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가 간다 마음속 그림책 12
박종채 지음 / 상상의힘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꺼비가 간다출판사의 책 소개에서

"이 그림책은 처음 2014 4 16일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해 그려졌습니다"라고 친절하게 소개해 주셨지만,

저에게는 다소 친절하지 않은 소개였다고나 할까요. ^^;;

오히려 왜 두꺼비이지? 라는 궁금증이 생겼으니 말이죠.

그래서 전, 저에게 익숙하지 않는 생물, 이 그림책의 주인공인 '두꺼비'를 검색해 봅니다.

두꺼비.

이 생소한 두꺼비는, 사실 예전에는 우리나라 전역에 서식하는 생물로,

주로 저산지대의 밭이나 초원, 즉 땅에 살았다고 하네요.

어디서든우리 사람들의 삶 속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생물이었다니...!

그래서 그런지 우리의 옛이야기나 설화에 많이 등장한다고 하는데요,

이야기 속의 두꺼비는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동물이자 신비한 능력도 갖춘 동물로 묘사된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콩쥐팥쥐에서도 두꺼비가 깨진 장독대 밑을 막아주지 않았나요?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라는 노래도 생각이 납니다.

이처럼 우리와 아주 가깝고도 친근한 생물이었네요.

지금은 거의 볼 수 없지만요.

이렇게 두꺼비에 대해 알고 보니 [두꺼비가 간다] 그림책이 조금 달라 보입니다.

[두꺼비가 간다] 그림책은 두꺼비들이 산란기를 맞이하여,

살고 있었던 땅에서 연못으로 가는 여정을 그린 그림책입니다.

길이 순탄하면 좋으련만, 가는 과정이 순탄치 않습니다.

비도 오고 가시 덤불 사이도 헤치며,

또 두꺼비를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동물들 눈도 피해서 가야 하거든요.

하지만 더욱 두꺼비들을 지치게 만들 수 있는 건,

바로 높디 높은 건물들과 철조망, 찻길 등인 것만 같네요.

누군가의 힘과 권력으로 두꺼비들의 삶의 터전을 바꾸어 버렸으니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꺼비들은 꿋꿋하게 계속 행진을 이어 갑니다.

이제서야 왜 이 그림책이 세월호 참사를 겪은 유가족들을 위한 그림책인지 알 것만 같습니다.


저는 유가족들의 아픔을 잘 이해한다고

그리고 그 깊은 슬픔과 통곡을 공감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 일은 겪어보지 않은 이상, 정말 상상도 하지 못할 사건이었으니까요.

아마 어느 누구도 그분들의 아픔을 충분히, 100프로 헤아릴 수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에게도 인생이라는 길이 아직 남겨 있다는 것은 있지요.


박종채 작가님은 그 부분을 말씀하고 싶으셨던 것일까요?

삶이 고단함의 연속으로 나를 깊숙이 찌르더라도

우리는 꿋꿋이 이 길을 헤쳐 나가야 함을,

아니 어쩌면 갈 수밖에 없음을 두꺼비들의 행진을 통해 보여 주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행인 건 두꺼비들은 혼자 가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한 마리의 두꺼비가 두 마리가 되고, 두 마리가 세 마리가 되고,

두꺼비들은 점점 늘어가게 되죠.

그들의 여정이 홀로가 아닌 함께였다는 사실에 조금 마음이 안심되네요.

마음 깊이 그 아픔을 헤아릴 수는 없지만,

남겨진 분들에게 우리의 응원과 지지가 힘이 된다면,

그 행진이 어쩌면 조금은 덜 고단해지지 않을까요?

마른 사막길에 단비처럼 말이에요.

멈추고 싶을지도 모르는 두 다리에 조금이나마 힘을 나누어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저만의 착각이 아니길 바래 봅니다.



2014 7 16 오후 3

세월호에서 살아남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 42명이 국회에 도착했습니다.

아이들은 7 15 오후 5 수업을 마치고

안산 단원고등학교를 출발해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47km 22시간 동안 걸어서 왔습니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한가운데 서기로 했습니다.

책을 세월호 유가족들과 세월호를 기억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칩니다.

박종채 작가님의 말 [두꺼비가 간다], 상상의힘



아이들의 삶이 앞으로는 행복이 가득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온몸으로 느꼈을 그때의 공포와 불안감이 없어질 것이라고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에요.

하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걸어나가 보자고,

살아나가 보자고 얘기해 주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남겨진 삶의 본질이자 이유이기 때문이죠.


