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탐험대, 일제의 흔적을 찾아라! 노란돼지 교양학교
정명섭 지음 / 노란돼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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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탐험대, 일제의 흔적을 찾아라!

  * 글 정명섭

  * 노란돼지

일제의 흔적을 찾아라!

보고 싶지 않지만 제대로 봐야만 하는 이야기! 라는 말에 더 읽고 싶었다.

우리의 아픈 근대사를 담은 책,

아직도 풀리지 않은 매듭으로 인해 전 세계가 시끄러운걸 보면 아팠던 옛날이야기만은 아닌듯 하다.

표지 속 사진 중 알만한 곳은 서울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뿐...

30년을 넘게 살았던 부산, 기장 광산 마을은 심지어 근처였는데도 몰랐다.

 

 

작가와 함께 가게 될 열 곳,

인천) 삼릉 마을 줄사택 유적

대전) 소제동 철도 관사

대전) 옛 충남도청

전북) 군산 내항

광주) 치평리 비행장과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녑관

부산) 기장 광산 마을

서울)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서울) 용산 거리와 철도 병원

서울) 박노수 미술관과 벽수산장

서울) 덕수궁 대한제국 역사관

걷는 것을 좋아하는 작가는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에서 조금씩 그 흔적들을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을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더 나은 미래로 향하기 위해 과거 돌아보기!

 

 

역사를 왜 배우는지 잘 모르겠는 중학생 동찬이.

갑작스런 아빠의 역사 타령과 용돈이라는 반협박에 노인호 교수를 만난다.

역사를 찾아 일제 강점기의 흔적을 찾으러 다닐 탐험가라고 소개하는 노인호 교수.

1910년에 우리나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느냐는 질문으로 동찬이와 말을 튼다.

삼릉 마을 줄사택 유적을 돌아 보면서 식민지의 뜻, 힘 있는 나라가 약한 나라를 식민지로 삼는걸 당연히 여기는 제국주의라 부르고, 그 흔적들이 지금도 남아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이 역사를 탐험하는 이유를 알려준다.

그렇게 시작된 두 번째 탐험지 대전!

경부선과 호남선이 모두 들르는 곳 대전은 교통의 중심지이고, 과학의 도시이다.

한자 풀이도 참~ 쉬운 우리식 이름 한밭!

근대의 상징인 철도이지만, 수탈의 흔적이 교통의 중심지가 되었다.

지금은 도시이지만 조선시대만 해도 작고 조용한 마을이었던 대전.

일본은 우리 것을 빼앗아 일본으로 싣고 가기 위해, 그리고 중국으로 진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본 주도로 대전을 지나가는 경부선을 놓았다.

당시 충남에서 가장 큰 도시는 공주였는데, 공주가 아닌 허허벌판 대전으로 지나가게 한 이유를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쉽게 설명한다.

"사람이 많은 곳에 지어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조선 사람들 쓰라고 만든 철도가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새로운 곳에 지어야 일본인들이 자리잡기 편하니까 그랬던 거란다. 지난번에 내가 식민지가 무슨 뜻이라고 했지?"

"사람을 심는다!"

"맞아. 자기네 사람을 심기 위해서는 아무도 없는 새로운 땅이 필요했던 거야."

"그게 바로 대전이었군요."

- 본문 30 페이지 -

그리고 근처의 소제동 철도 관사.

원래 소제호라는 호수가 있었던 곳인데, 관사를 세우기 위해 땅으로 메운 마을이 소제동이라는 것.

지금도 곳곳에 남아있는 흔적을 실 사진으로 보여주니 내가 그 곳에서 보고있는 느낌이 든다.

친정에 갈 때 자주 이용하던 대전역,

조금만 옆을 둘러봤어도 주차장 가운데 특이한 건물을 봤을텐데...

갑자기 궁금하기도 하고 찾아가보고 싶어서 '소제동'을 검색하니 이색카페들에 대한 정보가 대다수다.

그냥 옛날 사람들 살던 곳으로만 알고 있는듯 한 것이 안타깝다.

세 번째 장소 역시 대전, 옛 충남도청!

옛 충남도청? 나는 안가봤는데?

책장을 넘기며 보이는 사진! (오른쪽 사진)

나 이곳 주차장 딱! 한 번 이용한 적이 있었더라는...

