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화의 못다한 한국사 이야기
이이화 지음 / 푸른역사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흔히 최고 통치자로 군림하였던 전직 대통령과 온갖 비리를 저질렀던 정치지도자들은 “역사가 평가해 줄 것이다.”라거나 “역사의 심판을 받겠다.”라고 말한다. 어디 역사가 이런 말들을 주워 담는 쓰레기통인가? - 머리말에 있는 지은이의 말이다. 현실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면서 앞으로의 일을 운운하는 안일한 우리에게 특히 우리 모두를 대표하는 그들에게 ‘역사’의 속뜻을 일러주는 듯 하다.


우리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획일화된 역사 공부를 해 왔다. 물론 우리의 역사에 대해 비판적 의식을 갖기 보다는 업적 찬양, 있었던 일에 대한 단기적인 암기 등 그 숨은 뜻을 이해하기보다는 단편적인 성적관리 공부에 그쳤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역사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없고 다시 돌아보려 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아직도 천박한 지역감정이 이념보다 강하고 여러 모순구조를 강력한 개혁으로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책의 내용 중 <평안도를 버렸고, 황해도, 개성, 강화도를 버렸고>라는 내용이 있다. 이 부분을 읽고 현재의 지역감정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물론 이것이 완전한 지역감정의 이유는 아니겠지만 굳어져 있던 역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다. 원인을 알아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지역감정의 원인부터 이해하고 없애려는 노력을 우리 모두 해야 할 것이다. 또 지역감정의 대응방안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작자의 대응방안에 대한 정의는 의식하지 못하는 우리 모두를 대표하는 그들에게 읊어주고 싶었다.


붕당정치 세도정치 등 과거의 일들이 지금 교훈을 주는 것을 보면 오늘날의 정치도 훗날 평가되어 어떤 교훈을 남길 것이다. 교훈으로 남기보다는 본보기가 되는 정치를 하는 것이 더 나은 것이라는 것을 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일까?


책은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지루하지 않게 쉽게 읽혀질 수 있게 되어있다. 작자의 강한 의견과 생각이 들어있으나 주입되기보다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이 책은 역사를 배우면서 한번쯤 조금이나마 의심을 가졌던, 그러나 그 명쾌한 질문을 정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작가의 말과 생각으로 명쾌하게 정리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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