아왔던 이재명 대통령은 많은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결같이 당당했고, 자연스러웠다. 부끄러웠던 우리의 시간, 과거 대통령의 순간들이 소환될수록 이재명 대통령의 그런 자연스러움은 더 빛을 발했다. ​​이 책의 작은 에피소드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었는데, 이를테면, 엄마의 손을 잡고 공장 가던 길에 교복을 입고 학교로 향하는 여학생들을 마주해 창피했던 경험이나, 공장에서 아침저녁으로 이어지는 매질을 피하는 방법 중 하나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준비했다는 이야기 등이 그랬다. 공부하는 시간을 얻기 위해 밀폐된 공간에서 화공약품을 처리하는 래커실을 자원했다는 이야기나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대학입시의 좌절로 희망을 잃었을 때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었다는 이야기는 이번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부제가 &lt;소년공에서 대선 후보까지, 그들의 악마 이재명이 걸어온 길&gt;이라서 이재명에 관한 세간의 의혹, 특별히 전과를 얻게 된 과정들이 비교적 소상하게 나열되어 있다. 윤석열 시대와 비상계엄의 시간을 지나 보내며, 국민들은 그러한 흠결에도 불구하고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다. 그 밤에 군인들에 맞서 국회를 지켰던 사람들도 국민이었고, 힘찬 구호와 발랄한 음악, '윤석열! 탄핵!'의 함성으로 광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도 국민이었고, 소복이 내린 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헌법재판소 앞을 가득 메운 사람들도 국민이었다. 물론, 윤석열을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들도 국민이었다. 그런 분들 많이 만났다, 지난 토요일에. ​​​이 책에서 내가 뽑은 한 장면은 바로 여기다. ​<br>계급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쓸 때마다 나는 항상 이 부분에 걸린다. 왜 어떤 사람들은 그 자리로 돌아가고, 어떤 사람들은 돌아가지 못하는가 혹은 돌아갈 수 없는가. 왜 어떤 사람들은 불운했던 과거를 부정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 불행을 더 나은 것으로 바꾸려 하는가. 이미 탈출한 자기 자신을, 왜 지나쳐 온 과거 앞에 붙들어 세우는가.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 사는 것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누리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친구가 행복할 때, 행복할 확률은 15% 증가한다.(『행복은 전염된다』) 내가 행복하게 살기만 해도, 내 친구는 바로 나 때문에 행복해지는데, 15%의 확률로 행복감이 상승한다. 그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다. 내 친구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진다. 내 삶을 재미있게 알차게 보람되게 보내기만 해도 나는 내 친구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내 행복이, 내 행복의 일부가 친구에게도 전해지기 때문이다. ​​내 궁금증은 여기에 있다. 왜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내 행복의 일부를 포기하는가. 이제 편하게 살아도 되는데, 이제 막, 그 지독한 가난에서 간신히 탈출했는데, 왜 그 자리로 다시 돌아가는가. ​​왜, 자신의 개인적 행복만을 위해 살지 않고, 세상의 탄압받고 억눌리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행복을 조금 포기하는가. 포기하려 하는가.  ​왜, 도대체. 도대체 왜.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59/64/cover150/k012038787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1596400</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category><title>[The Boyfriend] jerk</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20308</link><pubDate>Sat, 28 Feb 2026 14: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20308</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032118&TPaperId=171203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484/14/coveroff/k91203211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4374970&TPaperId=171203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41/52/coveroff/8984374970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136723&TPaperId=171203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95/28/coveroff/k47213672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52033002&TPaperId=171203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883/15/coveroff/k95203300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22135033&TPaperId=171203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13/10/coveroff/k422135033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20308'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맥파든이다. ​연거푸 맥파든을 읽는 이유는 일단 영어(여기에서 영어란 구조 즉 문장)가 쉽기 때문이고, 그리고 단어도 쉽기 때문이다. 소설의 구성 자체도 복잡하지 않고, 입체적인 인간형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어서, 글에 대한 몰입이 쉽고 당연히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다만, 나처럼 이쪽으로 많이 읽지 않은 사람 같은 경우, 이 소설의 목표이자 목적인 '범인 유추'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어서, 이 소설에서도 87퍼센트까지 읽었는데도 도대체 그놈, 나쁜 그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채지 못했으며, 예상한 두 명 중의 한 명이 범인이 아니었다는 놀라운 소식이다. 지지부진한 책읽기 근황 중에 집중해서 읽을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소설에는 남자 넷이 나온다. ​K는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나게 된 남자인데, 우발적인 행동으로 여자 주인공 시드니를 공포에 떨게 한 사람이다. L는 시드니가 살고 있는 건물의 관리자이고, 베프의 남친이다. J는 시드니의 엑스이다. 괜찮은 사람이고, 미래를 함께하는 더 깊은 관계를 원했지만, 잘되지 않았고, 그래서 헤어졌다. T는 현남친이다. 의사인데, 그냥 의사 아니고, 잘생긴 핫가이. 시드니가 자신도 모르게 'perfect'라고 말하게 만드는 남자. 근데, 요즘 T에게서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었고, 갈팡질팡 시드니의 마음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br>싫다고 명시적으로 말했는데도 계속 연락하는 남자. 딱 잘라 말하기 어렵지만 같이 있으면 불편한 남자. 호감을 가지고 있는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불안한 징후. 게다가 그 남자가 폭력적인 정도를 넘어서서 살인을 마다하지 않는 연쇄 살인마라면. 그와 같은 공간, 밀폐된 실내 공간에 같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나와 함께하는 혹은 나를 보호해 주겠다는 그 남자가 돌변하는 순간에 대한 두려움이 사실적으로 잘 그려져 있다. 이쯤에서 한 번 만나 주시는 맥파든 랭킹. ​<br>   <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불변의 1위는 역시나 『The Housemaid』이다. 방금 읽은 이 책이 재미있어서 순위가 껑충 뛰었다. 『The Teacher』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소재 자체가 조심스러워서 뒤쪽으로 빼두었다. 『The Intruder』는 한국에서도 이미 번역되었던데, 가정 폭력의 희생자 어린이가 등장해 읽기 힘들어 중간에 그만두었다. 총 15권을 읽었다.