딱딱하니 밋밋한 오래된 건물이네~가 나의 첫 인상이었고, 관심도 두지 않았던 곳.

대전보다 큰 도시가 있었고, 충청도를 관할하던 관찰사가 공주에 있었는데도 이곳 대전에 충남도청이 생긴 이유는 첫 번째, 두 번째 장소를 둘러보면서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1920년대 지어진 화려한 조선 총독부와는 달리 1930년대 완성된 충남도청은 모더니즘 시대 영향으로 화려함은 빠졌다는 이야기와 그 당시 유행한 스크래치 타일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지금은 대전 근현대사진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곳에는 철도와 관련된 대전의 역사를 알 수 있다고 한다.

2층 도지사실의 발코니를 통해 보이는 시내 모습,

직선으로 뻗은 도로 끝에는 대전역이 보이는 위치라는 것!

그만큼 철도를 중요시 여긴 일본의 식민지 수탈의 상징인 곳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각 챕터가 끝나면 '용어 설명'과 함께 '교과서에 나와요!'를 통해 어느 부분에서 참고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동찬이와 노인호 교수의 대화 속에서 나타나는 많은 정보들이 있지만,

대화 속에서 흘렸던 이야기 중 '노인호 교수의 알림장'을 통해 추가 설명도 해준다.

삼릉 마을의 탄생, 전국에 남아 있는 철도 관사촌, 조선식산은행이 독립운동가들의 표적이 된 이유는?, 탁류 같은 도시 군산, 강제 동원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 식민지 근대화론과 자본주의 맹아론, 또 하나의 서대문 형무소 옥바라지 골목, 삼각형 땅이어서 삼각지, 한양의 역사를 품은 성벽, 일본이 훼손시킨 우리 궁궐,

이렇게 열 가지의 추가 설명이 더해져서 더 풍성한 이야기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었다.

예를 들자면, 교통의 중심지가 된 대전은 그러면 일본 식민지 덕분(?)이라고 해야하나? 하는 의문이었다.

분명 무력으로 우리나라의 것을 빼앗아 갔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는데, 결과적으로는 근대화이고 발전이란 말로 포장하는 것에 대한 나름의 혼란이 생겼다.

그런 생각이 들 즈음 나타난 알림장에 "식민지 근대화론과 자본주의 맹아론"!!

축복이냐 저주냐에 대한 양쪽의 견해에 관련된 설명을 해줌으로 스스로 생각해 보게끔 해준다.

그리고 '동찬이의 내비'를 통해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 그리고 교통이 불편한 곳은 자동차를 이용하라는 팁도 주며, 근처에 함께 볼 수 있는 곳도 알려준다.

 

 

책을 쭉~ 읽으면서 정말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딱! 와닿았다.

올 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아이들과 봄방학때 둘러보았던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과 덕수궁.

시사원정대를 통해 읽고 nie 문제도 풀어보고, 역사똑똑 책을 통해 읽고 활동지까지 풀어보며 다녀왔던 곳들.

하지만 다른 곳에 대해선 아는게 전혀 없었다.

쌀 수탈의 역사를 보여주는 군산의 철도 위의 아스팔트 길과 움직이는 다리 부잔교, 지금은 시내 한복판의 도로이지만 일제 군사 시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광주 치평리 비행장과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관, 오랜 전쟁으로 부족해진 인력과 물자 보급을 위해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들이 살았던 부산 기장의 광산 마을, 서대문 형무소 옆의 옥바라지 골목, 출세를 위해 완벽한 일본인이 되기를 꿈꾸다 다시 조선인으로 살고자 했던 인물, 나라를 팔아먹고 받은 돈으로 일대의 땅을 2만 평이나 사 들여서 서양식으로 큰 저택을 짓고는 벽난로와 침대에 적응하지 못해 뒤 편에 한옥을 지어 지냈다는 분노를 일으키는 역사의 흔적까지...

"어떤 미래를 가질 수 있느냐는 과거에 무엇을 했고, 그것을 토대로 어떻게 현재를 이어가는지를 보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과거를 끊임없이 살펴봐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의 미래가 바로 그곳에 있으니까요."

- 작가의 말 중에서... -

우리나라 곳곳에 남은 아픈 흔적들...

보고 싶지 않지만 제대로 봐야만 하는,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를 담은 책.

아직 풀리지 않은 매듭의 이유에 대해 고민해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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