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신을 찾아서 - 지상에서 가장 성스러운 땅, 아토스 산으로 가다
크리스토퍼 메릴 지음, 김경화 외 옮김 / 민음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인상깊은 구절  

- 인내가 열성을 통하여 영혼의 감정적인 부분을 정화하는 반면, 명상은 영혼의 지성적인 부분을 맑게 한다.
- 언어는 세계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설할 뿐만 아니라 고독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만든다..
===============================================================
 

저자가 아토스 산 성지 순례를 떠난 것은
감각으로 감각적인 것을, 지성으로 지적인 것을 즐길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자이자 시인인 저자가 예루샬렘이 아니라 아토스 산으로 성지순례를 떠난 것은
세속에서 감당해야 할 자신의 인생의 짐을
천여년 동안 이어져온 성스럽지만 고행에 가까운 수사들의 삶과
존재 차체로서 영적 신비가 가득한 아토스 산에서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가 아닐까 싶다.

종군 기자로서 보스니아전을 취재하면서 얻은 절망,
결혼 생활의 곤경, 수도원에 대한 지적 호기심으로 시작한 성지 순례 내내
저자는 종교와 인간, 자신의 삶에 대해 끊임없이 돌아본다..

기어서 가지 못할 망정 걸어서는 가야 한다는 성지순례 길..
길이 험해 기어서 올라가야 하기도 하지만
자신을 낮추는 의미에서 기어서 간다는..
그 여정에서 만난 수많은 순례자와 수사들...
언제 어느 때 어떤 모습으로 예수가 오실 지 모르기 때문에
순례자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기꺼이 내주어야 하는 수도원 수사들 등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수도원 순례담에
성경과 수많은 참고서적으로부터 얻은 지식을 더하고,
거기에 자신의 삶을 담아 엮어내고 있다...

성모 마리아의 성산이라는 아토스 산이 여성의 출입을 금한다는 아이러니함...
각양 각색의 수사들과 순례자를 포용하는 수도원...
책 읽는 내내 노새를 끌고 가는 영화<장미의 이름>의 숀 코넬리가 떠오르고..
이 외에도 책 곳곳에 씌어 있는 주옥같은 문구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세상에서 생을 마감했지만 항시 마음이 아토스를 원했던 사람은 아토스에서 부활할 것이고,
아토스에 육신만 두고, 마응은 세상과 함께 있었던 수사들은 세속에서 부활하게 될 것이라는
천사의 이야기는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영적으로 충실하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자 극락이라는 뜻이자,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면서 인간이 상승하면, 신은 하강한다는 그 접점에 있는 아토스 산에 가서
장엄함 풍광과 영적 신비를 맘껏 느끼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또한 정교회로부터도 배척당하고 있는 유대인의 고난의 역사가
단지 모난돌이 정을 맞은 것뿐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끔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