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경제학과 페미니즘의 공통점이 있다. 꼭 알아야 하지만 제대로 알기 쉽지 않고 두통이 동반된다는 점.. 그럼에도 알아야 하기에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놀라웠다.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편협한 사고방식에 연신 잽을 날리며 거슬리게 하다 어느 순간 정신 차린 나는, 두통을 느낄새도 없이 링 위에 널브러져 수건을 던지고 있었다. 이 책은 역사를 바탕으로 여성의 자유가 경제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서양 경제 번영의 숨은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1장부터 맹렬히 알리고 있으며 인구 감소(출산율 저조)=경제번영 위기라는 편견에 대항한다.당장 우리나라의 현실만 보아도 아직까지 남아있는 성차별 임금, 독박 육아, 가사 노동 등 돌봄의 책임은 여성에게 치우쳐져 있다. 심지어 출산율 저조 현상 또한 여성의 이기심 때문이란 인식도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현 사회는 겉으로는 평등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진정한 평등은 성(sex)이 동반되는 평등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평등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독립된 인간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존중받을 때 국가는 성장할 수 있고 성(sex)의 속박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는 성차별이 존재하며 성(gender, sex)과 경제는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 책은 그것에 대해 조목 조목 설득력 있게 반박하고 결론에 이르러서는 통쾌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누구도 그 권리를 침해해선 안된다. 권리를 침해받지 않고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 국가가 존재하고 사회가 존재한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너무나도 멀다. 어쩌면 가려고 하지 않는 무리 속에 갇혀 그대로 소멸될 수도 있기에 우리는 우리가 있음을 끊임없이 맹렬하게 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