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후의 미래 어떻게 될 것인가 - AI 시대, 부와 권력이 재편되기 시작했다
제이슨 솅커 지음, 김익성 옮김 / 더페이지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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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는 로봇공학 연구자와의 대화 중 중요한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 로봇 전문가를 더 빠르게 양성하기 위한 연구는 활발하지만, 정작 로봇이 대량으로 생산되어 노동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될 경우 사회와 일자리가 어떻게 바뀔지를 고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었다. 저자는 노동자와 리더 모두 거대한 기술 변화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채 미래를 향해 가고 있음을 깨달았고, 사람들이 다가올 시대를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저자는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세상의 ‘보이지 않는 운영체제’가 될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AI가 전기나 인터넷처럼 사회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어,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더 이상 특별하게 의식되지 않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는 의미다. 이미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특별한 기술로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처음의 놀라움은 금세 익숙함으로 바뀌고 어느새 삶의 방식 또한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저자는 동시에 AI 의존이 가져올 위험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특히 사람이 AI의 결과물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스스로 판단하고 검토하는 역량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은 새겨볼 만하다. AI는 지식은 많지만 경험이 없는 ‘무경력 사원’과 같아서, 편향된 데이터를 반복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사실처럼 만들어내는 ‘환각 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책에서는 “뉴욕타임스 1면에 실려도 괜찮은 정보만 입력하라”고 말하며, AI를 신뢰하되 반드시 검증해야 함을 강조한다. 실제로 AI를 사용하면서 편리함에 감탄하는 동시에 부정확한 답변을 직접 검토해야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 부분은 더욱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AI 시대일수록 오히려 인간적인 가치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대목은 반가웠다. 자료 조사나 보고서 작성처럼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는 빠르게 자동화되겠지만, 신뢰를 만들고 관계를 이어가며 감정을 조율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은 AI에 과감히 넘기고, 사람은 판단과 관계, 경험이 필요한 영역으로 이동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AI의 편리함에 익숙해질수록 AI 없는 세상은 점점 상상하기 어려워질 것 같다. 온통 키오스크와 로봇이 일상화된 미래를 그려볼 때, 역설적으로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고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인간적인 모습들이 오히려 가장 귀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AI는 훌륭한 비서가 될 수 있지만 사람 사이의 친밀감까지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급변하는 기술의 시대 속에서도 우리가 끝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본질은 다시 '사람'과 '관계'에 있음을 담담하게 일깨워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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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만 바라보면 눈이 밝아진다 - 노안·근시·눈 피로를 한번에 잡는 시력 훈련법 3분 시리즈
히라마쓰 루이 지음, 정혜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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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일상이 된 요즘, 눈 건강에 대해 조금이라도 걱정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나 또한 종일 책과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환경에 있다 보니, 일상에서 눈이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가까운 곳을 한참 보더라도 잠시 먼 곳을 보라던가, 눈 운동을 하라는 조언은 많이 들어봤지만 사실 꾸준히 실천하기가 만만치 않았고, 한다고 해도 정말 좋아지는지 체감이 어려워 지속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하루 3분만 투자해보라는 이 책은 솔직히 긴가민가하면서도 궁금했다. 무엇보다 단순한 눈 운동이 아니라 눈과 뇌를 함께 훈련한다는 설명이 흥미로웠다. 저자는 잘 보이지 않는 원인을 단순히 눈 자체의 문제만이 아니라 ‘보는 방식’과 뇌의 정보 처리 능력에도 있다고 설명한다. 가보르 패치라는 특수한 줄무늬를 활용해 뇌의 시각 영역을 자극하는 방식인데, 단순히 시력을 되돌린다기보다 사물을 인식하고 구별하는 능력을 훈련하는 개념에 가까웠다.