글 없는 그림책이지만 '', '두두둥', '둥둥 덩덩', '두둥 두둥' 등의 

음성어가 쓰여 있습니다.

행진의 북소리 같은 그 깊은 울림을 상상하며 그림을 보고 있자니

두꺼비들과 유가족들의 행진을 응원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제가 느꼈던 [두꺼비가 간다] 그림책 응원의 힘이 유가족 분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결코 혼자가 아님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행진에 지치고 힘이 들 때, 손을 잡아줄 누군가가 옆에 있을 것입니다.

함께이기 때문에 이 길이 덜 고단하기를 바래 보아요!



♣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되지 않는 여자, 애디 라뤼 뒤란에서 소설 읽기 2
V. E. 슈와브 지음, 황성연 옮김 / 뒤란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며칠 전 첫째 아들이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나는 내 흔적을 세상에 남기고 싶어. 그게 그림이든, 글이든, 음악이든, 할 수 있을까?"



그냥 흘려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아이의 말에 한 사람이 생각납니다.
바로 
애디라뤼.
제가 흠뻑 빠져 버린 사람기억되지않는여자애디라뤼 의 소설책 주인공입니다



누구도 나를 기억할 수 없는 삶.
어떠한 것도 나의 것이 될 수 없는 삶.
이게 가능한 삶일까요?

그녀는 어떻게 300년이라는 시간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일까요?
그리고 그녀는 정말 기억되지 않은 삶을 살았던 것일까요?



그러고 보니 인간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욕망이 강하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방식은 사람마다 다양하여 어떤 이는 결혼을 통해, 어떤 이는 자신의 일에 몰두하여 성공하면서또 어떤 이는 일기를 쓰면서, 또 어떤 이는 작품을 남김으로써 등 어떤 방식으로든 누군가가 자신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요즘 시대에 "관종"이라는 단어가 괜히 나온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싶은 욕망이 어느 정도 잠재되었기 때문에 이런 단어가 나오는 게 아닐까요?
그게 가족이든, 친구이든, 아니면 대중이든 간에요.



저 역시 이렇게 글을 끄적이고 있는 것을 보니, 누군가가 나의 생각을 공감해 주고 인정해 주는 것을 원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결국 나의 흔적을 알아봐 주길 원하는 것이지요.
그러니 살면서 기억되지 않는다는 건 산다는 것이 아니겠지요.
기억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어느 누구에게도 가까워질 수도, 속할 수도 없으며, 나아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생각은 기억보다 훨씬 생명력이 질기고 뿌리내리는 게 더 빠르지"



하지만 애디 라뤼는 300년 동안 사람들에게 기억되지는 못할지언정 잊혀지지는 않았습니다.
기억될 수 없는 뤽의 저주를 받았지만 그녀는 끝끝내 굴복하지 않았고, 오히려 매 순간마다의 운명을 맞서고 스스로 개척하여, 결국 오래 잊혀지지 못할 주인공이 되어 버렸죠. 특히 2014, 작은 책방에서 일하는, 자신을 기억하는 "헨리"를 만나게 되면서 더더욱 그 존재성을 폭발 시킵니다. 헨리는 어쩌다가 애디를 기억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사실 저는 악마 ""이라는 캐릭터에 더 빠져 버렸습니다.
처음엔 애디의 영혼만을 빼앗으려고 했던 그가 점점 애디 라뤼 자체에 빠져 버렸듯이 저 역시 그녀에게 빠져버렸으니까요. 그리고 어쩌면 
뤽 역시 애디를 통해 기억해지고 있기에, 서로 존재를 기억하며 지내는 것에 대한 의미를, 그 즐거움을 알게 되었던 것은 아니었을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애디가 영혼을 포기하는 즉시 뤽 또한 누군가에게 절대 기억될 수 없으니 말이지요. 그 역시 이제는 기억되지 않음에 두려워진 게 아닐까요? 서로에게 존재됨의 의미를 지난 300년 동안 애디를 바라보며 느끼게 된 건 아니었는지 저는 생각해 봅니다.



작가, 빅토리아 슈와브는 이번 소설을 통해 '존재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예술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예술이야말로 가장 아름답게 흔적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이 또 어디 있겠냐고 말하는 것 같네요. 자신의 아름다운 흔적을 보았기에 애디 라뤼 역시 자신의 외로움을, 공허함을, 그 고단함을 모두 이길 수 있었지 않았을까요?



다시 벌써부터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저의 아들이 생각납니다.
그러고 보니 애디가 아버지를 따라 비용을 떠나 도시 르망을 구경한 나이도 일곱 살이었네요.
아무리 뤽이 저에게 매력적인 캐릭터라 하더라도 제 아들과 거래를 하게 놔둘 순 없겠지요.
아이가 자신의 아름다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자신의 흔적을 자유로이 남길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드니 말이에요.



