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하는 여자들
주진숙.이순진 지음, (사)여성영화인모임 기획 / 사계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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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한 영화계는 오래 유지되어온 화려한 명성과는 달리 꽤 최근까지도 열악한 직업적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그저 겉으로 보여지는 몇몇 유명 배우를 빼고는 대부분의 배우들은 물론이거니와 관련 제작사, 마케팅부, 특히 현장 스태프들은 노동자의 기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적은 임금과 며칠씩 고된 작업을 강행해야했으며, 몇몇 감독, 배우들로부터 폭언, 폭행은 물론 부당한 업무들까지 떠맡아야 했다. 20대부터 30대까지 신작영화를 거의 빼놓지 않고 챙겨보던 내가 이런 현실에 눈뜨면서 조금씩 맘 편히 영화를 보지 못하게 된 이유였던 것 같다.
이렇게 어렵고 힘들다못해 철저하게 남성중심 세계였던 영화계에서 여성영화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또 얼마나 치열한 전쟁이었던가.

심재명, 채윤희 등을 주축으로 여성영화인모임이 처음 생긴 이후 30년동안 여성 감독 겨우 다섯. 거기에 여배우는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인물이기 보다는 그저 '예쁜 꽃'의 존재. 이후 다시 30년이 흐른 지금 여성 제작자, 여성 마케터, 여성 조명기사, 여성 촬영기사, 여성 프로그래머, 여성 영화기자, 그리고 꽃보다는 주체적으로 극을 이끌고 나가는 온전한 주인공으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여성 영화인들.
여기 극히 남성중심적인 영화계에서 여성으로 살아남고, 그 이상을 넘어 '한 사람'의 영화인으로서 자리매김하기까지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한 권의 책 '영화하는 여자들'이 있다.
그 어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이야기,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고군분투 여성영화인들의 이야기는 비단 그들만의 이야기는 아닌다. 앞서 언급했던 여성 건축인들을 비롯한 이 사회 어느곳에서든 '한 사람' 보다는 '한 여성'으로 화자되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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