특히 이 책은 억지로 참고 하는 훈련서라기보다 퍼즐북처럼 구성되어 있어 생각보다 재미있다. 다른 그림 찾기나 숨은 줄무늬 찾기 같은 문제들은 처음에는 쉬워 보여도 막상 해보면 의외로 답이 금방 보이지 않는다. ‘이걸 못 찾는다고?’ 싶어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3분이 훌쩍 지나간다. 초급부터 상급까지 난이도가 세분화되어 있고 문제도 컬러풀하고 다양해서 단순 반복 훈련보다 훨씬 덜 지루하다. 정답이 각 파트 바로 뒤에 있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점도 편하다. 정답을 맞히는 결과보다 무늬를 보며 뇌를 자극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문제를 못 풀고 넘어가거나 아는 문제를 반복해서 봐도 효과가 있다는 설명에 한결 마음 편히 게임처럼 즐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놓였던 부분은 안경이나 돋보기를 착용한 상태로 진행해도 괜찮다고 한 점이었다.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은 맨눈으로 가까이 들여다보며 무리하게 집중하게 될 수도 있는데, 저자는 일반 독서 거리 정도를 유지한 상태로 진행해도 괜찮다고 설명한다. 책 중간중간 들어 있는 칼럼들도 꽤 실용적이었다. 스마트폰 노안이나 블루라이트, 눈물막, 루테인 같은 익숙한 이야기들도 왜 중요한지를 어렵지 않게 설명해 준다. 특히 가까운 거리만 오래 보는 습관이나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 같은 부분은 평소 내 모습이 보여 뜨끔하기도 했다.

단번에 시력이 좋아지길 기대하기보다는, 평소 무심하게 혹사시키고 있던 눈을 다시 의식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저자는 단순히 시력을 되돌리는 방법보다 눈과 뇌를 함께 자극하며 보는 습관 자체를 바꾸는 데 더 집중하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억지로 버티는 훈련보다는 퍼즐처럼 즐기며 이어가도록 구성한 점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서 식탁이나 거실에 두고 오며 가며 들여다보다 보면, 평소보다 눈을 의식하고 잠깐이라도 쉬게 되는 시간이 생긴다. 이렇게 부담 없이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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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배당 ETF의 모든 것
김영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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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최근 월배당 ETF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하지만 솔직히 ETF는 그동안 크게 관심 있게 보지 않았던 분야였다. 너무 안정적인 대신 수익률은 크지 않을 것 같았고, 어딘가 조금 심심한 투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투자 기술 자체보다도 내가 노후를 너무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싶어서였다.

나는 그동안 부동산, 주식, 그리고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 하나쯤 있으면 괜찮을 거라 생각해왔다. 사람은 너무 일찍 손을 놓기보다 어느 정도는 계속 움직이고 일하는 편이 건강에도 좋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70대 후반이나 80대는 일이 아니라 일상생활 자체도 힘들어질 수 있는 나이대인데 그 부분을 너무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바로 그 부분을 현실적으로 짚어준다.

저자는 자산 가격이 오르기만 기다리는 방식보다 매달 일정한 현금 흐름이 들어오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월배당 ETF를 ‘디지털 건물주’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개별 종목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시장 전체의 성장 흐름에 올라타는 ETF의 장점과 더불어, 건물 관리나 공실 걱정 없이 소액으로도 여러 우량 기업에 분산투자하며 매달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왜 많은 사람이 월배당 ETF를 노후 대비 수단으로 이야기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책은 장점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높은 분배율만 보고 투자하면 원금이 조금씩 줄어드는 위험한 ETF도 있을 수 있다는 점, 배당률보다 배당의 지속성과 자산 가치의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는 점도 함께 설명한다. 특히 상승 수익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안정적인 현금을 확보하는 ‘커버드콜’ 전략 부분은 은퇴 이후의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데 큰 힌트가 되었다. 노후에는 공격적인 수익률만큼이나 꾸준히 들어오는 현금 흐름 자체가 중요할 수 있겠다는 부분도 같이 생각하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저자는 운용 보수나 매매 회전율처럼 평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들도 함께 이야기한다. 단순히 배당을 많이 준다는 말만 보고 투자할 것이 아니라, 그 배당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는지, 또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각종 비용들이 결국 내 수익을 얼마나 깎아먹는지도 같이 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ISA나 연금 계좌를 활용한 절세 부분을 읽으며, 결국 투자에서는 수익률만큼이나 세금을 얼마나 줄이고 현금 흐름을 오래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실감했다.