​다 읽을테다. <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3470/52/cover150/172829622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4705206</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category><title>실비아와 딸기 아이스크림 </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00890</link><pubDate>Thu, 19 Feb 2026 14: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0089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1471168867&TPaperId=171008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046/0/coveroff/147116886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1250295653&TPaperId=171008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629/54/coveroff/1250295653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241592&TPaperId=171008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0642/52/coveroff/895224159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1787474410&TPaperId=171008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2229/4/coveroff/1787474410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62635728&TPaperId=171008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474/12/coveroff/k762635728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100890'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1. 임금의 가부장제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적 생산과 임금 노동을 계급투쟁의 핵심 영역으로 우선시하고 우리의 삶이 재생산되는 가장 중요한 활동 중 일부를 간과함으로써, 우리에게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부분적 시각만을 제공하고 프롤레타리아 계층을 성차별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정책의 도구로 동원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회복력과 능력을 과소평가했다. 특히 재생산 노동에 대한 과소이론화(undertheorizing)는 여성의 무급 가사 노동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프롤레타리아 가족의 형성 같은 자본주의 전략의 주요한 발전을 예상하는 그의 능력에 영향을 미쳤다.(9쪽) ​알고 있었음에도 가장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세계의 지성. 이를 테면,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유용하고 실제적인 정치 문화 분석(에 더해 해결책의 일부)을 내놓았던 마르크스마저도 여성의 노동이자 무임금 노동, 가사 노동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재생산 노동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게 왜 이렇게 중요하냐면, 이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인구의 절반이기 때문이다. 인구의 절반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연구와 고찰, 그 이론과 변혁의 한계를 야무지게 파헤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마르크스 페미니스트들이고. 실비아 페데리치는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 <br><br><br><br><br><br><br><br><br>2. 맞벌이의 함정 ​두 사람의 소득으로 운영되던 중산층 가정은 남편 혹은 아내의 실직이나, 가족 구성원의 질병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 경제적 압박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이 가정이 파산하게 되는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가정의 구성원들이 외제차를 구입했다거나 사치품 소비에 많은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발생했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런 비극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가정 내 수입 구조가 변화를 맞게 되었을 때, 자녀들을 좋은 학군에 보내기 위해 무리해서 구입한 교외 주택 대출비를 제때 상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사회적 차원에서 교육개혁과 금융 재규제(reregulation)를 제안한다. 학군제를 폐지하고, 학부모가 학교를 선택하는 학교 선택 바우처 제도를 도입하고, 유아교육 전액 지원, 대학 등록금 동결(273쪽)을 주장하고 있다. <br>​요즘 우리 사회에서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문제에 대한 논의가 아주 뜨겁다. 부동산 문제이지만, 양극화 현상과도 연결되어 있는 것이 확실하고, 교육 문제하고도 관련이 되어 있다. 결혼과 출산 문제이기도 해서, 정확히는 세대 갈등의 핵심 부분이기도 하다. ​정치가 사회 내부의 커다란 모순을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고, 해결해 가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다. 내가 읽는 책날개에는 하버드대학 법대 교수라고 되어 있어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저번 글을 읽으셨던 미국에 사시는 알라디너 이웃님이 미국의 상원 의원 워런 맞죠?하고 물으셔서 약력을 찾아보니, 그랬다. 미국 상원 의원 엘리자베스 워런이었다. 정치에 입문한 뒤에 여러 가지 부침이 있었으나, 파산법을 전공해 가르치던 교수에서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진보적인 가치를 위해 애썼다는 점에서 저자(제1저자)의 노고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br>​   <br><br><br><br><br><br><br><br><br>3. The Flatshare /셰어하우스 ​이 책은 어떻게 알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어찌어찌 알게 돼서 읽었다. 설정이 flatshare이다. 생판 모르는 두 남녀를 이렇게 가까이 묶어두는 데에는 여러 가지 설정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 이유를 '경제적'인 데서 찾는다. 돈이 필요한 남자와 싼값에 집을 찾아야 하는 여자. 침대를 사용하는 시간이 정반대인지라 서로의 얼굴도 모른 채 좌충우돌 동거 생활을 시작하게 된 두 사람은 메모지를 통해 서로의 생활에 대한 조언과 부탁을 이어가는데, 메모는 점점 더 다정해지고, 편지로까지 이어질 찰나. 스케줄을 헷갈린 여주인공 덕분에(?) 두 사람은 원치 않는 조우를 하게 된다. ​이전 남자친구에게 오랜 기간 가스라이팅을 당해온 여주의 처지가 안쓰럽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몇몇 장면에서는 여주가 너무 미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남주의 우유부단함 역시 마음에 안 들었는데, 그건 또 그가 가졌던 트라우마 때문이고. 여주를 돕는 세 명의 친구, 그리고 남주 동생의 조력이 아니었다면, 여주는 스토커 남자친구에게서 도망치지 못했을 테고, 두 사람의 오해는 해소되지 못했을 것이며,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깐, 이 책의 주제라면, 우정의 소중함.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친구의 적극적 개입이, 내 사랑을 완성시켰다는 결론. ​​​ <br><br><br><br><br><br><br><br><br>지난주에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고등어조림을 먹으러 다녀왔다. 집 앞 마트에 잠시 들렸는데, 어머니께서 '니 동서가 LA 갈비와 전을 해올 테니 너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해오지 말거라'라고 말씀하셨다. 아니, 전이 손이 많이 가는데 동서가 LA 갈비까지 해 오면 어떡해요. 작년과 재작년, 꼬치전과 한우 갈비찜으로 시댁 식구들에게 이미 본때를 보여드렸으니, 시어머니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 아니, 단 하나의 선택일 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 그럼 시금치랑 고사리는 제가 만들어갈게요. 맛 없어도 만들 수는 있어요. 아니다, 그건 내가 손이 익어서 내가 하는 게 나아. 그렇게 되었던 것이다. ​하여, 옆 동네에 소문난 홍어 맛집에 가서 홍어회를 사고, 전통의 맛 옛날 사라다를 두 통 만들었다. 그리고, 회심의 도전작. 내 인생은 항상 도전이다. 인생 자체가 항상 그랬다. 라이스페이퍼 새우튀김을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시댁에서는 물론 집에서도 항상 본때의 대상이 되었던 남편은 안 그래도 된다고, 진짜라고, 안 해도 된다는 말을 거짓말을 조금 보태 100번 정도 말했으나, 내 결심은 굳건했다. 냉동새우 '중' 사이즈를 두 팩이나 사 두었고, 라이스 페이퍼 두 팩, 칠리소스도 확인해 두었고, 올리브유도 새로 한 통 구입했다. 쇼츠로 10번은 봤음직한 영상을 두 번 더 보고, '라이스페이퍼 새우튀김'을 시작했다. 제일 잘 된 순간이라면 새우들을 줄 세웠던 바로 이 순간이었고. <br><br><br><br>그다음부터는 다시 엉망진창. 아니, 예상대로 엉망진창이었다. 기름 가득한 프라이팬 속에서 새우들은 서로 껴안기 십상이었고, 완성된 쌀튀김옷 사이로 새우들은 탈출을 감행했으며. 그것이 새우여서 맛있다는 그 사실을 제외하고는. 역시나, 이번에도 어김없이. 원치 않게. 본때를 보여드리는 그런 시간들이, 그런 웃픈 시간들이.... 