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이 있었기에
조정태 지음 / 예영커뮤니케이션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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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력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시인이라고 하겠지요.

그 상상력의 바탕이 절대자 혹은 그를 향한 신앙일 경우, 그 깊이가 훨씬 더 더해져서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경지의 시구들을 쏟아내곤 합니다. 시인 조정태가 그러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예수로 추정되는 '당신'이 '이 땅'과 '그 밤'으로 어우러질 때 "세계의 심장에는 피가 돌고"라는 은유의 구절을 시의 언어로 쓸 수 있기 때문이지요. "향과 빛을 토하는 장미의 육신"이라는 구절도 깊이있는 상상력의

결과로 나오는 것일겝니다.

 

     그 스스로 그에게 있어 시는 "세계를 만나는 창"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그 세계는 오랜 신앙생활과 교회 교사로서의 경험들이 녹아든 신앙의 높고 깊은 경지이겠지요. 자신의 시가 그 '만남의 기록'이라거나 '예수를 만나고 따르는 길을 표현하는 통로'라는 고백도 속으로 침잠하는 신과의 교류가 있어 가능한 세계라는 생각입니다.

신앙속에서 그렇게 다져진 시를 쓴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조정태는 계속 그렇게 자신의 길을

조용하게, 그러나 꾸준하게 갈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의 신실함과 진지함, 그리고 진취적인 기상에 비추어 볼 때 말입니다. 오랜만에 그의 시를 대하면서 그가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종종 탁월한 시집을 발간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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