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듣고 싶은 말
이정원 지음, 김태은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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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이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면서도 가장 못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느려도 괜찮아. 하나하나 천천히 제대로 하렴."
"맘껏 놀고, 졸릴 때 자렴."
"예쁜 꿈 꿀수 있게 엄마가 자기 전에 책 읽어 줄께."

누구한테 배워서가 아니라 그렇게 키우고 싶었다. 실제로 아이가 어렸을 때 시도도 여러 번 해봤다. 그런데 내 마음과 현실은 많이 달랐다.
초등학교 입학전까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아이의 느린 성정은 담임 선생님의 성정에 따라서 크게 문제가 되기도 했다. 밖에서 아이를 기다리던 다른 반 친구를 불러들여 '도움'이라는 명목으로 아이의 알림장을 대신 쓰게 했으며, 학부모 상담시에는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내고 작은 키까지 들먹이며 큰 병원에 가서 제대로 검사를 받아볼 것을 종용했다.

애가 잠을 못 자 학교생활이 평탄치 않나 싶어 취침시간만 되면 아이를 닥달했다. 취침 전 머리맡 독서는 오히려 아이의 잠을 더 깨는 결과를 초래하니 중단하고 말았다. 숙제하며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재잘재잘 해주는 아이에게 제발 입 좀 쉬고 집중해서 빨리 숙제나 하라며 핀잔을 줬다. 세상이 그러니, 1년동안 함께 할 담임 선생님의 스타일이 그러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며 아이를 다그쳤다.

가진 건 별로 없지만, 남한테 폐 끼치는건 죽어도 싫었다. 어릴적부터 내 부모에게 그렇게 배우고 자랐다. 내 삶을 돌아보면 당연히 남들에게 실수하는 날도, 도움 받는 날도, 본의 아니게 폐 끼친 날도 있었다. 혼자 사는 세상도 아니고, 나 자신이 완벽하지도 않기에. 그런 실수투성인인 내가 아이에게는 완벽함 아니 그 이상을 요구했던 것 같다. 겨우 8살, 9살 된 아이에게 상대방에 따라 스스로를 바꾸며 살라 한 것이다. 담임 선생님이 원하는 사람이 되라니. 내내 남들처럼 공부를 잘 하라는 것도 아니고, 뭔가 대단한 걸 요구하는 게 아니다. 그저 평범하길 바랐을 뿐이라며 나의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했던 것 같다.

아이가 어느덧 6학년이 되고 뒤를 돌아보니 좋은 날도 많았지만, 역시 후회의 날들이 많이 기억난다. 나 역시 엄마가 처음인데다 정답이 정해져있는 게 아니라 많은 날을 갈팡질팡하며 보냈던 것 같다. 요즘은 같은 학교 저학년 엄마들은 물론이거니와 남편 회사 선배네 부부까지 찾아와서 아이의 초등생활에 대해 조언을 구할정도로 느긋한 학부모가 됐지만, 아이에게 하는 언어습관만큼은 여전히 쉽게 고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아이가 듣고 싶은 말. 사실은 엄마도 하고 싶었던 말! 하지만, 쉽지 않은 말!
💖 칭찬의 말. 👍격려의 말. 👌배려의 말. 🤏용기를 북돋아 주는 말. 🤟희망의 말. 💓사랑의 말. 💛💜💚

방법은 하나다. 늘 '내가 듣고 싶은 말'처럼 나를 일깨워줄 수 있는 책을 곁에 두고 자주 읽고, 자주 되뇌이고 습관으로 만들기. 자고 일어나면 어제 먹은 음식도 까마득히 잊어버리는데 하물며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언어 습관을 고치는 건 더더욱 쉽지 않으리라. 그래도 고쳐봐야지. 노력해야지. 못된 말한마디로 내 아이의 미래를 망치는 엄마는 되지 말아야지. 오늘로 새로운 새해 다짐이 하나 더 추가됐다.

아이가 듣고 싶은 말, 나도 해 주고 싶었던 그 말들을 더 자주하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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