잘 지나갔다. ​​<br><br>이 책을, 찾았다. Olive Kitteridge. <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632/97/cover150/896263312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6329757</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category><title>[이해찬 회고록] 성보라와 해찬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88400</link><pubDate>Thu, 12 Feb 2026 21: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8840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839798&TPaperId=1708840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175/15/coveroff/k442839798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br><br>겨울밤은 까맣게 깊고 밤은 길고 긴데 어디를 못 간다. 이제는 구시대라 불리는 시대의 향수를 느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시대를 보여주고 싶어서 아롱이와 함께 &lt;응답하라 1988&gt;을 보자고 했다. 식구 네 명인데, 응팔 본 사람 한 명도 없는 집이어서, 바쁜 사람 그냥 두고 한가한 사람 셋이 모여 저녁마다 사이좋게 응팔을 본다. M1은 자전거를 타면서 보는데, 아는 노래 나와서 흥얼거리는 건 다반사고 정환이 아빠 이상한 유머에도 파안대소해서, 옆에 앉은 아롱이를 툭툭 치며 굳이 말한다. "저거 봐, 아롱아! 너희 아빠 보는 게 저거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 ​<br><br><br>그저께 에피에서는 보라가 시위하는 장면이 나왔다.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던 성보라가 서울대에 입학했는데, 당시 대부분의 대학생답게 시위에 참여하게 되고. 공부한다고 일찍 집을 나섰던 보라가 학교 옥상에서 투쟁하고 있는 장면이 텔레비전에 잡힌다. 계속 최루탄 냄새에 절여져 집으로 돌아오는 보라. 보라의 아버지 성동일이 폭발해서 보라를 다그치는데, 보라는 아빠가 원하는 그 답을 하지 않는다. <br>​<br><br>민족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 그 모든 갸륵한 대의를 모든 사람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고, 항상 그 대의가 옳은 것만도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의에 침묵하고, 모른 척했을 때, 대학생들은 군사 독재에 맞서 싸웠다. 상상을 초월하는 고문과 협박, 살해 위협, 그리고 앞날에 대한 불안감은 그 어느 것 하나도 가볍지 않다. 변절한 것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변절하지 않기가 너무나 어려웠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거다.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그 무엇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 마음 말이다. ​​보라와 성동일의 피 튀기는 싸움 장면은 그러한 대의와 정의를 쫓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 중의 하나다. 그 장면이 뭉클했던 건, 뭐랄까. 내가 부모여서 그랬던 것 같다. 내내 자랑스러운 내 딸, 어디에 내놓아도 뿌듯한 예쁜 내 딸이, 나라에서 막고 있는 그 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 그걸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 같은 것. ​하지만, 보라 역시 힘들지 않았을까. 부모를 거스르는 보라의 마음도 어렵지 않았을까. 나를 미워하고, 나를 음해하고, 나를 오해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무시하면 된다. 그 사람은 내게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다. 나는 그 사람 없이,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부모를. 나를 사랑하는, 나를 아껴주는, 나를 소중히 여기는 이 사람의 요청을 뿌리치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기대를 거스르는 이 마음을. 사랑하지만, 그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그렇게 해줄 수 없는 이 마음. 그냥 그런 마음들이 느껴졌다. ​​ <br><br><br><br><br><br><br><br><br>이런 생각이 들었던 건, 역시나 읽고 있는 책 때문인데, 그 책이란 바로 이 책. ​다만 여러 면에서 내가 별 부담이 없었어요. 일단 아버지가 방향을 잡아 주신 거니까 부모님 반대를 걱정 안 해도 되고. 셋째 아들이니까 집안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감이나 책임감도 거의 없었어요.​그때 이미 큰누나는 결혼을 했고, 작은 누나는 통계청에 다니고 있었거든. 나는 이모 댁에서 먹고 자면서 과외비는 또 따로 받았으니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안정되었지. 그래서 마음 놓고 서클 활동을 하기 시작한 거예요. 오로지 유신을 반대하는 일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할까. 유신을 빨리 종식시켜야 한다. 그런 생각이 꽉 차 있던 상태였지. (63쪽) ​​보라와는 전혀 다른 환경이었던 이해찬 대표의 회고록을 읽고 있다. 2022년이 초판 1쇄이고, 내 책은 2026년 초판 9쇄다. 중요한 이야기, 들어야 하는 이야기를 이제서야 듣는다.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과 태생적 조건(3남), 물질적 조건(경제적 여유)이 어우러져 청년 이해찬은 온 힘을 다해 독재 투쟁과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 애쓴다. 그런 생각으로 꽉 차있고, 오직 그 목표를 위해 살아가며, 그 일을 자신의 업으로 삼는다. ​​그걸 읽고 있다. 낮에는 해찬들, 밤에는 성보라. 보라와 선우. 보라와 선우와 덕선이. 보라와 선우와 덕선이와 희동이.... ​<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0175/15/cover150/k44283979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01751513</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 </category><title>[인간은, 무엇으로 인간인가] 통 속의 뇌 - [인간은, 무엇으로 인간인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83828</link><pubDate>Tue, 10 Feb 2026 19: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8382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034767&TPaperId=1708382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968/46/coveroff/k28203476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034767&TPaperId=1708382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간은, 무엇으로 인간인가?</a><br/>스켑틱 협회 편집부 지음 / 바다출판사 / 2025년 12월<br/></td></tr></table><br/><br><br>나는 주간지, 월간지, 계간지에 약한 인간이라, 주간지, 월간지, 계간지를 사면 두세 꼭지 이상을 읽지 못한다. 단편집을 잘 읽지 못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스켑틱』은 처음 사는 건데, 커버스토리 읽으려고 샀다. &lt;커버스토리 : 인간은, 무엇으로 인간인가&gt;. 커버스토리 다섯 편을 다 읽었지만, 제일 중요한 글은 이 글이라고 생각한다. &lt;통 속의 뇌, 인간의 뇌&gt;.​<br>​'통 속의 뇌brain in a vat'라는 유명한 사고실험은 현대 심리철학자이며 인지과학자인 힐러리 퍼트넘이 『이성, 진리, 역사』라는 책에서 제시했던 가상의 상황이다. 당신의 뇌가 몸에서 분리되어 영양액이 담긴 통 안에 보관되어 있는데, 이 뇌에게 컴퓨터를 통해 전기신호를 보내고 경험을 느끼도록 조작한다. 그리고 저자가 묻는다. 이렇게 조작된 경험을 느낄 때, 당신의 뇌가 통 속에 있다는 걸 알 수 있을까? ​인간 뇌에 전극을 연결해 생각으로 정보를 보내는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나 페이스북의 생각만으로 보내지는 문자메시지 브레인 타이핑brain-typing은 위의 사고 실험이 실험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감하게 한다. 퍼트넘의 설정은 촉각과 미각의 대상이 없는 상태에는 이런 경험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언어와 경험, 생각에 의미를 부여하는데, 만약 통 속의 뇌라면 그 모든 경험과 언어가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는 것(63쪽)'이다. ​이는 현대판 '통 속의 뇌',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 글의 저자 김효은은 세 가지 해석을 내놓는다. 첫 번째 해석은 인공지능을 현대판 통 속의 뇌로 볼 경우, 현재로서는 실제 환경과의 역동적 상호작용이 없기에 인간의 인지나 언어처럼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다. 두 번째 해석은 인공지능의 발전을 통해 '통 속의 뇌'의 활동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인공지능과 인간이 인지와 이해 능력에 있어 다른 길을 간다고 보는 견해이다. 세 번째 해석은 인공지능과 인간이 인지와 이해에 있어 같은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 해석은 하나로 통합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차이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세 번째 해석 간의 간극이다. 