그동안 나는 노후 준비를 부동산이나 노동의 연장선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이 들어서까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월배당 ETF는 단순한 투자 상품이 아니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노후의 필수 생활 시스템으로 고려할 가치가 충분해 보인다. 당장의 수익률보다 시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는 현금 흐름을 만들어가는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공부해볼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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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주 추세 추종 투자 전략 - 월급보다 더 벌 수 있는 단기, 중장기 초간단 매매 기술
조구현 지음 / 경향BP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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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요즘 주변에서 주식 이야기를 부쩍 자주 듣게 된다. 얼마 전에는 지인의 동료가 삼성전자에 3,500만 원을 넣어 일주일 만에 500만 원의 수익을 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을 전하는 지인은 부러움 섞인 조바심을 내며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나 역시 최근 보유한 종목이 운 좋게 수익을 내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중심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은 늘 오르내림을 반복하기 마련이고, 타인의 수익 소식에 흔들려 원칙 없이 뛰어들었다가는 결국 힘든 상황을 맞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만의 투자 기준과 원칙을 차근차근 다시 점검해보고 싶어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의 실력을 뽐내기보다 운에 감사하며 자신이 배운 것을 기꺼이 나누고 싶어 하는데, 그런 마음이 책 구성 곳곳에서도 느껴진다. 특히 초반에 투자 성향 체크리스트를 두어 자신에게 맞는 전략부터 찾게 하고, 필요한 부분만 골라 보라고 안내하는 점이 무척 실용적이다. 독자의 시간과 수고를 아껴주려는 배려가 느껴져 더 신뢰가 갔다. 또한 어려운 기술이나 시장 대응법을 설명한 뒤에는 만화 형태의 일러스트로 핵심 내용을 다시 정리해 두었는데, 전문 용어가 낯설거나 글이 잘 안 들어올 때 이런 그림들을 같이 보다 보면 내용을 훨씬 빠르게 이해하게 된다. 나중에 시장 상황이 바뀌었을 때 필요한 부분만 다시 찾아보기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기 투자 고수들의 생각은 결국 자기 자신을 얼마나 잘 다스리느냐에 달려 있었다. 단타라고 하면 단순히 손이 빨라야 하는 기술적인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시장을 예측하려 들기보다 가격 흐름에 맞춰 기계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절제력이 훨씬 중요했다. 특히 "고수는 손절로 살아남고 하수는 물타기로 죽는다"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절을 아까워하지 말고 '다음 기회를 얻기 위한 보험료'라고 생각하며 시스템적으로 대응하라는 조언은 쉽진 않겠으나 새겨야 할 말인 것 같다. 손절 타이밍을 놓쳐서 억지로 장기 투자자가 되어버리는 초보들의 실수를 짚어주는 대목에서도 많은 공감이 갔다. 주식은 감정이 아니라 가격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배우게 된 부분이다.

