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즘의 역설 - 상상의 공동체에서 오타쿠까지
오사와 마사치 지음, 김선화 옮김 / 어문학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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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명용사의 비는 있지만 무명 공산주의자, 무명 페미니스트의 비는 없다. 생각해보면 이상하지 않은가?

  내셔널리즘은 괴이한 현상이며 내셔널리즘이라는 다섯글자는 생각할수록 수수께끼 가득한 키워드이다. 굳이 앤더슨의 주장을 빌리지 않고도 국가라는 것이 상상의 공동체이며 공동환상이라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우파조차 수긍한지 오래이다. 내셔널리즘을 비판하는 자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상의 공동체만을 앵무새처럼 떠벌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러한 상상과 환상이 실재적 유효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글로벌한 다문화주의를 거칠수록 내셔널리즘은 상대적으로 약화되기는 커녕 더욱 강화될 뿐이다. 왜 그럴까?

  이 책내셔널리즘의 역설은 내셔널리즘의 이러한 역설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 묻고 있다. 저자는 보편성/특수성의 대립의 탈구축적 관점에서 내셔널리즘을 고찰한다. 특히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웠으며 쉽게 읽히면서도 가장 압권이었다고 생각하는 장은 제 5장이다. 현재 일베나 오타쿠 등 젊은이들의 보수화(우경화) 경향을 보면서 그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늘 궁금했는데, <에반게리온>이나 <코드기어스> 등의 세카이계 작품의 상상력을 즐기는 오타쿠의 특성과 현대 내셔널리즘의 상상력을 유비시키면서 논의를 전개하는 저자의 필치는 박진감 있고 신선했다. 지젝이나 레비나스 등의 사상가부터 오타쿠까지 섭렵하는 저자의 내공이 놀랄뿐이다.

  내셔널리즘을 다루면서 내셔널리즘을 다루지 않는 이 책이야말로 역설이다!!

  내셔널리즘이 궁금한 자나 내셔널리즘이 궁금하지 않은 자 모두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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