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 쯤은 생각해봤을 이야기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 - 내 마음 제대로 들여다보는 법
허규형 지음 / 오리지널스 / 2023년 8월

제목을 보자마자 내가 겪었던 일련의 사건들이 생각이 났다. 내 잘못이 없음에도 순간의 불편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화살을 나에게로 돌렸던 일들. 그래서 이 책에 호기심이 생겼고, 전부 읽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인상적이었던 부분 첫 번째는, '불안'에 대한 내용이다. 나는 평소 생각이 많고, 쉽게 긴장하는 탓에 말을 할 때 내 의지와 상관없이 더듬거나 단어의 일부를 바꿔 말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너무도 고치고 싶은 부분이었기 때문에 고치고 싶었으나 되려 의식하게 되어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역설 의도 기법'을 설명한다.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대결하여 극복하게 하는 것. 적용하자면 과장하여 말을 더듬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직접 더 더듬으려고 하진 않았으나 그런 방법이 있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 자체만으로 부담이 조금은 덜어졌다. 

인상적이었던 부분 두 번째는, 'TCI 검사'에 대한 내용이다.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평가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대인관계에서 더 많은 상처를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대인관계에서 영향을 덜 받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검사 결과에서 나타난 높은 사회적 민감성 점수에 좌절한다. 그러나 사회적 민감성이 높기에 다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고 고민을 나누는 데 능숙할 수 있다." 이 부분을 읽고 마음에 위안을 받았다. 앞서 말했던 일련의 사건 중 하나를 겪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 궁금증이 생겨 TCI 검사를 했고, 책 속 내담자와 같은 MHH유형이 나왔다. 그래서 책 속 내담자의 사례에 공감이 많이 되었고, 저자가 내담자를 위해 작성한 말들이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나는 자꾸 내 속에 부족한 부분을 찾으려 하지만 사실은 그것도 나의 장점임을 상기시킬 수 있었다.

이 책은 앞서 말한 두 가지 소재 말고도 다양한 내담 사례를 다루고 있어 여러 이야기를 접하며 읽는 사람마다 공감되는 이야기를 서로 다르게, 많이 접할 수 있다. 다양한 사례를 담은 만큼, 각 사례 마다 다루고 있는 소재에 대해 깊고 자세한 이야기를 다루지는 못하는 점이 아쉬운 점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여러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모른 채 지내고 있었지만 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마음을 끄집어 내어 위로를 받을 수 있어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