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은 필요한가
강건일 지음 / 대광문화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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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강건일은 약사이다. 저자의 약력을 밝히는 이유는 이 도서가 한의사와 약사들간의 한약에 대한 대립이 첨예화되었을시부터 준비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의사와 약사간의 한약에 대한 대립은 국민들사이에서 저급한 '밥그릇'싸움으로 비쳤고, 한약사란 또다른 보건의료인을 탄생시키고서야 진정되었다.(물론 아직까지도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고, 오랜 시간과 논의와 인식후에야 정립이 가능할 것이다.)

약사로서 한약의 대한 시각은 정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현대의약학이 정립되기 전 서구에서도 한약에 쓰이는 음양오행론과 기미론 같은 4체액설과 약물분류방법이 있었지만, 화학과 생물학의 발달로 기존의약학설은 모두 폐기되었다. 하지만, 동양철학에 근거한 한약은 아직도 4천여년전의 음양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은 저자의 말대로 비판받을 수 있고, 재검증받아야만 하는 것이다. 과학의 패러다임이란 한 시대의 사상과 과학발전도에 따라 변화하는 것인데, 인간의 오감이외에는 측정수단이 없었던 4천여년전의 이론은 현대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저자는 서양약학이 발전을 소개하면서 한약의 발전도 그와같은 과정을 거쳐야함을 말하면서, 한의학 이론에 대해 검증을 시도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오장육부의 검증인데, 한의학에서의 脾腸은 소화된 음식물을 흡수하는 신체장기로 인식하지만 현대의학에서의 脾腸(spleen)은 소화기와는 거의 관련이 없는 면역기관이다. 물론 한의학에서의 脾腸은 이론상의 신체장기이며, 현대의학에서의 脾腸(spleen)은 해부생리에 기초한 것이다. 또 약재의 색이 빨갛다고 해서 열을 끄는 淸熱작용이 있다고 하지만, 색과 약효의 상관관계도 의심스러우며, 청열이라는 의미도 정확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한의학을 검증하면서 한약의 과학화를 말하고 있다.

우선 한약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고 있으며, 과거에 있는 한약에 관련된 기록들이 비록 비과학적이라 하더라도 경험에 의한 임상기록들은 현대약학으로 재해석하여 응용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연구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한약에 대한 연구와 비판, 의견을 더 많이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학문이란 정반합의 원리로 발전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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