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살아야 하는가 -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 앞에 선 사상가 10인의 대답
미하엘 하우스켈러 지음, 김재경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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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 인간은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갈구한다. 산다는 것은 욕망한다는 것이고 모든 욕망은 부재를 전제한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한 부재 때문에 고통을 겪는다. 원하는 것을 얻으면 다시 다른 무언가를 갈구한다. 우리가 더 강렬히 욕망하면 할수록 우리가 겪는 고통은 더 커진다.

 

p.181 우리가 죽은 뒤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과 우리에게 관심이 있으며 선을 지향하는 신성한 힘이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 모른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가 아는 것이라고는 죽음과 함께 우리의 존재도 열망도 모두 사라진다는 점이다. 혹시 사후세계가 존재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우리가 즐겨 상상하는 모습과 굉장히 다를지도 모른다.

 

p.307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당사자가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삶을 가치 없는 삶으로서 여기거나 대해서는 절대 안 된다. 다른 방식의 삶이나 다른 형태의 삶을 존중한다는 말에는 이런 전제가 내포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삶에 이상이 존재해야 한다.

 

p. 390 우리 삶에는 책이나 안락의자와 같은 물질적인 사물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 우리 삶에는 객관적인 사실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하는 일이 전반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 모든 것이 완전히 무의미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자 하는 마음에 달려있기도 하다. 여기에는 증거도 필요하지 않다.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어차피 우리 모두가 죽을 운명이라면, 우리가 살면서 이루는 어떤 것도 남지 않을 운명이라면, 애초에 우리가 무언가를 이루려고 애써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리버풀 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미하엘 하우스켈리 교수가 10인의 사상가, 소설가의 고전을 해석하여 삶을 해석하는 책이다. 처음 들어가는 말의 저 질문은 너무 이해하기 어려웠다. 삶의 목적, 운명, 이유 이러한 말들은 영원히 답이 없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인간은 원하는 것을 얻으면, 왜 다시 다른 무언가를 갈구할까? 인간의 그런 욕망이 끊임없는 고통이라면 말이다. 수만 년 전 원시인류는 그저 하루의 식량을 구하면 그날의 삶은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수천 년 전 정착한 인류는 겨울을 날 식량만 비축하면 만족스러운 한 해가 되었을 것이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직접 구하든지 교환하면 됐다. 교환의 방식은 간단해서, 서로 만족하는 것들을 주고받으면 되는 것이다. 완전히 만족하는 삶은 아니었어도, 어느 정도 적당한 만족한 삶이지 않았을까?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커지면서 이런 명확하고 단순한 것들이 여러 단계로 복잡한 방식으로 바뀌었다. 인간의 편리를 목적으로 만든 화폐 같은 것들은 수십 년을 공부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이 되어버렸다. 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산에 발을 디디면 된다는 간단한 원리를 잃어버리고, 산에 오르는 여러 방법에만 집착해버린 것이다. 목적을 보조해야 할 수단이 목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더 많은 수단은 결국 더 많은 욕망이 되어 고통스러운 것은 아닐까?

 

400쪽이 넘는 책을 읽으면서 지식이 늘어서 다양해지는 것이 아니라, 종장으로 갈수록 점점 더 단순해졌다. 위대한 사상가로 불린 이들도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하면서 결국은 삶을 살았던 것이 아닌가? 수십억이 넘는 인간이 이러한 질문과 답을 구하며 살아갔을 것이고, 결국은 지금까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답은 없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답이 없다는 것은 결국, 자기만의 이유가 정답이 아닐까? 물질이든, 신앙이든, 사후세계이든 무엇이 되었던 건 말이다. 타인의 삶이나 시스템의 삶이 아닌, 나에게만 있는 고유한 이유가 삶의 목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가 왜 사냐고 묻는다면, 지극히 고유한 나만의 이유로 산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삶의 이유가 복잡한 사람들이라면, 지극히 고유하고 직접적인 자기만의 이유를 찾는 데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에서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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