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숨고 싶어 하는 사람은 무엇으로부터 숨고 싶어 하는 것.
일까? 떠나는 사람은 무엇으로부터 숨기 위해, 무엇으로부터 자기를 숨기기 위해 떠나는 것일까?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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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은 설득하는 사람의 권위보다 설득당하는 사람의 형편과 의지에 더 의존한다. 말하는 사람이 효과적인 말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효과적인 말로 듣기 때문에, 그 경우에만 설득이 일어난다.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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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 데도 갈 곳이 정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 데도 갈 수 없었다. 아무 데나 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 데도 갈 수 없다. 아무 데나 갈 수있는 사람은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라 무능한 사람이다. 허용된 것이 아니라 내버려두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는 이것과 저것 사이에서의 선택의 가능성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것과 저것이 없거나 이것과 저것의 차이가 없을 때 선택의 가능성은 제거된다. 즉 자유가 없어진다. 벽의 존재가 벽을 넘을 자유를 보장한다. 벽이 없는 곳에서는 벽을 넘을 수 없다. 벽이 없으면 자유도 없고 능력도 없다. 벽이 수평의 땅과 차이를 차이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벽을 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버려둠의 상태를 자유와 혼동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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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의 의도적 한계 설정이 그 향유에 대한 동경을 사그라지게 하지는 않는다. 왜나하면 동경은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없는 재화이기 때문이다.

제약은 자기 강화를 뜻하는 하나의 기호이다. 경계를 고수하거나 그것을 융통성 있게 형성하거나 다르게 조종하는 것은 자기에 달려 있다.

한계 없는 자유만이 자기강화의 힘을 모르고, 자신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자기강화의 힘은 한계 위반의 순간에 감지된다. 자기강화의 힘을지닌 자기는 쾌락의 활기를 해치지 않으며, 쾌락이 갑작스럽게 방향전환을 할 때도 그것에 종속되지 않으려 유의한다.

"모든 향락을 탐닉하고 아무것도 사양하지 않는 자는 줏대 없는 자이며, 오만한 속물처럼 모든 향락을 거부하는 자는 아둔한 자이다" 라는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eles,BC 384~322의 말을 전적으로 명심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발견할 가치가 있는 올바른 중간이라는 정도正道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지 않으며, 산술적 중간에 위치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경우에 따라서 자기를 과잉 쪽으로, 그리고 다시 과소 쪽으로 기울게 하는 독특한 불안정을 특징으로 지닌다.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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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라서 - 303명의 거장, 34개의 질문, 그리고 919개의 아이디어 파리 리뷰 인터뷰 4
파리 리뷰 엮음, 김율희 옮김 / 다른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다 보면 대부분의 작가가 자기 자신을 의심하며 불안해하고 고뇌한다는 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훌륭한 책 한 권을 써냈더라도 다음 책 역시 그만큼 훌륭하리란 걸 담보할 수 없는 것이 작가의 현실이자 숙명입니다.

줄리언 반스는 그 불안을 이렇게 고백합니다. "소설을 일곱 권이나 여덟 권, 아니 아홉 권 써낸 뒤에도 또 쓸 수 있을까?"

제임스 볼드윈도 "우리는 원하는 책을 결코 얻지 못하며,
지금 얻은 그 책으로 만족해야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세계적인작가들의 이 솔직한 고백은 독자들에게 오히려 희망과 격려가됩니다.

예술뿐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건 사람들은 완벽함을 꿈꿀 때가 많습니다. 완벽에 이르지 못하는 현실에 좌절합니다. 그러나 윌리엄 포크너의 말처럼 완벽함을 성취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모두 우리가 꿈꾸는 완벽함에 부응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불가능한 일을 하려다 멋지게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들을 평가합니다."

이러한 불완전함을 멋진 실패로 받아들이며 꾸준히 글을 써나간 사람들이 결국 작가가 되는 게 아닐까요? 많은 예술이 그러하듯이 머릿속으로 아무리 기발한 상상, 훌륭한 생각을 하더라도 물리적으로 글을 써내지 않으면 그 생각은 형체를 입지 못합니다.

"글을 쓰고 있을 때 제가 가장 훌륭한 생각을 한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로나 다르게 생각하게 됩니다." 하비에르 마리아스의 이야기들 들으니, 어쩌면 이작가들은 처음부터 특별했다기보다는 글을 쓰고 다른 생각을 하면서, 그 다른 생각을 표현할 다른 생각을 찾아가면서 특별해졌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p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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