중장기 투자 전략 역시 실전적이다. 좋은 기업을 고르는 기준이나 PER, PBR의 이해 등 투자의 기초를 비전문가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주가가 하락할 때 공포를 느끼거나 매도 후에 주가가 오를까 봐 조바심을 내는 투자자의 심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대목에서는 스스로의 투자 습관을 돌아보게 된다.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믿고 시장의 변동성을 견뎌야 한다는 조언은 투자자가 갖춰야 할 자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단번에 부자가 되는 비법보다 시장에서 흔들리지 않고 오래 살아남는 법에 집중한다. 자본은 목표가 아니라 삶을 위한 수단일 뿐이며, 몸과 마음의 평정심이 유지되어야 올바른 판단이 가능하다는 저자의 철학도 공감된다. 주변의 소란스러운 분위기에 휩쓸려 나만의 원칙이 흔들릴 때, 투자자로서의 자세를 다시 점검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결국 투자도 자신에게 맞는 기준과 원칙을 얼마나 꾸준히 지켜가느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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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를 전하며 - 헤르만 헤세 x 빈센트 반 고흐 세계문화전집 1
헤르만 헤세.빈센트 반 고흐 지음, 홍선기 옮김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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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와 빈센트 반 고흐. 문학과 예술의 상징과도 같은 이 이름들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나와 같은 한 인간으로서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에 대해서는 딱히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특히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자른 특이한 천재 화가, 그런데 그림은 너무 좋다 정도의 인상이었고, 헤르만 헤세는 범접할 수 없는 대단한 문호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대단한 그들이 실제로 어떤 삶을 산 사람들이었는지를 들려준다.

이 책을 통해 만난 헤세는 내가 알던 이미지와 많이 달랐다. 그림과 음악에도 재능이 뛰어났고, 성경을 번역할 정도의 대학자인 외할아버지 곁에서 자란 우수한 엘리트였다는 점도 새로웠다. "시인이 되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며 신학교 담을 넘은 열네 살 소년이 어떻게 대문호의 길로 이어졌는지 그 과정이 흥미로웠다. 특히 그는 단순히 글만 쓰는 작가가 아니었다. 정원을 가꾸고 밭을 일구며 자연의 일부로 살았고, 전 세계 독자들에게 일일이 답장하며 직접 그린 수채화 엽서로 안부를 전하던,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애쓴 사람이었다.

그에 비해 고흐에 대한 발견은 더 의외였다. 여태껏 그를 그저 특이한 천재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그의 편지를 읽으며 그가 얼마나 안타깝고 아름다운 사람이었는지 절감하게 된다. 자신과 같은 날, 같은 이름으로 태어나 바로 사망한 형의 묘비를 보며 자라야 했던 유년 시절부터 그의 삶은 안쓰러웠다. 광부들에게 자신의 겉옷을 벗어줄 만큼 깊은 열정을 보였던 전도사 시절의 모습에서도 그가 세상과 사람에 대해 얼마나 순수한 진심을 가졌던 사람인지 새삼 알게 되었다.

하지만 묘하게도 그 진심은 세상과 제대로 맞닿지 못했고, 그 괴리 속에서 스스로를 자책하는 고흐를 보며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유일한 소통 창구였던 동생 테오가 있어 다행이었지만, 형이 떠난 지 6개월도 안 되어 서른넷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테오를 보면 이 둘은 형제를 넘어선 공동운명체가 아니었나 싶다. 그들의 우애가 안타까우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결국 헤세는 세상 모든 독자에게 안부를 물으며 스스로를 살려냈지만, 고흐의 안부는 오직 동생 테오라는 단 한 사람에게만 향해 있었다는 점이 차이였다. 헤세가 참 지혜로웠다는 생각과 함께 고흐에게는 연민이 많이 느껴진다. 그에게 "왜 조금만 더 용기를 내보지 그랬어"라고 말해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면서 나는 이 두 사람 중 어느 쪽인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전혀 몰랐을 헤세와 고흐의 삶을 들여다보고 나니, 그들의 작품이 더 이해되는 것 같다. 고흐의 그림을 더 깊이 있게 볼 수 있을 것 같고, 헤세의 작품들이 더 가까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이제 어디에서든 이들의 이름과 작품을 만난다면 예전과는 다른, 잘 아는 사람을 만난 기분일 것 같다. 대단한 예술가로서가 아니라 인간 헤세와 사람 고흐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깊은 산책을 한 것 같아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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