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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코드 - 이동준의, 베를린 누드 토크
이동준 지음 / 가쎄(GASSE) / 2010년 4월
평점 :
고등학생 때 나는 전세계 20살에게 나라에 대한 선택권을 주고 5년 동안 약간의
학비와 공동주택과 그 나라 의료보험을 주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생각이지만, 혼자 이런 공상에 빠져 어떤 나라로 할까 무척 고민했다. (내가 정한 이름 하여 ‘생애첫나라선택권’)
내가 최종 선택한 나라는 네델란드였다.
이유는 단순했다. 유럽 최초로 아니 전세계에서 최로로 동성애와 동성애 결혼을 인정한 나라. 다른 이유는 자전거도로가 활성활 되어 있는 나라여서 이다.
도대체 동성애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기에 그런 생각을 했을까?
(참고로, 난 여성이고 이성애자 같다. ‘같다’라는 말은 쓴 것은 100%로 확신할 일이 의외로. 정말 의외로 아주 작다. 생의 끝까지 가봐야 확실히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때는 지금 내가 사는 곳과 다른 곳, 다른 제도가 있는 곳을 무작정 동경했던 거 같지만, 되짚어 생각해 보면, 동성애를 법적으로 인정해주는 나라는 그 만큼 다른 제도 역시 관대할거라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곳 같다라는 생각, 인간에 대한 관대한 시선이 있는 곳.
거기서 자유를 느꼈다.
당신이라면 어떤 나라를 어떤 이유로 선택하겠는가?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불현듯 고등학교 때 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런 제도는 없고(아~유럽은 약간 비슷한 제도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 인접한 각 나라의 대학들이 학생교환제도를 통해 다른 나라에 임시 거주할 수 있는 제도로) 난 여전히 해외로 가는 비행기를 한 번 탄 적이 없다.
그래서 항상 책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한다.
여기 그런 책이 있다.
그는 베를린을 선택했고 그의 말에 의하면 베를린은
<틈새가 많은 도시, 자유롭고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라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생맥주와 소시지가 유명하고 저렴한 나라.
들어보자, 그가 20대에 선택한 나라의 이야기를.
물론 그는 독어를 전공해서 혹은 그가 좋아했던 작가가 살았던 곳이여서 독일을 선택했을 수 있지만. 지금 그는 자신의 필연적 이끌림이 있었던 독일 베를린에서의 20대 때의 자기 자신의 얘기를 한다. 그리고 당당히 자신의 생애 2번째 나라를 소개하면 행복해 한다.
나도…..나도 그런 나라가 그런 도시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