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 국내 최고 필적 전문가 구본진 박사가 들려주는 글씨와 운명
구본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월

아 진짜 공짜로 책 뿌리고 후기쓰게하는 이벤트는 없어져야돼. 이게 자기개발 9위라니. 진짜 개탄스럽다. 필체나 손글씨의 가치를 폄하하는 게 아니다. 일기도 손으로 쓸만큼 손글씨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기대하고 산 책인데, 이정도 내용으로 책을 냈다는 게 구매자로서 화날뿐이다.

책 소개하는 이 페이지가, 단언컨대 책 내용의 전부다.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 국내 최고 필적 전문가 구본진 박사가 들려주는 글씨와 운명
구본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월

책을 사고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거의 없는데, 이 책은 진짜 돈이 아깝다. 알라딘의 후기도 꽤 신뢰하는데 이건 아니다. (그러고보니 구매자평은 내가 처음이구나)
일단, 같은 내용의 반복이 지나치다. A4용지 두어장으로 충분할 내용을 꾸역꾸역 늘여놓은 격이다.
필체로 그 사람의 성격 내지 성향, 살아온 환경까지도 알 수 있다고 거창하게 말해놓았지만, 이 책을 완독해도 독자는 절대!! 그걸 알 수가 없다. 왜냐하면, 구체적인 수치 및 측정방법을 제시하지 않아서 직관에 의해 파악해야하는기 때문이다. 전문가인 저자에겐 그게 식은 죽 먹기처럼 쉬운 일이라 제시해야할 이유를 못느꼈는지 모르겠지만 , 글자 크가가 큰지 작은지, ㅎ과ㅊ의 획이 큰지 정도만을 겨우 수치로 제시했을 뿐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측정기준이 없다. 글자가 눈에 띄게 어떤 특성을 나타낼 때는 대충 분간 되겠지만 우상향이라든지 힘있는 획이라든지 기개가 느껴지는 획이라든지 ... 그걸 어찌 분간하라는건지.
그리고 또 하나. 첨부된 예시(필체)가 너무 적다. 이건 일종의 저작권같은 문제라도 있어서인지 모르겠다만, 아무튼 너무 적다. 누구의 필체를 보면 이렇다, 이런 필체의 특성은 누구누구한테서 나타난다. 하고 이름만 죽 나열해놓았는데, 사진이 없다. (독립운동가랑 친일파 필체를 그렇게 모았다면서 .... ) 심지어 그 중엔 요즘 활동하는 연예인 이름도 많이 나온다. 지금 기억나는 것만해도 송혜교, 아이유, 유재석, 장동건, 이효리 등등 ... 근데 그 중 장동건 싸인 딱 한장 제시되어있다. 그 사람들 사인 내가 다 인터넷에서 이미지라도 검색해보고 비교분석해보라는건가? 아니 뭘 주장하고 알려주려면, 특히 그게 직관과 영감을 많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라면 비교군이라도 넉넉히 제시하든가 ....
검사출신이라길래, 뭔가 일목요연하고 논리적이며 체계적인 글을 기대하고 샀는데 이정면 그냥 다음 블로거(심지어 네이버 블로그도 아니다!!)의 소취미삼은 글쓰기 정도 수준밖에 안되는 듯하다. 심지어 책도 얇아... 내용도 없는 걸 꾸역꾸역 늘여놓아도 도저히 분량이 안나와서 책이라고 부르기엔 지나치게 날씬해보였는지, 심지어 내지도 민망할 정도로 두껍다. 일반적인 책과 동일한 평량의 내지썼으면 시집인줄 알았을 듯.

결론, 본인의 필체를 분석해보라며 예시로 단어 몇개와 문장 몇개를 제시하는데, 그걸 열심히 쓰고 이 책으로 분석해보겠다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진다 ... 새벽4시에 분노에 차서 이 후기를 남기나니 절대 이 글을 볼 사람은 나처럼 후회할 구매를 하지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