아름다움을 보면 아름답다고 느끼고그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제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아주 맛있게, 음미하며 푹 빠져 읽었어요!
한동안 마음에 그 흔적이 오래, 그리고 깊게 남을 것만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애디 라뤼를 만날 수 있게 해 주셔서.
행운이었어요. !



♣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두를 위한 그림책 47
기쿠치 치키 지음, 황진희 옮김 / 책빛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책 [] 표지를 보자마자 눈 내리는 겨울이 기대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날씨가 따뜻한 걸 보니, 정말 눈이 올까?라는 생각도 드네요.
지구가 기회 변화로 인해 점점 더워진다는 이야기가 우리 피부로도 직접, 이렇게 느끼고 있으니 말이죠.
그래서 그런 건지 저는 그림책 [] 표지 그림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흰 눈이 펑펑 내리는 어느 숲 속에 아직 겨울을 준비하지 못한 것 같은 토끼 두 마리가 어디론가 뛰어가는 모습은 저의 눈엔 그저 아름답게만 느껴졌거든요.


첫인상이 강해서인지 저는 이 그림책을 보고난 후에도 그냥 그저 아름다웠어요.
수채화로 그리신 듯한 이 표현 방법이 눈 내리는 아름다운 세계를 더욱더 환상적으로 보여주는 것만 같았거든요. 눈 뿐만 아이라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들, 아이들, 그리고 이 숲이 왠지 모르게 정감 가고 따뜻하게 느껴지니 말이에요.

 

 


바람에 춤추는 눈.
솜사탕 같은 눈.
점점 하얘지는 세상.
그리고 그곳에는 오직 하얀 소리뿐.

 


 

엄마의 눈에는 그저 아름다운 그림책이 아이들에겐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엄마, 그림책이 슬픈 같아. 마음이 좀 그러네...

 


 

그림책 []을 보며 올겨울 그림책처럼 하얗고 예쁜 눈이 펑펑 내리기를 기대하는,
그래서 신나게 아이들과 그 속에 파묻혀 놀기만을 기대하는 엄마에게
아이들은 숲속 동물 친구들의 모습이 마음에 걸렸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인간에게 펄펄 내리는 하얀 눈은 한 겨울의 아름다운 이벤트일 수 있겠지만,
숲속의 야생 동물들에겐 또 다른 혹독한 시기를 버터 내야 하는 삶, 그 자체일 수 있겠네요.
아이들은 기쿠치 치키 작가님의 그림책 []에서 아름답게 내리는 눈 보다 펑펑 내리는 눈 속 사이사이에 보이는 동물 친구들의 두려움과 불안이 먼저 보였나 봅니다.
아름다운 자연 현상에도 그것을 바라보는 대상에 따라 여러 감정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순수한 눈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기에 느낄 수 있었던 것일까요?
아름다운 아이들의 마음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
오히려 엄마가 아이들에게 배우는 순간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올겨울 눈이 펑펑, 그것도 함박눈이 내리길 기대해 봅니다.
그림책 []의 겨울 숲 장면이 저희 동네 아파트 단지에도, 그리고 집 앞 호수 공원에도 연출되었으면 좋겠어요. 그 또한 자연의 순리이니까요.

 

 


그림책 []의 곰 가족이 소복이 쌓인 눈 덮인 땅속 아래 겨울잠을 자며 겨울을 지내듯이 다른 동물들도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이 겨울을 이겨 낼 것만 같습니다.
아마도 그렇기에 기쿠치 치키 작가님은 눈을 노란색, 분홍색, 초록색 등의 고운 색으로 표현하신 게 아닐까 싶네요. 그 생명력을 응원하시면서요.

 

 


우리의 이번 겨울도 응원해 봅니다.
어쩌면 차가워진 자연을 제대로 즐기는 것이야 말로 따뜻한 추억을 남기는 일일테니까요.

 

 



 

♣ 책빛 서평단으로 활동하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랙터도 데려가!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3
핀 올레 하인리히.디타 지펠 지음, 할리나 키르슈너 그림, 김서정 옮김 / 북극곰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책 표지만 보아도 아이의 결의가 느껴집니다. 검은색의 굵직한 선으로 그려진 트랙터 안에 삐죽삐죽 머리가 선 아이가 운전대를 잡고 있는 모습이 참 재미있네요. 자신보다 큰 운전대를 어떡해 해서든 잡아보겠다고 하는 의지가 제가 있는 곳까지 느껴지니까요. 표지 한 장 보고 있는데 정말 아이는 트랙터를 꼭 데리고 가야 하나 봅니다. 그런데 대체 어디로 데려가야 하는 것일까요?