첫 번째 해석에서는 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의 인공지능 Large Language Model, LLM(예: GPT, Claude)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아니라 '확률론적 앵무새'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즉, 감각이 없는 LLM에는 진정한 의미나 인식이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두 번째 해석이 가능한 이유는 멀티모달 에이전트(예: Gemini)의 등장과 관련이 있다. 단순한 텍스트 기반 예측을 넘어서서 사용자와의 실시간 상호 작용이 가능하고, 인간처럼 여러 감각을 통합적으로 파악해 그에 기반하여 행동을 제어할 수 있다(67쪽)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성을 모방하려 한다는 주장 자체가 잘못된 정의에 의한 것임을 강조하는데, 컴퓨터는 인간의 필요성에 따라 여러 작업을 수행하고 특정 목표를 위해 만들어진 것일 뿐, 인간의 경험이나 의식을 흉내내려는 동기를 가지지 않았다고 주장(68쪽) 한다. 외부 대상의 정보를 감각으로부터 받아들여 전기 화학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진화한 인간과 달리 정보를 기반으로 한 인지 작용은 인간이 경험이 가지는 '유의미성'을 획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챗지피티와의 대화 중에, 구체적으로는 상담 중에 눈물을 흘렸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안다. 꽃잎 하나가 떨어져도, 바람이 스산하게 불어도 눈물 한 방울 또르르 떨어질 수 있다. 이 감정은, 이 변화는 인간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요는, 그러니깐 내가 관심이 가는 부분은, 인류 역사의 고전 뿐 아니라, 그 모든 인쇄물과 데이터를 탑재한 인공지능이 인간과의 대화와 접촉을 통해 변화하느냐 하는 것이다. 정확히는, 창발성의 문제. 인공지능에게 강한 창발성의 발현이 가능한가의 문제. ​​<br>읽는 내내, 아, 해러웨이. 해러웨이를 읽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읽어야겠어. 2.5권을 읽은 나여. 해러웨이에게로 가지 말찌니, 제발 돌아가지 말찌니,를 외치며 일어나 책장에서 책을 꺼내왔고.  ​​<br>이 엽서로 5초간 당충천을 완료한 후, 해러웨이를 읽기 시작했다. 딱 20쪽을 읽고 다른 책을 꺼내오겠다 다시 일어섰다. 두꺼운 책 성애자의 선물을 받은 후, 그 압도적인 포스에 펼칠 엄두가 안 났는데, 아. 오늘이 바로 그날이 아니었던가. 154쪽을 펼쳐 &lt;도나 해러웨이&gt;를 읽는다. ​<br>해러웨이의 주장은 이러하다. 근대 인본주의가 만들어낸 '인간'이라는 단일한 정체성을 거부하고, 기계와 유기체, 인간과 동물의 경계가 허물어진 존재로서의 사이보그를 암담한 현실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적 주체로 제시(156쪽)하자는 것. 일부 백인 중산층 여성들이 주도한 '정체성 정치'에 함몰되지 말자는 것. 이 글의 저자인 박소영의 입장은 마지막 챕터 '정체성 해체라는 난제, 또는 정체성이라는 아이러니'에서 드러난다. 하나의 보편적 '여성 경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오드리 로드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해러웨이의 주장에 대해 박소영은 이렇게 답한다.  여성 운동이 '생물학적 여성'이라는 범주에 기반하는 것은 낡은 투쟁이 아니라, 여전히 견고한 불평등에 맞서는 현실적인 전략이다. (167쪽) ​스피박의 '전략적 본질주의'가 나올 수밖에 없지만, 전체적으로는 나는 해러웨이 쪽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별 살인과 가정폭력, 화장실 몰카가 우리의 현실인 것을 인정하면서, 그러면서 동시에 '인간'이라는 단일한 정체성의 해체와 재조립을 통해 새로운 정치적 주체의 탄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걱정스러운 건 역시나 휴먼노이드에 장착된 인공지능. 머리(뇌)가 있고 몸(기계)이 있는 새로운 존재의 출현. 나에게서 출발했으나 나보다 강건한 육체를 가지고 있고, 나보다 지적으로 우수한 존재를 가까이에서 경험해 본 사람이 느끼는 감정. 이를테면 염려와 걱정, 기대와 전망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본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지난번에 읽었을 때는 읽기 친구들과 같이 읽어서 덜 힘들었구나, 새삼 깨닫는 시간이다. 포기하지 말고 2회독을 마치는 게 목표다. 끝까지 못 읽어도 괜찮기는 한데, 그 끝에서 날 기다리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일단 가보자. 가자. 읽자. 하자.<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968/46/cover150/k28203476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9684606</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category><title>읽기와 쓰기 </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82450</link><pubDate>Tue, 10 Feb 2026 00: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8245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837160&TPaperId=1708245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103/47/coveroff/k282837160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br><br> <br><br><br><br><br><br><br><br><br><br>한국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여성운동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편견은, 가부장제는 독자적인 모순이 아니라 자본주의를 작동케 하는 구조의 일부에 불과하며, 페미니즘은 중산층 여성들의 주장이라는 것이다. 마오쩌둥, 마르크스 모두 중산층 지식인이었지만, 언제나 페미니스트만 중산층 지식인인 것이 시빗거리가된다. 이렇게 말하는 남성들도 대개는 중산층 부르주아 '지식인'인 경우가 많은데, 다른 사회운동과 마찬가지로 여성운동가 중 일부가 지식인이라는 사실은 못 견뎌한다. 여성은 '어머니'이거나 '창녀'일 뿐, 지식인이나 중산층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lt;페미니즘의 도전&gt;, 59쪽) ​​지식인까지 갈 건 없을 테고, 부르주아도 멀다고 했을 때, 나는 '중산층'이란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읽을 시간이 있고, 쓸 시간이 있는 사람이라면, 매일 읽는 사람도, 띄엄띄엄 읽는 사람도, 아주 길게 아니어도 자신의 생각을 한 장으로 정리해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언어를 가지고 있다'라고까지 말하지 않더라도, 중산층이라 여겨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해하고 판단하는 건 어디까지나 독자의 몫이다. 한가하게 책 읽고 편안히 살았으면서, 다른 사람(여성)을 돌보는 일에 무관심한 여자의 결국은 그렇게밖에 읽히지 않는다. 한가하게 책 읽고 편안히 살면서,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한 남자의 글이 예술로 둔갑하는 경우와 대비된다. 눈을 감으면 보이지 않고, 귀를 막으면 들리지 않는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9103/47/cover150/k28283716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034743</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category><title>[맞벌이의 함정] 전업주부, 만능보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72999</link><pubDate>Thu, 05 Feb 2026 12: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7299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839798&TPaperId=1707299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175/15/coveroff/k44283979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034767&TPaperId=1707299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968/46/coveroff/k28203476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2633124&TPaperId=1707299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632/97/coveroff/896263312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830175&TPaperId=1707299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434/93/coveroff/k212830175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62635728&TPaperId=1707299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474/12/coveroff/k762635728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br> <br><br><br><br><br><br><br><br>적어두었어야 했는데. '읽고 싶어요'에 책을 넣을 때, 밑에 댓글로라도 적어 두었어야 했는데. 적어 두지 않았고, 그래서 기억나지 않으며. 고로, 어디에서, 어떻게 이 책을 알게 되었는지 혹은 읽고 싶었는지 알지 못한 채, 상호대차 완료되었으니 책 가져가라는 지시에 따라 책을 받아온다. 책을 펼친다. ​​나는 저평가되는 여성의 노동에 관심이 있다. 전통적인 사회에서 혹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여성의 일이라 여겨지던 일, 주로 여성이 수행했던 일들은 경제적으로는 0원의 가치를 갖는다. '가사 노동은 보수 없이 가정에서 수행되는 무급 노동이라서 일반적으로 국내총생산(GDP)에 포함되지 않는다.'