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육아 - 철없는 딸바보 아빠의 현실밀착형 육아 에세이
제임스 브레이크웰 지음, 최다인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육아에 지친 부모들이여, 이 책을 보고 오늘은 좀 웃어라


어느 때보다 결혼을 하지 않는 시대. 얼마 전 발표된 채 1명도 되지 않은 출산율까지 발표되면서 결혼과 양육의 문제를 놓고 점점 더 풀리지 않는 국가적 숙제가 되고 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는 어려운 양육 환경이 문제가 될 터. 분명 육아라는 건 힘들 긴 하지만 삶에 엄청 큰 의미를 전해준다는 글귀를 어디서 본 기억이 난다.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벗어나 즐거운 양육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p.14

그렇다고 세계 최고의 부모가 될 필요는 없다. 평소보다 약간 덜 한심한 정도면 충분하다. 솔직히 말하면 그마저도 쉬운 일은 아니다. 평화로울 때조차 우리 부모들은 하루하루 간신히 버틴다. 


무심한 듯 던지는 문체. 그리고 너무나도 단순하게 그려진 그림과 말풍선조차 없는 말은 도대체 무엇일까? 육아 에세이라고 하면 대부분 아이를 키우면서 잘 기르는 노하우와 키워 나가는 과정이 담겨 있는데 ≪좀비 육아≫는 조금은 독특하다. 그리고 자주 등장하는 좀비 아포칼립스. 좀비에게 뜯기지 않기 위해 특별한 마음으로 이 책을 대해야 한다.


p.86

고기를 먹는다는 선택지가 사라졌으니 이제 텃밭을 가꿀 시간이다. 다행히도 땅은 부족하지 않다. 문명사회가 무너졌으므로 마당 경계를 까다롭게 따질 이웃도 없다. 옆집 마당도 필요한 만큼 활용하면 된다. 먼저 문을 두드려 이웃이 죽었는지 확인하는 예의를 갖춰라. 좀비로 변했다면 처치해야 하므로 무기도 챙겨가라. 하지만 인간이라면 죽이면 안 된다. 그건 이웃답지 못한 행동일뿐더러 반상회 규칙 위반이다.


아이들은 편식하고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등 좀처럼 말을 듣지 않는다. 평범한 사회에서 통용되는 사회적 관념이나 규칙은 적용되지 않는다. 다른 육아 책의 경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쓰였다. 그에 비해 이 책은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법. 조금은 무덤덤한 마음에서 흔히 말하는 팩트를 날리고 현실적인 타협을 말한다.


p.287

종말 이전에 엉덩이 때리기에 관해 어떻게 생각했든 간에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체벌은 최후의 수단으로만 활용해야 한다. 소음은 좀비를 끌어들이고, 거의 힘을 주지 않고 시늉만 해도 아이 울음소리는 열 배 이상 커질 것이다. 


과연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만만치 않음을 깨닫게 하면서도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같이 만들게 하는 책이다. 무엇보다 좀비가 돌아다니는 특수한 상황에 육아라는 상황을 적용한 것도 기발하고 솔직함이 잘 녹아져 있는 책이다. 특히나 마지막 부분에 이 책을 쓴 동기가 금전적이었다는 부분이 얼마나 솔직하게 적혀있는지 잘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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