표지를 펼치니 아주 주~~~황색 바탕에 다양한 트랙터들이 패턴 모양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번에도 굵직한 검은 선으로 그려져 있네요. 트랙터가 이렇게 다양한 모습이 있었다니요. 트랙터에 대한 아이의 지극한 사랑이 벌써부터 느껴집니다.



아이네 집은 이사를 가나 봅니다. 도시로 말이지요.
하지만 무슨 연유인지 아이의 엄마는 트랙터는 놓고 가자고 했나 봅니다.
속표지에 그려진, 이사 박스 안의 트랙터를 보았을 때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처럼 보였는데 말이지요. 아마 엄마는 이사를 가면서 이것저것 불필요하다는 물건을 처분하고 가고 싶었나 봅니다. 저도 예전에 이사할 때 한 트럭 정도의 분량의 짐을 정리하고 버리고 옮겼거든요.
왜 있잖아요~ 새 집에 가면 산뜻하게 가고픈 주부의 마음??
(
요새 미니멀 라이프 시대이기도 하고요.. ^^;;;;)



하지만 아이가 이런 엄마의 마음을 알 턱이 있을까요?
아이는 노래를 부릅니다.



"난 하나만 있으면 돼. 트랙터 말이야. 트랙터 없으면 세상이 무슨 재미야.
트랙터도 데려가안 그러면 난 꼼짝도 안 할 거야."



아이의 엄마도 보통이 아닌 것 같네요.
이사 가는 도시에서는 트랙터가 할 일이 없으니 놓고 가자고 아이를 설득하네요.
하지만 아이는 계속 고집?을 피우는 것만 같습니다.
트랙터를 가지고 가야만 하는 수십 가지의 이유를 대고 있거든요.



도시에 트랙터를 가지고 가야 하는 이유, 떠오르시나요?



이런 아이의 모습을 보니, 저는 저희 아이들이 외출할 때 꼭 하나둘씩 챙기는 것들이 생각납니다.
특히 여행을 갈 때 저희 딸은 온갖 인형들을 죄다 가져가려고 해요.
"
내가 소중하게, 아끼는 인형들이야. 혼자 있으면 외로울 거야."


아이들 짐도 여간 많은 게 아닌지라 그 부피가 큰 인형들 만큼은 놓고 가고 싶은데 아이는 절대
절대 엄마의 뜻을 따라주지 않습니다. 하나는 가방에, 하나는 쇼핑백에, 하나는 차 안에, 하나는 자신이 안고 타면 된다고 하죠.
분명 여행 다니면서 더러워질게 뻔하면서도 저는 아이의 그 간절한 눈빛에 무너져 버리더군요.
(
집에 오면 분명 일거리를 더 얹어 주는 일인데도 말이지요.)



[트랙터도 데려가]의 아이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우리 아이의 목소리처럼 들립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트랙터를 가져가야 하는 이유를 댈 수 있는 아이의 모습은 무조건 인형들을 가지고 가야 하는, 결의에 찬 저희 딸이 오버랩되어 보였거든요.



그 앞뒤 안 가리는 무조건 적인 사랑, 애착.
사실 저는 언제 이런 순수한 마음을 가졌었나 생각해 보게 되네요.



그래서 그런지 트랙터를 가져가고 싶은 아이의 간절한 마음이 결국 엄마에게 닿기를 그림책을 보는 내내 응원하게 되더군요. '이렇게까지 원하는데 좀 들어주지.'라고 말하면서요.


그림책 장면 중에서 가장 인상이 깊은 장면이 있다면 바로 아이의 동물 친구들이 (사실 아이의 장난감일 수도, 아님 상상친구들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엄마를, 아니 엄밀히 말하면 독자를 쳐다보는 장면이었어요.



`이렇게까지 아이가 말하는데, 우리 친구 말 안 들어 줄 거예요? 좀 이해해 보려고 노력해 보세요!'
라고 느껴지는 건 저 뿐인가요? ^^;;;;;
뭔가 괜스레 찔려지더라고요.



아이가 트랙터를 데려갈 수많은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정말 트랙터를 가져가는 것에 성공했을지 궁금하지 않나요?
, 여러분이 엄마라면 어떻게 하셨겠어요?

이런 생각을 하면서 [트랙터도 데려가] 그림책을 본다면 훨씬~ 더 재미있을 것 같네요.



