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보는 사건 - 시민 법의학
문국진 지음 / 해바라기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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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법의학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어려운 학문이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이 책의 지은이는 국내의 유명한 법의학자로서 우리들에게 법의학 이야기를 쉽고 재미나게 들려준다.

  그는 그림과 사건의 접목이라는 색다른 방식으로 글을 전개해나간다. 어떤 특정한 명화를 보고, 이를 통해 자신이 직접 겪은 일들을 떠올리는 것이 이 책의 주된 전개 방식이다. 얼핏 생각하기에 명화와 법의학이라는 분야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듯하다. 그런데 지은이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두 분야를 연결지으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여기에서 그의 재치를 엿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그는 로트렉의 <친구>(1895)와 뮐러의 <두 여인>(1920년 경) 이라는 작품을 통해 어떤 두 여인의 사건을 떠올린다. 환락가에서 알게 된 두 여인은 서로 마음이 잘 통해 절친하게 지낸다. 그러나 결국 돈 문제로 다투다가 한 여인이 죽게된다. 살인을 저지른 여인은 죽은 여인의 기관 내에서 발견된 은백색 매니큐어 때문에 범인임이 들통나고 만다. 

 <명화를 보는 사건>에는 설명과 함께 명화들이 담겨있어 시각적 효과를 높여준다.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함으로써 대중성을 지니지만, 이는 전문성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해진다. 이 책은 흥미로운 요소들로 가득하다. 지금까지 많이 접해보지 못했던 명화들을 깊이 있게 보는 즐거움, 실제 사건들을 알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법의학 책도 <셜록 홈즈>와 같은 탐정소설만큼 흥미로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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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ki man 2004-06-09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선진국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리에게 새로운 영역으로 다가오고 있는 법의학이라는 전문 분야와 예술의 심미성을 오묘하게 조합한 <명화로 보는 사건>은 만나기 어려운 세계를 우리들에게 맛보게 한다. 이 작품에 대한 독자(김다혜님)의 리뷰를 보고 간단한 코멘트를 넣어봅니다. 본 작품에 대한 이중적 가치(대중성과 전문성)를 높게 평가하고 그리고 그것을 캐치해 낸 님의 생각이 정말 탁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