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종호 판사의 선, 정의, 법 - 하나님의 선은 어떻게 인간 공동체에 구현되는가
천종호 지음 / 두란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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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모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천종호 판사가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10대 청소년들이 죄를 저지르고 법정에 서 있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천 판사는 법대로 판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잘못을 언급하면서 그 부모와 청소년들을 호되게 혼내는 장면을 봤다.

일반적인 판사의 모습은 아니었기에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그 천 판사님이 기독교인이라는 것에 더 감사했다. 이번에 선, 정의, 법이라는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더 궁금해졌다.

이 책은 2019년도에 '일과 영성 콘퍼런스'에서 패널로 참석하면서, 여러 책을 독서하면서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왜 법학에서는 정의와 선에 관한 문제를 가르치지 않는가?' 정의는 주로 정치학에서 가르치고, 선은 윤리학과 신학에서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법의 근본을 보면 정의와 선의 문제에 대해 이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법관으로써 정의와 선에 대해 많은 고민과 사색을 한 것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인간은 최고의 선인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피조물이다. 그런데 인간은 죄를 범하므로 그 선을 잃어버렸고, 전적 타락 상태에 놓였다. 그래서 우리 인간의 노력으로는 더 이상 선할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주셨고, 그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때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될 수 있게 하셨다. 그 결과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분류가 된다. 그래서 공동체가 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법은 공동체가 함께 옳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인용하며 선은 좋은 삶의 문제라면 정의는 옳은 삶의 문제라고 말한다. 그래서 법은 정의의 최소한이라는 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법의 기본 목적은 정의의 실현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법을 지키는 것은 옳고, 법을 위반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법을 준수하는 것이 반드시 좋음(선)을 이룬다고는 할 수 없고, 선을 이룬다고 해서 반드시 옳다고 할 수가 없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차에 태우고 응급실로 가는 중에 정지 신호를 지키는 경우, 신호 준수는 법을 지키는 것이라 옳음이 되지만, 만일 그 사이에 위급한 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해 죽게 되면 좋음이 되지는 못한다. 반대로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신호를 위반하고 불법으로 유턴하여 제시간에 응급실에 도착해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죽음에서 건진 경우는 좋음은 이루었지만, 그 과정에 옳음은 실천하지 못한 것이 된다. (p.255)

그러면서 저자는 사랑이 동반한 책임을 강조한다. 사랑은 기본적으로 존중과 배려를 요구한다. 책임이 동반되지 않는 사랑은 맹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동체의 정의는 사랑으로 온전해질 수 있는 것이다.

공동체를 위한 27단계를 제시하면서 이 사회가 추구해야 할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마치 철학 책 한 권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이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질문해야 할 우리 인생의 문제들을 질문하고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개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크리스찬들에게 유익한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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