♣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아라, 마일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290
존 버닝햄 외 그림, 빌 살라만 글,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9 1 8, 어린이들의 영원한 친구였던 그림책 작가님, 존 버닝햄 작가님께서 우리의 곁을 떠나셨습니다저 또한 [지각쟁이 존]으로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접했는데요, 그 뒤 작가님의 작품을 볼 때마다 그분의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중 [마일즈의 씽씽 자동차]의 마일즈를 통해 저 또한 어린 시절의 저를 보게 되었답니다.

마일즈처럼 다소 까칠해 보이긴 했지만 꿈이 많았던 아이였기 때문일까요?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는데 엄마인 제가 마일즈를 통해 뭔가 뭉클하며 치유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그랬던 건지 마일즈가 이제 하늘을 난다고 하니 당연히 궁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날아라, 마일즈]

존 버닝햄 작가님의 마지막 그림책이라고 하니 뭔가 뭉클합니다.

[마일즈의 씽씽 자동차]의 마지막 장면에서 허디 아저씨가 빨간 비행기를 만들고 있었기에,

이번에는 마일즈가 비행기를 타 보게 된 것이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림책을 보는 내내 애틋해집니다.

이제는 그림책 표지만 보더라도 마일즈도, 존 버닝햄 작가님도 영원히 안녕.... 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요.



나의 남편 버닝햄은 마일즈에 대한 이야기를 썼어요.

마일즈는 우리가 무척 사랑했지만 몹시 까다롭기도 했던 강아지랍니다.

번째 마일즈 이야기는 <마일즈의 씽씽 자동차>에요.

그리고 번째 이야기 <날아라, 마일즈> 구상하던 , 존은 몸이 많이 좋아졌어요.

책을 마칠 없으리라고 느낀 존은 자기 대신에 <날아라, 마일즈> 마무리해달라고 내게 부탁했지요.

그쯤에 마일즈가 세상을 떠났어요.

나는 인생에서 더없이 소중했던 존재, 존과 마일즈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담아 책을 완성했어요.

헬렌 옥슨버리, 2021 [날아라 마일즈]



[날아라, 마일즈]에서의 마일즈는 이전과 많이 달라진 모습입니다.

예전처럼 공을 잡으러 달려가지 않고요,

산책할 때면 다리를 절름거리지요.

어떨땐 노먼과 앨리스가 불러도 못 듣는 경우가 많아진듯해 보였답니다.


까탈스럽던 마일즈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노먼과 앨리스는 이번에도 마일즈를 위해 즐겁게 해 줄 방법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옆집 허디 아저씨를 찾아가죠.

(이전에도 허디 아저씨는 마일즈를 위해 빨간 자동차를 만들어 주셨죠.)

친절한 허디 아저씨는 이번에도 마일즈를 위해 비행기를 만들어 줍니다. 마일즈가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말이죠.

땅으로 여행을 했던 마일즈는 이제 하늘 날며 여행합니다.

호수 위며, 바닷가 위며, 그리고 구름 속으로도... 훨훨 즐겁게 여행을 하네요.

하지만 마일즈의 몸은.... 정말인지 예전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마일즈를 위해 노먼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마일즈의 여행은 어떻게 끝이 날까요?


작가님은 떠났지만 그의 영혼은 제 마음 속 깊이 남아있음을 느낍니다.

특히 [날아라 마일즈]를 통해서 말이지요. 그리고 그가 행복하게 떠났음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처럼요.


저에게 [날아라, 마일즈]의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뽑으라면 노먼의 뒷모습입니다.

노먼은 마일즈를 뒤따라 가며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요?

노먼은 마일즈를 비행기 조종석에 앉히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노먼은 마일즈의 비행기가 출발할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요?

마일즈와 함께가 아닌, 혼자 집으로 돌아오는 노먼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노먼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저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노먼 역시 많이 아쉬웠겠지요.

하지만 그는 많이 슬퍼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노먼은 마일즈와 쌓은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통해 마일즈를 떠올릴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요?

존 버닝햄 작가님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우리는 그의 삶의 마침표에 존경을 담아 기분 좋게 보내드릴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감사하고 수고하셨다는 마음을 담아서요.



그리고 우리는 언제든 그를 만날 수 있지요.

작가님이 남겨두신 수많은 그림책들을 통해서요.


그러고보니 정말 다행이네요.

[날아라, 마일즈]를 통해 존 버닝햄 작가님과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었으니 말이에요.

그림책 독자로서, 존 버닝햄 작가님의 팬으로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