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특이한 옷을 입지도, 괴상한 얼굴색을 가지지도 않았다. 평범한 옷과 평범한 바지, 평범한 신발을 신었다. 서로가 동일한 혐오를 공유하는지 확인할수록 의기양양하던 그들은 무리에서 떨어진 후 겸손한 얼굴로 숨었다. 그 안온한 얼굴들과 같은 길을 걷고, 같은 삶을 살고, 같은 버스에 앉아 숨을 내쉬고……. 그걸 생각하자 팔뚝에 소름이 돋았다. 몸서리가 쳐졌다. 희생자보다 집값 얘기를 하는 이들이 근처에 있다면 어쩌지. 누구와 어떻게 살아야 하지. 은하는 차라리 먼 별로 가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