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굿바이 야근 -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옴니버스 노동법 이야기
김우탁 지음 / 삼일인포마인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우리는 모두 일을 합니다. 근로자로서 일을 할 수도 있고, 사업주로서 일을 할 수도 있고, 봉사자로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든지 일,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이라는 단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은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알게 모르게 우리는 노동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노동법이 우리의 삶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노동법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노동법의 관점으로는 허용될 수 없는 여러 노동 관행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관행을 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포괄임금제로 인한 낮은 통상임금 역시 그렇습니다. 연차휴가는 나에게 법이 허용한 권리임에도 이를 마음껏 사용하지 못하는 사내 문화 또한 여기에 포함될 것 같습니다. 최저임금은 어떻습니까. 법이 정하고 있는 최저임금은 제대로 지키면 오히려 바보라는 소리를 듣기 십상입니다.

 

최근 사회가 격변하며(특히 친 노동 성향의 정부가 들어서며) 노동에 대한 사회 성원들의 인식은 크게 달라져 위와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크게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노동법 역시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을 하는 노동자로서 이러한 흐름에 뒤쳐지지 않으려면 변화하는 법적 환경에 대하여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은 이와 같은 급변하는 노동환경 속에서 우리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나아가야 할 길을 분명하게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은 우리가 쉽게 겪을 수도 있고, 또는 우리의 주변 사람들로부터 언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생활 속의 이야기를 통해 노동법의 의미를 쉽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청소년을 알바로 채용하고자 할 때 사장이 주의하여야 할 점들, 카페 알바생은 최저임금의 90%만을 지급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 등 우리가 그동안 아르바이트를 할 때 알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주고 있고, 1주에 68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복잡하기만한 개정된 최저임금법에 의한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를 몇 개의 그림, 몇 개의 표로 명쾌하게 풀어주고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노동법의 제도를 실무적으로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기존의 노동법 서적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쉬운 방법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강점 중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지만 우리와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유연근무제의 도입 사례를 직녀와 원석 그리고 직녀와 견우의 대화를 통해 쉽게 풀어내고 인사실무자들에게도 난해한 교대제 근로체계의 개편 문제 등 등 어렵기만 했던 노동법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제도의 실제 활용법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훌륭한 노동법 이론 서적은 이미 많습니다. 그러나 이 책만큼 쉽게 노동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이 책에는 저자의 풍부한 실무경험이 녹아들어 있고, 저자의 깊은 고민의 결과물이 담겨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한다면, (비록 그 길이 험난하겠지만) 우리는 스스로 저자가 희망하는 선순환적 노동시장을 일구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과 함께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 발걸음을 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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