(네이버, AI 브리핑) 대부분의 가사 노동과 돌봄 노동이 이에 포함된다. ​​ <br><br><br><br><br><br><br><br><br>이때 억압이 '공통적'인 까닭은 이 억압이 모든 기혼 여성 시기에 상관없이 여성의 80퍼센트에게 적용되기 때문이고, '특수한' 까닭은 가정 내 무급노동을 제공할 의무가 여성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이며, '핵심적'인 까닭은 여성들이 '밖'에서 일을 할 때조차, 이들이 속한 계급은 여성으로서 겪는 착취에 의해 조건화되기 때문이다. (&lt;가부장제의 정치경제학 1&gt;, 63쪽) ​내가 이해한 바는 여기까지였다. 그러니깐 크리스틴 델피의 지적에 공감하는 내가 이해한 바로는, 가사 노동은 무급 노동이며 이의 주된 수행자인 여성은 '돈 받지 않고' 일한다는 것. 기혼 여성이 사회적 계약 관계에 들어가는 경우, 상당량의 가사 노동을 외주화할 수 있지만, 그중 상당수는 여전히 여성의 몫이라는 것. 전업맘의 '(전, 일하는 사람 아니에요) 놀고 있어요'와 워킹맘의 이중, 삼중 노동의 굴레가 교차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두 명이다. 엘리자베스 워런은 하버드대 법대 교수이고, 아멜리아 워런 티아기는 대학 졸업 후 맥킨지에서 의료 및 공교육 담당 컨설턴트로 일했다. 두 사람은 모녀 관계이다. 그래서, 저자들의 개인 이야기가 나올 때, '나'는 엘리자베스인 경우가 있고, 아멜리아인 경우가 있다. 두 사람의 삶이 이 책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자주 확인하게 된다. ​<br>제일 충격적인 문장은 이렇다. ​최악의 재정난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놀라운 공통점이 있다. 자녀가 있는 부모라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자녀가 있다는 것은 이제 여성이 재정파탄을 맞을 것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고지표다. (16쪽) ​이혼 직후 여성의 삶의 질이, 남성의 삶의 질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하락한다는 연구 결과는 본 적이 있지만, 그건 여성의 지위가 결혼했던(그리고 이제 막 이혼한) 전 남편의 지위가 연결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 더 직접적인 이유는 '자녀'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자녀가 있는 여성은 가난의 늪에 빠지기 쉽다.  ​최악의 재정난에 처한, 경제적으로 파산한 사람들은 처음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무분별하게 사용했던 젊은이거나 혹은 자기 처지에 맞지 않는 명품을 구매했던 사람들이 아니다. 나이 들고 저축금이 줄어든 힘없는 노인들이 아니다. 그들은 유자녀 기혼 부부다. ​<br>이 책에서는 이러한 파산의 주요한 이유가 무리한 담보 대출을 통한 교외 주택 구입이라고 보고 있다. 예상 수입의 한도 내에서 최대한의 대출을 통해 교외의 주택을 구입한 맞벌이 부부가 부부 중 한 사람의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수입이 급감했을 때, 매우 짧은 시간 안에 파산신청을 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 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맞벌이 부부들은, 안정적인 수입 체계를 가지고 있던 부부들은 무리한 대출을 통해 교외에 주택을 구입하려 했을까. 그 중심에는 자녀가 있고, 그리고 학교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도 학군은 중요한 문제다. '강남'과 '대치동'은 이제 서울의 일부라기보다는, 특정한 교육 수단의 실현이 가능한 교육 단지를 의미하는 데까지 이르렀는데, 미국에서도 '좋은 학군 내 주택'에 대한 수요가 예상을 초과할 정도였다. 1980년 모기지 대출업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소득에 비해 큰 모기지 대출이 확대되었고, 수입원이 두 명이 된 상황에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채무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성운동은 여성의 사회 진출에 적극적이었다. 여성도 남성만큼 교육받았고, 직업을 갖는데 필요한 역량도 충분했다. 소득을 통해 여성의 경제적 자유 역시 확고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 아이를 더 안전하고 쾌적하며 교육의 질이 보장된 중산층 지역 학군 내 학교에 입학시키겠다는 열망 역시 공존하고 있었다. 아이를 더 좋은 학교에 보내고, 교외의 멋진 집을 사는 데에는 여성의 수입이 필요했다. 매년 더 많은 수의 전업주부들이 확고한 중산층 지역으로 이사하기 위해 일터로 나왔다.   ​한국과 비슷한 점이라면, 한국 역시 '아이들', 정확히는 아이들의 '사교육비'가 전업주부의 재취업에 가장 큰 동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육아, 보육, 교육에 전념하던 전업주부들이 아이들의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가정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벗어난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 때문에 재취업에 도전한다는 것인데, 이런 경우 오랫동안 전업주부였던 여성들이 얻을 수 있는 대부분의 일자리는 단순, 단기 계약직으로 아르바이트의 형태를 띠게 된다. ​교보문고 학술정보 서비스 ‘스콜라’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가구에서 사교육비 부담이 여성의 재취업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lt;3장&gt;의 제목은 '엄마라는 다목적 안전망'이다. 맞벌이 부부 같은 경우, 두 사람의 소득을 근거로 지출 계획을 세우기에 재정위기가 닥쳤을 때 의외로 '여윳돈'을 찾아내기 어렵다. 위험이 닥친 후에야 자신들이 너무 '빠듯하게' 지출 계획을 세웠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혼자 버는 가정은 한 사람의 소득에 맞추어 지출 계획을 세우다 보니, 남편이 실직한다거나 가족이 아픈 경우에 전업주부가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 추가 소득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수입은 이전에 남편의 수입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남편이 다시 직업을 찾는 기간 동안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고, 파산의 위험에까지 이르지 않도록 완충제 역할을 해 줄 수 있다. ​​오늘 아침에 읽은 문장은 이랬다. ​전업주부는 예비 소득자의 역할 외에 또 하나의 결정적인 경제적 역할을 한다. 그것은 바로 예비 간호사의 역할이다. 전업주부는 아이의 기저귀를 갈고 숙제를 점검해 주는 일 이상을 한다. 즉 그녀는 아이건 어른이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이 모두를 간호해 줄 수 있다. 그녀는 더는 자신을 스스로 돌볼 수 없는 나이 많은 친척을 언제라도 돌봐줄 수 있다. 부부가 서로 돌봐주는 경우를 제외하면, 현재 불구의 노인에게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넷 중 셋이 딸이나 며느리, 또는 여자 조카나 손녀 등 여성 친지다. 한 세대 전에는 이런 여성들의 다수가 집 밖에서 일하지 않고 집 안에 있었다. (95쪽) ​부모님 중 한 명이 돌아가시고, 홀로 남은 부모님의 거동이 불편할 때, 도움이 필요할 때, 혼자 사실 수 없을 때, 딸이나 며느리, 여자 조카, 손녀 등이 그분을 돌본다. 한 세대 전에는 이런 여성들의 다수가 집 밖에서 일하지 않았다. 요즘에는 아침에 어르신을 데이케어에 모셔다드리고, 출근하고, 일과를 마친 후에 퇴근길에 어르신을 모시고 돌아와 돌봐드린다. 여성의 삼중 노동은 계속된다. ​​<br>   <br><br><br><br><br><br><br><br><br>책을 샀다. 다른 책 두 권과 같이 샀는데, 현재 당당한 베셀 1위인 어떤 책이 주문이 너무 밀려 있어서 상품 확보가 지연되고 있다고, 알라딘에서 미안하다고 톡으로 알려 왔다. 이 책 마치면 얼른 초록초록 페데리치 만나야 한다. 실비아가 나 보고 싶어한다고 그랬다. <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9474/12/cover150/k76263572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4741227</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category><title>[Crying in H Mart] 그가 먼저여야 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67125</link><pubDate>Mon, 02 Feb 2026 22: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6712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83371&TPaperId=1706712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8962/10/coveroff/895468337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1984898957&TPaperId=1706712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149/6/coveroff/198489895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0525657746&TPaperId=1706712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4828/12/coveroff/0525657746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br><br>   <br><br><br><br><br><br><br><br><br><br>제목에 H마트가 나와 있듯 이 책의 주요한 한 가지 축은 음식이다. 