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철학이 된 영화
심광현.유진화 지음 / 희망읽기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영화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1인이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의 출간은 반가운 일이다. 영화교육이 개인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겐 이 책이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줄 것이다.

 미디어의 변화에 따라 유튜브교육과 같은 미디어 교육이 부상하고 있지만 영화교육의 입지는 오히려 흔들리고 있다. 짧은 영상 만들기, 유튜브 콘텐츠 만들기가 교육의 주를 이루는 가운데 ‘영화’를 배워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잃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왜 영화교육이 필요한지 이 책은 알려준다.

물론 이 책은 영화교육에 대한 직접적인 책은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은 영화가 대중의 철학임을 밝히며, 현대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개인, 사회와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전개에서 드러나는 영화의 중요성은 곧 영화교육의 중요성을 가리키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영화교육의 교본으로서도 매우 훌륭하다. 이 책의 치밀한 영화 분석(미분과 적분, 수평축과 수직축을 아루르며, 인지과학과 철학을 포괄하고 있다)은 그 자체로 영화교육 커리큘럼이라고 할 만큼 체계적이며 통섭적이다.

 책의 1부에서는 영화의 역할에 대해 정신분석학, 인지과학 등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영화 분석틀을 독자는 익힐 수 있다. 책이 말하는 영화를 거칠게 압축하자면 ‘<현실의 모순>과 <소원-성취꿈>과 <영화-이야기>가 역동적인 계주를 펼친 것’(p.42)이다. 따라서 영화가 드러낸 모순에 대해 대중이 유토피아적 대안을 형성하게 할지, 이데올로기적 봉합에 그치게 할 지 정하는 데 영화의 역할이 있다. 2부에서는 구체적인 역사지리적 콘텍스트, 장르적 콘텍스트와 함께 분석한 것이 나온다. 천만영화가 한국 정치사회의 이행기와 맞물려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하고 있으며 헐리우드의 SF영화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있다. 영화가 대중의 철학임을 증명하는 동시에 구체적인 콘텍스트와 영화에 대해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가르쳐주는 교안이 되기도 한다.

 1부와 2부가 영화교육의 교안으로 느껴졌다면, 3부는 영화교육에 참여하는 대중의 능동적 활동을 지켜보는 듯 했다. 학자의 체계적 구성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영화를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새롭게 구성하는 대중의 글쓰기를 3부에선 만나준다. 두 저자의 상호작용의 결과물은 이 책이 이론뿐만 아니라 실천도 함께함을 보여준다. 영화교육 현장에서 이론과 실천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3부는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