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여행자에게 - 여행을 마친 뒤에야 보이는 인생의 지도
란바이퉈 지음, 이현아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우린 모두 떠도는 사이에 어른이 된다


멀리가든, 돌아가든, 늦게 가든 모든 것이 허용되는 것. 배낭에 담은 걸로 삶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이것은 바로 ‘여행’이다. 과거 거창한 일정을 잡고서 떠나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까운 곳이라도 잠깐의 여유를 찾고 떠난다면 그것 또한 근사한 여행이 될 수 있다. ≪돌아온 여행자에게≫에서 여행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자.


p.15

갭이어는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 여행자는 대부분 인생의 갭에 부딪혀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외부 세계에서 답을 찾기로 한 경우다.

갭이어 여행보다 인생의 갭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나도 인생의 갭을 만나서 떠난 경우이기 때문이다. 그저 갭이어를 갖기 위해서 떠난다면 조만간 진짜 갭에 부딪힐 것이다.


계획한 여행도 있지만 벗어나고 싶어 훌쩍 떠나는 여행도 있다. 잠깐 회피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지만 잠시 미뤄둔 것일 뿐 여행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팍팍한 삶에서 여유 없이 지내는 우리에게 여행은 분명 인생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선택지 중 하나인 건 분명하지만 진정한 갭이어가 아니라면 여행은 답이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여행이 끝난 뒤 생활에서 실제로 변화하는 것이다. 낯선 사람을 꺼리던 사람이 여행 후 낯선 이를 돕고 통제받기를 싫어했던 사람이 자신을 존중하는 법을 깨닫고 스스로에게 주도권을 주며, 겁 많았던 사람이 스스로를 믿고 용기를 내는 것이다.

상처받고 괴로워했던 일들을 되돌아보고, 쓰러진 자기 자신을 부축해 일으켜 세우며, 생활의 작은 부분을 변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여행에서 돌아와 제일 먼저 할 일이다.


여행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여유를 갖고 변화하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여행을 갔다 온 뒤 변화된 점이 있어야 한다. 여행 자체를 가는 것이 용기이고 결과를 통해 과연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여행은 학교에서 이론을 배우는 것과 달리 실제로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여행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을 배우고 만나서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즘 관광 명소를 떠나는 게 아니라 실제 그 지역 사람을 만나고 경험하는 여행이 점차 대세로 떠오르고 있고 얼마간 실제 거주하면서 하는 여행 역시 많이 이뤄지고 있다.


p.161

아이에게는 세계 일주보다 지금 손에 쥔 과자 하나가 더 중요하다. 세계 일주 항공권을 쥐어주어도 아이는 아무 생각 없이 그것을 찢어버릴 것이다. 어른이 평생 노력해서 세계 일주의 꿈을 이뤘다고 해도 아이 눈에는 하찮을 뿐이다. 아이는 그 자리에서 장난치고 놀면서 어른의 세계 여행 같은 즐거움을 얻는다. 아이는 어른보다 어리석지 않다. 그들은 현재를 즐길 줄 알고 용감하다. 앞으로 ‘여행을 해야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고 고집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이렇게 말해주겠다. “용기 있는 모습은 세계 여행을 떠나는 게 아니라 넘어진 다음에 다시 일어나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겁은 많았지만 오히려 용기 있는 실행을 많이 한 것 같다. 실패가 두렵지 않았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른이 되어서 여행을 갈 수 있는 여력이 생겼지만 조금만, 조금만 더 미루게 되면서 스스로에게 변명을 만들었고 결국 기약 없는 여행이 되었다. 책을 통해 느낀 건 여행이라는 게 참 많은 것 같다. 뺄셈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문구가 특히 잘 와 닿았는데 지금 미루지 말고 여행을 계획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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