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자산업의 노동권과 환경정의 - Challenging the Chip
데이빗 A. 소넨펠드 외 지음, 공유정옥 외 옮김 / 메이데이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얼마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반도체공장에서 사용되는 물질에서 일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되었다는 연구결과가 국감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동안 반도체산업에서는 발암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던 업체들의 주장을 뒤집는 연구결과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 결과와도 상반되었다. 이는 산안공단의 역학조사가 부실하고 반쪽짜리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반올림과 노안단체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반도체산업을 포함한 첨단 전자산업은 각종 화학약품을 사용하고 있고 그중에는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 되어 버렸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사회에서 처음으로 반도체공정에서 발암물질이 사용되고 있음을 밝혀낸 매우 유의미한 조사였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산안공단은 연구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전자산업체와 산안공단에서 이미 드러난 현실을 은폐하고 무시하고 있는 동안에도 수많은 전자산업노동자들이 백혈병과 암 등으로 투병중이거나 사망하였다. 그리고 20대초반의 여성노동자들은 열악한 근무조건속에서 생리불순이나 불임으로 고통을 받고 다른 직군에 비해 각종암의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09년 한국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여기 이와 비슷한 일들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폭로한 책이 있다.

Challenging The Chip 세계전자산업의 노동권과 환경정의


이 책은 반도체산업이 한국보다 먼저 시작되었던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전자산업선진국들에서 일어난 노동자들의 건강권침해와 그것을 어떻게 은폐했는지를 보여주며, 전자산업이 제3세계, 동남아시아로 옮겨오면서 발생한 문제들, 전자산업업체들이 진실을 어떻게 왜곡하고 은폐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20여년전부터 가장 최근까지 전자산업이 대응하는 방식이 너무나 유사하고 똑같아서 놀라움을 금치못하고 있다. 기술유출을 명분으로 공정과정을 공개하지 않거나 반도체공정의 노동자만의 통계가 아닌 전체 노동자(사무직 노동자와 세일즈 노동자까지도 포함하여) 를 대상으로 통계를 작성하여 암과 백혈병의 발병률을 낮추는 등의 대응은 시간이 지나도 불변하는 진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같다. 진실을 은폐하려는 전자산업의 카르텔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전자산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자신의 건강권에 대해 조금씩 진실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특히 번역과정에서 한국에서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의 사례가 추가되면서 단순 해외의 사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한국의 현실을 보여주며 같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이책의 미덕이 아닐까싶다

마지막으로 전자산업속에 숨겨진 진실을 알고 함께 하고자하는 모든이에게 이 책을 읽을 것을 제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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