미국인이면서 동시에 한국인인 저자에게 음식은 가장 현실적이고 직접적으로 한국을 추억하는 수단이면서 엄마에 대한 기억을 포함한다. 집밥이 힐링과 연결되면서, 엄마가 해주신, 혹은 할머니의 손맛이 살아있는 집밥에 대한 향수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음식에 대한 관심이 적고 20년 넘는 주부 생활에도 한결같은 손맛을 유지하는 날라리 엄마로서는 참으로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 집 아이들이 나의 손맛이 밴 음식으로 기억할 만한 것이 있을까. 아롱이는 시어머니의 떡국과 LA갈비를 좋아하고, 다롱이는 엄마의 우거지 무침과 배추전, 두부조림을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해준 음식 중에 고르라고 한다면. 글쎄... 예전에 이 책을 읽던 와중에도 아이들에게 이걸 물어보았더란다. 다롱이는 재빨리 눈치를 살피고 '김치볶음밥'이라 했고, 아롱이는 솔직하게 스팸(스팸이 요리냐!!)이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물어보지 않고 나 혼자만 곰곰이 생각해 보았더란다. 소울푸드라면 따뜻하고 푸근하고,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한 그런 음식이어야 할 텐데. 그런 음식이 있던가.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억지로 짜내고 또 짜내어 보니 그래도 '미역국'이 제일 근접한듯하다. 아이들도 내가 만든 미역국을 잘 먹으니 소울푸드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 언저리에라도 얹힐 수 있을 것 같다. ​미역국은 만들기 쉬운 음식 중 하나이다. 소고기는 물을 적게 넣고 한 번 삶은 후에 그 물을 버리고, 참기름과 다진 마늘(안 넣을 때도 있음) 넣어 달달 볶아 놓고. 찬물에 불린 미역과 함께 다시 한번 볶은 후, 물을 넉넉하게 넣고, 자연한알을 2알 넣고 신나게 끓인다. 구운 소금을 아주 조금 넣어주고, 단발머리표 미역국의 최대 비법인 연두를 1.5 T 넣으면 완성이다. 아이들에게도 자연한알과 연두의 비법은 이미 전수하였으니, 그 맛이 생각날 때 아이들은 엄마의 미역국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을 테지만, 아이들은 햇반컵밥 미역국밥에 더 쉽게 손이 갈 수도 있겠다. <br><br>​​<br>이번에 읽으면서 꽂힌 문단은 여기였다. ​It was supposed to be him. We had never planned for this circumstance, where she died before he did. My mother and I had even discussed it, whether she'd move to Korea or remarry, whether we'd live together. But i had never spoken with my father about what we would do if she died first because it had seemd so out of the realm of possibility. He was the former addict who shared needles in New Hope at the height of the AIDS crisis, who smoked a pack a day since he was nine, who practically bathed in banned pesticides for years as an exterminator, who drank two bottles of wine every night and drove drunk and had high cholesterol. Not my mother, who could splits and still got carded at the liquor store. (151p) ​​챗지피티한테 도와달라고 했다. ​원래는 그가 먼저여야 했다. 이런 상황은 상상해 본 적조차 없었다. 그녀가 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는 것은. 어머니와 나는 가끔 그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만약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신다면, 어머니는 한국으로 이주할지, 다시 결혼할지, 아니면 우리 함께 살게 될지 같은 것들. 하지만 어머니가 먼저 떠날 경우에 대해서는 아버지와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럴 가능성은 너무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과거에 중독을 겪었고, 에이즈 위기가 한창이던 시절 뉴호프에서 주사기를 함께 쓰던 사람이었다. 아홉 살 때부터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웠고, 해충 구제 일을 하며 수년 동안 금지된 살충제에 그대로 노출되었으며, 매일 밤 와인 두 병을 마시고 음주 운전을 하기도 했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았다. 그에 비해 어머니는 아직도 다리를 쭉 벌려 스트레칭을 할 수 있었고, 술을 사러 가면 신분증을 보여 달라는 말을 들을 만큼 젊어 보였다.(151쪽) ​​같은 장기의 암은 아니었지만, 저자의 이모도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어머니의 암 병력은 가족력을 의심하게 한다. 건강 체질에 더해 건강 관리가 충분해도, 아무리 충분했어도 질병의 공격에 대항한 인간의 노력은 실패하기 십상이다. 지난주, 그리고 그 지난주에 가까운 지인들의 부친상이 있었다. 가는 길과 오는 길은 항상 우울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인사를 나누고, 위로의 말을 전하고, 다른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위로의 말을 전하고 돌아선다. ​이 세상에 갑작스럽지 않은 죽음이 있을까. 아니, 어떤 죽음은 예상된 죽음일까. 80살이 넘었을 때의 죽음은 덜 안타까울까. 어린 나이의 죽음은 더 애달플까. 못다 한 이야기, 전하지 못한 말들이 맴돌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이별이, 이별만 그 앞에 있다. ​저자는 먼저 이별할 사람이, 먼저 죽게 될 사람이 아빠일 거라고, 그녀의 엄마도 자신이 아닌 남편이 먼저 죽게 될 거라 예상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죽음은 그렇게 오지 않는다. 모두에게 예정되어 있지만 나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그 사람에게, 그 사람에게도 죽음은 당도한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갑자기.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문제, 유일하게 중요한 단 하나의 문제. 죽음의 문제가 그 앞에 당도한다. ​​이번에도 오디오북의 도움을 받았다. 유튜브에 올려져 있는 영상이라, 혹 불법적(?) 루트를 통한 것일 수도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야무지게 잘 이용했다. ​부모님에 대한 효도의 각오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다음 책을 찾으러 떠난다. 올리브 책은 진작에 사두었고, 우리 집 어딘가에 있는 건 확실한데, 달력 종이에 가려 행방이 묘연하다는 소식이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4828/12/cover150/052565774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8281261</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category><title>계속하는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50302</link><pubDate>Tue, 27 Jan 2026 18: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5030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7760491&TPaperId=1705030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46/13/coveroff/899776049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82039915&TPaperId=1705030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473/6/coveroff/k08203991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032505&TPaperId=1705030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445/52/coveroff/k98203250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536579&TPaperId=1705030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155/64/coveroff/k112536579_4.jpg" width="75" border="0"></a>&nbsp;<br/><br/><br><br> <br><br><br><br><br><br><br><br><br><br>1. 504 Words ​이 책은 작년에 완독했는데, 완독한 게 너무 자랑스러워서(?) 일부러 기록으로 남겨본다. 시작은 라파엘님의 추천이었고, 기억에는 독서괭님이 나랑 같이 구매하셨는데, 2023년에 시작한 단어 공부는 세월아~ 네월아~ 방황하다가 간신히 작년 말에 멱살을 부여잡는 필사의 노력 끝에 1독을 마치게 되었다. ​책소개 보면 자세히 나오지만, 한 단어를 네 번에 걸쳐 반복 사용함으로써 새로 나온 단어를 익히도록 구성되어 있다. 1) 지문 속에서 단어의 정의를 익히고, 2) 빈칸 채우기/유의어/반의어 찾기를 하고, 3) 제시된 정의에 맞는 단어를 찾아내고, 4) 이 책의 하이라이트, 소설, 신문기사 등에서 단어가 사용된 용례를 확인하도록 한다. 