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이후, 『장자(莊子)』에게 묻다
김송희 지음 / LAMI인문과예술경영연구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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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이미 와 있는 4차산업혁명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해주었고, 인간이 더욱 빠르게 다가가게 만들었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장자莊子'의 사상을 통해 그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숙명여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베이징 대학교에서 「장자(莊子)와 한대문학(漢代文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재원으로 장자에 능통한 그녀가 장자의 사상을 통해 제시하는 코로나19와 그 이후 시대에 대한 혜안(慧眼)은 글을 읽는 독자에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제공해 준다.

 

Part1 4차 산업혁명시대와 춘추전국시대의 배경

                         

 

1장에서는 현재 시대와 장자가 살았던 춘추전국시대를 비교한다.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현 시대는 4차산업혁명의 시작으로 이것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 되고 있다. 그 특징을 살펴보면 소유권이라는 개념의 전락(갈수록 소유권은 구시대적 개념으로 전락하고 공유의 시대가 올 것이다.), 모든 경계가 사라지고 수직적 질서와 개념이 사라짐, 지적 재산의 포화 상태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고 기존의 아이디어의 융합으로 인한 창의로 볼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새로운 시대의 변화보다 이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인간성의 파괴, 인간의 물질화 등 자본과 권력을 더 가진 자들의 덜 가진 자들에 대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걱정한다. 저자는 이것을 춘추전국시대와 연결지으면서 그 당시 살았던 장자가 제시했던 사상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춘추전국시대에 물질 분배의 불공평, 도의의 타락, 인성의 매몰, 인륜 질서의 파괴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것 같다. 장자는 이런 시대에 자연에 순종하고 자연만물과 혼연일체를 이루어야 그 안에서 참된 자유와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1장에서는 장자의 사상을 구체적으로 많이 드러내지 않고 자연만물과 혼연일체 정도로 내용을 마무리한다.

 

Part2 「장자」의 통찰력으로 보는 4차 산업혁명 이슈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융합의 시대로 인간과 기계, 자원이 직접 소통해야 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앞으로는 넘쳐나는 정보의 융합으로 새로운 지식이 창출되는 시대로 누군가 한 사람의 지식이나 하나의 가치만을 추구하는 것은 편견이나 오류에 빠지게 된다. 이는 결국 뛰어난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여러 지식들, 여러 사람들을 융합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것이 중요해 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갈수록 특정 전문인, 지식인의 입지는 좁아진다. 그렇기에 앞으로는 편견 없이 수용의 미덕을 갖춘 사람들이 인재로 부상할 것이다.

 

이와 같이 앞으로 다가올 시대의 인재는 나혼자만 잘나서 남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을 존중하고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과 화합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사람들이 인재로 부상할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사례로 2020년 한국인의 안방을 장악한 「미스터트롯」을 예로 든다. 이 방송은 엄청난 인기를 누렸는데 그 이유가 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평안을 주었기 때문이다. 내 지인은 마음의 상처가 있는 분들이 「미스터트롯」을 보고 마음의 위안을 얻고 힘든 시기를 이겨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나에게 질문한 적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 프로를 안 봤기 때문에 나도 그 질문에 대해 궁금했었다. 그런데 그 해답이 이 책에 나와 있었다. 그 이유는 "첫째, 한결같이 각자 어려운 환경을 딛고 트로트에 대한 꿈을 위해 달려온 사람들이란 점. 둘째, 사람들과 교감과 소통을 잘하는데 특히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시청자들에 대해선 눈물을 흘리며 공감하는 정서가 뛰어났다. 셋째, 함께 출연하는 경쟁구조 속에서도 서로를 다독이며 격려할 줄 알았다. 넷째, 새로운 출연진들과도 친화력이 대단했으며 기존의 우울한 트로트가 아니라 밝고 건강하게 부르면서 겸손할 줄 알았다."라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프로가 왜 성공했는지 깨닫게 되었고 미래 사회의 인재가 어떤것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Part3 디지털 시대의 변화와 혁신적 이슈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권위적이고 유교적이며 주종관계가 뚜렷한 시스템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의 조직은 4차산업혁명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는 공생만이 살아남으며 언택트인 것 같지만 온택트에 의한 공유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4차산업혁명과 빅데이터 시대는 소셜미디어, 모바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가 핵심 기술로 이는 사람들의 소비와 행동 양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교육과정도 변화되고 있는데 핀란드에서는 소통(communication), 창의성(creativity),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협업(collaboration)을 강조하는 주제로 수업과정을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말레이시아 일부 지역은 문제해결 능력, 팀워크, 네트워크 등을 교과과정에 포함시키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해 미국의 실리콘 밸리, 우크라이나,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에 확대되고 있는 IT 인재 사관학교인 '에콜 42'는 교수와 교과서가 없는게 특징이다. 학생들은 기술 과제를 팀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학위는 없으나 학생들이 상호평가로 점수를 매긴다. 이들은 대부분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IT 기업에 취업한다. MIT는 2,100여개의 온라인 강좌를 무료로 오픈하여 전세계 누구나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앞으로 교육의 방향은 이렇게 변화될 것이다.

