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할 만한 책

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 선언
조영남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월

한동안 한류바람과 한일우정의 해가 설정되면서 한일관계가 부드럽더니 독도문제 때문에 다시 차가워 졌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현실은 거의 한나라 처럼 지내는 EU나 북미처럼은 아니더라도 동북아시아 4국(북한을 포함한)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것의 저의 기본적 생각이고, 가끔 갈등은 있을지언정 백년을 내다볼 때 우호적 관계로 가야 결국은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에 누구나 공감하실 겁니다.

그런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해 잘 알아야 친해 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우리는 일본의 나쁜점이나 과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잘 배워 왔습니다. 하지만 장점은 잘 모르지요.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해 버리면 곧 우리의 단점을 인정해 버릴 수 있는 위험(?)때문이지요.

이 책은 조영남 님께서 가장 일반인의 입장에서, 편하고 솔직하게 일본의 장점을 인정하고 나아가 그들과 대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여진 책 같습니다. 제목이 조금 거슬리지만 오히려 그것때문에 더 한발자국 뒤에서 필자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사실감도 있구요. 또한 책의 실제 내용은 곳곳에서 필자의 우리사회와 국가에 대한 절실한 애정을 깊게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방면에서 왕성한 활동과 저술을 해온 필자의 글솜씨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요즘같이 갈등과 반목이 심해지는 이때에 오히려 이 책을 통해서 반일과 친일을 넘어 동반성장의 가능성과 서로의 장점들을 성찰함으로써 우리 스스로의 성장의 받침목으로 삼자면 너무 허왕된 저만의 생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