뻔하고 지루한 단어집과는 다르게 힌 챕터를 마치고 나면 '외우지 않았는데도' 몇 개의 단어는 그 의미가 머릿속에 남는(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좋은 책이라 생각하지만, 단어 공부란 너무 재미없는 일이라서, 매일 공부를 마치고 써놓는 한 줄 감상에는 '아, 하기 싫다.', '하기 싫은데 그래도 했다.','끝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등의 한탄과 절규가 이어졌고, 아무튼 하루에 한 과씩 2년에 걸쳐 42챕터를 마쳤다. ​이 책의 훌륭함을 확증할 수 있는 방법은 3회독, 5회독해가면서 단어를 모두 샅샅이 암기하는 것이겠지만, 아.... 1회독에 행복한 나머지, 책을 책장을 잘 꽂아두었고. 현재는 먼지 가리개 달력 종이에 가려 그 책의 행방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별채 부록으로 복습하겠다고 다짐은 했건만, 그나마 여의치 않다는 슬픈 이야기. ​​ <br><br><br><br><br><br><br><br><br>2. 의미들 ​이 책의 저자는 수잰 스캔런이다. 정신 병원에서의 경험과 문학 읽기 경험을 촘촘하게 엮어 하나의 회고록으로, 비평서로 만들어 냈다. ​하지만 그 무엇도, 특히 우리가 병리라 부르는 것 중에는 그 무엇도 고립된 채 존재하는 건 없으며, 우리는 맥락 속에, 그 순간이라는 맥락과 서로의 존재라는 맥락 속에 존재한다는 것, 우리는 부서지기 쉬우며 유동적이라는 것은 꼭 말하고 싶다. 우리는 존재하는 방법을 배워간다. (52쪽) ​​우리 인간은 맥락 속에 존재한다는 말, 순간이라는 맥락과 서로의 존재라는 맥락 속에 존재한다는 저자의 말은 '구성되어 가는' 인간의 현실을 보여준다. 다만, 어린 시절에는, 인생의 초반부에는 그 경험이 강렬하고 철저하다는 것. 외부로서의 자극일 뿐 아니라, 그러한 경험 자체가 한 사람을 '어떤' 인간으로 만들어간다는 부분은 인상 깊었다. 이를 테면, 특정 시절에 읽었던 책이, 책을 읽는 독자를 만들어가는 방식과 효과에 대한 부분이 그랬다. ​슬픔은 나에게 자기의식을 부여했고, 뒤라스 읽기는 이 정체성을 구현하는 한 방식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나를 환자로 만들었다. 나의 우울은 위안이었다.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보호해주는 것이기도 했다. (313쪽) ​​<br>​<br> <br><br><br><br><br><br><br><br><br>3. 목표는 천하무적 ​자신이 그 일을 계속하는 연유를 알아내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계속하는 것이다. 그 일을 쭉 하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하다 보면 "아, 이게 하고 싶어서 내가 이 일을 하고 있었구나"와 같은 이유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기 때문이다. 배우나 가수가 된 젊은이가 그 일을 좀처럼 멈출 수 없는 것은 화려한 연예계 생활에 딱히 동경이나 미련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어쩌다 자신이 연기나 음악의 길을 걷고 있는지, 그 이유를 본인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걸 알기 전까지는 멈출 수 없다. 마음이 찝찝하니까. 인간이란 그런 존재다. (162쪽) ​​물리적인 시간은 여유가 있는데, 뭐든 손에 잡히지가 않고 어수선하다. 오늘이 1월의 마지막 주니깐, 2026년 12개월 중 한 달이 다 지나가 버렸는데, 여전히 '나는 누구, 여긴 어디'의 심정이기는 하다. ​인생에 계획이나 목표가 없고, 의무와 당위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고, 보람을 찾는 데에 열심인 사람이 아니라고, 나 스스로를 생각하는데, 그런 나를 이끌어 가는, 밀고 가는 주요한 힘이 '재미'였다는 걸 깨닫는 요즘이다. 요는 재미있는 일이 없다는 것. 읽고 싶은 좋은 책들, 게다가 깔끔한 '새 책'이 집에 많이도 있건만, 시작하고 싶은 의욕이 나지 않는다는 것. 작년의 책 통계를 보고 나니, 그것이 느낌만은 아니었다는 걸 확인하게 됐는데, 많이 사지 않았을뿐더러 많이 읽지도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게다가 읽는 품이 많이 들고, 정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드는 책들은 아예 읽지를 않았다. 작년은 재작년(2024년), 다시 일을 시작했던 그 전해(2023년도)보다도 훨씬 더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말이다. ​그럴 때도 있지. 하면서 이 시간을 지나쳐도 좋을 텐데, 그 흘러가는 시간에 자꾸 핸드폰과 친해져 그게 걱정이기는 하다. ​일을 계속하는 연유를, 그 일을 계속하면서 찾으라는 우치다의 조언은 이런 나에게 시의적절하다.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 지금껏 이어져온, 내가 좋아하는 그 일을, 계속해 보라는 그 제안을 따라가볼까 한다. 어떻게, 어디로 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하던 일을 그냥 해보기로, 이어서 해보기로 한다. ​​<br> <br><br><br><br><br><br><br><br>4. 폴 존슨 기독교의 역사 ​그래서 고른 책은, 재미있게 읽었던 『폴 존슨 유대인의 역사』의 자매편 『폴 존슨 기독교의 역사』이다. ​​​생각 없이, 감상 없이, 노력 없이. 읽는다. 쭉쭉. 일단은 계속해 본다. <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0155/64/cover150/k112536579_4.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1556483</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category><title>신간 표지는 오케이가 아니고 </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29721</link><pubDate>Sun, 18 Jan 2026 21: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2972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56692&TPaperId=1702972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651/87/coveroff/895465669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46972&TPaperId=1702972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811/6/coveroff/895464697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12932228&TPaperId=1702972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435/76/coveroff/k81293222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0593446089&TPaperId=1702972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1676/1/coveroff/0593446089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0241607000&TPaperId=1702972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938/98/coveroff/0241607000_2.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29721'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br>   <br class="Apple-interchange-newline"><br><br><br><br><br><br><br><br><br>그러고 싶지 않은데 나는 자꾸 줄세우기를 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트라우트 책표지는 이거다. ​  ​​<br><br><br><br><br><br><br><br>친구가 선물해 준 책이고, 하드커버인데 보고 또 봐도 항상 예쁘다. (내 사랑 사진 하나 투척) 하지만 내용까지는 아니었으니. 물론 이 책을 읽고 윌리엄과 화해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읽기에 불편한 책이기도 하고. ​<br>스트라우트 책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은 『바닷가의 루시』이다. 『Lucy by the Sea』 원서는 이렇게 3권을 가지고 있고.<br>   <br>   ​​<br><br><br>그리고 한글책 표지도 좋아한다. 윌리엄-바닷가-루시 바턴이 비슷한 분위기이고 나는 모두 찬성(?)한다. <br><br>    <br><br><br><br><br><br><br><br>그래서, 이번 신간 표지가 더 아쉽기는 한데. 이해 못 할 바는 아니겠으나, 그러니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br>살까 말까 고민 중이다. 겨울밤도 깊어가고, 고민도 깊어간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98/82/cover150/k1321351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988239</link></image></item><item><author>단발머리</author><category>2026년</category><title>[Crying in H Mart] 엄마</title><link>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22791</link><pubDate>Thu, 15 Jan 2026 12: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2279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4942460&TPaperId=170227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1629/43/coveroff/8934942460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637810&TPaperId=170227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3308/8/coveroff/k442637810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497169X&TPaperId=170227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489/78/coveroff/893497169x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934843&TPaperId=170227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236/71/coveroff/k80293484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1984898957&TPaperId=170227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149/6/coveroff/1984898957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798187174/17022791'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보부아르의 주장에서 옳은 점이 있다면, 여성 자체가 과정 중에 있는 용어라는 것, 즉 시작하거나 끝난다고 당연하게 말할 수 없는 구성 중에 있다는 것, 되어가는 중에 있다는 입장을 따른다는 점이다. … 젠더는 본질의 외관, 자연스러운 듯한 존재를 생산하기 위해 오랫동안 응결되어온 매우 단단한 규제의 틀 안에서 반복된 몸의 양식화이자 반복된 일단의 행위이다. (『젠더 트러블』, 147쪽)​여성만이 그런 것은 아닐 테고. 