한국의 교육도 주입식 교육에서 점차 위의 사례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교육방식에서 중요한 것은 나 혼자만 1등 하는 것이 아닌 친구들과 조화를 이뤄 과제를 수행하고 소통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는 능력일 것이다.

갈수록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욕구를 읽는 것이고 이것은 장자가 말한 인간에 대한 존중과 사랑에서 기인할 것이다.

 

Part4 인공지능 시대, 「장자」에게 인간을 묻다.                       

 

코로나19 이후 강조되는 것은 '안전'이다. 질병, 사생활, 개인정보 등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더욱더 위험에 노출된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장자가 중시하는 생명의 가치를 들 수 있다. 앞으로의 기술 발전은 생명을 사물성으로 인식하여 하나의 도구나 수단으로 취급하게 될 수도 있는데 이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며 그러므로 생명의 가치가 더욱 중요시된다. 이러한 생명 중시 사상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기술 발전 및 AI 발전에 있어서도 이 가치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장자는 최고의 인격미를 '천인합일(天人合一)'에 이르는 인격경계의 미라고 말한다. 이것은 인성의 구속으로부터 해방되고 자유를 얻는 것이다. 천인합일에 이르기 위해서는 마음을 한곳에 전념하고 자기의 존재를 완전히 잊는 것이며 이 단계를 거쳐야 통찰력, 분별력, 올바른 판단력과 추진력이 나오는데 이것이 곧 천인합일의 경지다. 이것은 무명, 무공, 무기가 되는 것으로 명예에 연연하지 않고, 공적에도 연연하지 않고, 자기 자아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 즉 명예를 버리고 공적을 버리며, 자신을 버리므로 진정한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기술 발전 및 AI 발전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이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탐욕이 문제인데 장자의 사상을 바탕으로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면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자는 죽음에 이르면 모든 욕구나 소유물은 무용지물이 되니 이 세상 안에서 무엇을 얻지 못하는데 매여 자기의 영혼을 노예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철학자 디오게네스를 생각나게 한다.

 

마치며

                               

장자의 사상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없어 이 책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알 수 있었다. 다가오는 미래 사회의 인재상과 기술발전에 따른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은 장자의 사상에서 찾을 수 있고 내려놓음, 무소유, 차별하지 않음, 외적 조건이 아닌 내적 조건 중시 등 지금까지 인간이 중요시 했던 생각(이기주의, 자기중심주의 등)으로 앞으로 살아남기는 힘들 것이며 앞으로의 시대에 장자의 사상처럼 공유, 화합, 조화, 존중, 사랑, 생명을 중시해야 한다는 글이다. 책을 읽으며 인간의 욕망, 욕심이 끝이 없는데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앞으로 공유, 존중, 화합 등 장자의 사상처럼 이런 것들을 중시하고 추구하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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