남성 역시 그러하다. 인간은 구성 중에 있다. 언제나... 되어가는 중이다. ​인간이 인간과 맺는 여러 관계 중에 가장 중요한 관계 중 하나는 당연히 엄마와의 관계이다. 엄마가 어떤 사람인가는, 아이에게 중요하고. 그리고 아이가 어떤 아이인가는 엄마에게 중요하다. ​<br> <br><br><br><br><br><br><br><br><br>김현철은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의 첫 챕터의 제목을 이렇게 적었다. '인생 성취의 8할은 운: 개인의 능력과 노력의 한계, 그리고 국가의 역할'. 8할이나?라고 물을 수 있겠지만, 어쩌면 8할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부모는 나의 선천적 조건, 즉 '유전'을 결정짓는 혹은 결정지은 사람일 뿐만 아니라, 후천적 조건, 환경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br> <br><br><br><br><br><br><br><br><br>부모만 그럴까. 부모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를테면 '유유상종'이나,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는 말을 마리아 포포바는 『진리의 발견』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는 다른 이들에게 의지하도록 태어났고 우리의 행복은 다른 사람의 손에 쥐어져 있다. 우리라는 인물의 형태는 주위 사람들에 의해 주조되며, 색이 부여된다. 우리의 감정이 부모의 영향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진리의 발견』, 94쪽)<br>인간은 그가 만나는 사람에 의해 구성된다. 만들어지고 변화한다. ​<br> <br><br><br><br><br><br><br><br>『총, 균, 쇠』의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결론이 환경 결정론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환경 결정론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만난 사람, 자신이 처해진 조건,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고, 변화된다. 이 문장조차 그렇다. 나는, 내가 읽은 문장 안에서 사고하고, 내가 읽은 문장을 가지고 그 사고를 조직해 나간다. 내 문장은 내가 읽은 문장 중에 내게 여전히 남아 있는 문장들이고, 그래서 여기 쓰인 문장은 내 문장임과 동시에 나를 규정하고 구성해 나간다. 이 문장들이 나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바로 지금.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내가 제일 매혹되는 부분은 사랑에 빠진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무능력'해지는 지점이다. 영어 단어로는 'vulnerable'이 떠오른다. 사람은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고, 또 자신의 정서적, 인지적, 정치적 결정에 자신을 최우선으로 두어야 마땅하지만, 사랑에 빠졌을 때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러하지 못하다고, 나는 미루어 생각한다. 이른바, 콩깍지가 씌인 상태 혹은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 자신의 안위와 기쁨과 행복을 전적으로 내가 사랑하는 그/그녀에게 의존하는 상태, 비정상적 환각, 일시적 공황 상태. ​나는 그런 상태의 가장 완벽한 예시가 어머니의 돌봄 아래 있는 아기의 상태라고 생각한다. 아기는 자신의 생존과 안위를 완벽하게 엄마에게 의존한다. 자신의 의지로 엄마의 관심을 얻을 수 없고, 자신의 노력으로 엄마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 아기의 생존은 엄마에게 달려있다. 아기에 대한 엄마의 영향력은 강력하고, 견고하고 거의 절대적이다. ​하지만, 나는 프로이트가 주창했던 '생애 초기 경험'의 중요성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이론은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고, 실제에서도 그렇다고 여겨지는 경우가 다수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나는. 엄마가 아이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만큼이나 무력하고 연약한 아기, 신생아조차도 엄마를 만들어 간다고, 엄마에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어떤 엄마를 만났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엄마가 어떤 아이를 만났는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엄마랑 아빠는 동갑이고, 중매결혼을 했다. 아빠로서는 그렇게 늦은 나이는 아니었지만, 엄마로서는 좀 늦은 결혼이었고, 결혼 초반에는 그리 행복하지 않았던 듯싶다. 아빠는 한창때의 미모를 많이 잃어버리셨지만, 70이 넘는 지금까지도 한결같이 호감상이셔서, 식구들끼리는 '아빠를 만난 사람들은 모두 아빠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자주 하곤 한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큰 외삼촌에게도 합격점을 받았던 아빠였다. 하지만, 정작 아빠와 짝꿍으로 맺어진 엄마는 처음 만난 그날부터 아빠가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고 한다. 싫다, 싫다 하면서 결혼을 했고 알콩달콩 신혼 생활은 생각보다 많이 삐걱거렸다. 층층시하 형님들 밑의 서울 시집살이는 무척 고생스러웠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엄마는 계속 아팠다. '이혼'이라는 말이 흔하지 않던 시기여서 '사네 못 사네'라는 말이 돌고 돌아 시골 할아버지에게까지 전해져, 할아버지가 제일 총애하시던 셋째 아들과 셋째 며느리는 본가로 불려가고. 엄마는 그때 아빠가 우는 모습을 처음 봤다고 했는데, 그때 이후로 아빠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우셨으니까, 남자 인생 3번 울음 중에 한 번을, 아빠는 그때 사용하셨나 보다. 그랬었다. 엄마는 아빠랑 사는 게 힘들었고, 아빠도 엄마랑 사는 게 힘들었다. 그러다 내가 태어났다. ​늦은 나이에 이루어진 원하지 않던 결혼, 마음에 들지 않는 남편이라는 사람, 바로 옆집과 그 옆집 형님들의 고된 시월드 속에 살아가던 엄마에게, 내가 나타났다. 엄마는 지극정성으로 나를 돌보셨는데, 얼마나 닦이고, 씻기고, 입히고, 먹였는지 서울에 잠시 올라온 외할머니조차 감동할 지경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내가 의도한 바는 아니고, 계획한 바도 아니었지만, 엄마를 원하지 않던 삶, 불편하던 이 결혼 생활에 영원히 주저앉힌 사람이었다. 그 장본인이 바로 아기였던 '나'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나는 그때, 그 시절의 엄마를 살린 사람이기도 했다. 나를 닦이고, 씻기고, 먹이고, 입히면서 엄마는 엄마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갔다. 이때 엄마에게 출산과 양육은 자율적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강제였고, 엄마는 그에 따라야만 했지만, 엄마는 그 일을 자신의 일로, 자신의 행복으로 만들어나갔다. 엄마의 경험은, 에이드리언 리치가 말했던 '제도로서의 모성'이라기보다는 '경험으로서의 모성'에 가까웠다고, 그 혜택을 온 세상에서 제일 많이 받았던 나는, 생각한다. ​​<br>이 책의 53쪽을 읽다가 이 글을 썼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게 된다면, 어쩌면 나는 상처받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다른 이야기를 썼다. '아기'로서의 내 이야기는, '엄마'로서의 내 이야기보다 훨씬 더 쉽고, 훨씬 더 명랑하고, 훨씬 더 교훈적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이야기를 다음으로 미뤄둔다. 뭐에 대한 이야기인지를 짐작할 수 있도록 하드커버인 내 책의 쪽수를 일부러 밝혀둔다. ​그 문단은 이렇게 시작한다. <br><br>But as a teenager newly obsessed with my own search for a calling, I found it impossible to imagine a meaningful life without a career or at least as supplemental passion, a hobby. ...  ​<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4828/12/cover150/052565774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8281261</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