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사고하고 양성적으로 리드하라 SERI 연구에세이 40
변신원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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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어렵다?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잘 읽히는 책이다.

우리 사회의 권위주의는 미래 조직문화에 부적합하고 민주적이고 소통적인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것이 매우 공감이 갔다.

우리 조직문화의 경직성의 근거를 대고 이를 비판하며 이의 대안으로 양성적 리더십을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설득력있다.

저자의 인문과학적 지식도 빛이 난다.

 

 

최근 들어 여성의 사회참여가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여성의 사회참여비율은 높아질 것이다. 여성의 사회참여 비율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고 전문직에 오르는 여성, 고위직에 오르는 여성도 점점 많아질 것이다. 국민소득 2만 달러를 지향하는 미래사회에는 여성인력의 활용이 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 전망된다. 조직 내에 여성인력이 많아질 것이라 전망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디지털 문화의 대중화는 여성의 사회참여를 가속화한다. 디지털 시대의 생산자원은 아날로그시대처럼 근력과 자본력이 아니다. 디지털 시대의 자원은 정보와 정보가공능력이 필수적이다. 즉, 우리 주변에 떠도는 정보를 수집하고, 분류하며 이를 다시 쓸모 있는 새로운 지식으로 가공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능력에 여성이 뒤질 이유가 없다. 오히려 디지털 문화는 여성이 가지고 있는 타인 배려적이고 감성적인 특성이 매우 필요하다.
여성의 특성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이는 멀티 테스킹(multi-tasking) 능력과 마인드 리드(mind read) 능력으로 요약된다. 근대 자본주의 사회가 발달한 이후 집안 일을 주로 해온 여성은 남성과는 다른 방법으로 일하고 사고한다. 청소와 쇼핑, 육아와 노인 돌보기, 아이들 교육 전략 짜기, 친구들과의 친목모임, 적은 돈으로 목돈 만들기 등 다양한 일을 동시 다발적으로 처리하면서 여성의 뇌는 복합적 사고에 적합한 방식으로 발전하여 왔다. 그리하여 여성은 몇 개의 전문직을 합해 놓은 것 같은 멀티풀한 역할을 일상적으로 해낸다. 그녀들은 TV를 보면서 메니큐어를 바르고 아이들의 학습 프로그램을 짠다. 전화가 오면 전화를 받으며 TV 프로그램을 논평한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을 이름하여 여성의 멀티 테스킹(multi-tasking) 능력이라고 한다.
다양한 업무의 동시 처리는 다양한 정보의 동시 처리 능력과 연결된다. 디지털 사회는 정보의 이용과 가공, 보급 등이 놀라울 정도로 빨라져 정보를 만들고 방향전환을 하며 그 방향을 다시 전환시키는 능력을 지닌 사람들에게 기업의 존망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컴퓨터의 도입과 정보 처리 능력의 중요성이 인지되면서 과거 남성적 업무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되었던 각종 업무에 여성인력이 다량 투입되기 시작한다. 정보처리 업무는 무엇보다도 정보의 싸인이 보여주는 다양한 의미를 읽어 내고 이를 종합하는 창의력이 필요한 것이다.
외국의 많은 기업들이 여성을 인사 담당으로 채용하는 것도 신입사원을 판단하여 선발하고 외국 바이어들의 취향을 알아내는 능력이 남성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유통업, 서비스업이 발달할수록 감정노동 능력과 마인드 리드 능력은 강조될 것이다.



이처럼 여성의 사회 참여가 현시대의 요구에 부합되는 능력 때문에 증가하리라는 전망이 한편에 있다면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사회에 곧 닥치게 될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여성의 사회참여를 가속화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가까운 미래에 절대 생산인력이 부족하게 되고 이때 고학력 여성들이야말로 최고의 인력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2007년을 정점으로 25~49세의 남성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향후 추가고용이 쉽지 않을 것이 예상된다. 국민소득 2만 달러로 가기 위해서 여성 고용의 창출이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여성인력의 활용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에 한 몫을 한다.

그 근거야 어떠하든 21세기에는 여성의 사회참여가 괄목하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남성중심적 조직문화는 이제 점차로 양성적인 조직문화로 바뀌어 갈 것이다. 그것이 우리 미래조직의 모습이다. 변화를 원하건 원하지 않건 선택의 여지는 없다. 변화하게 될 조직문화에 대한 사전대비는 미래를 위한 매우 중요한 투자가 될 것이다.
조직 내의 여성인력이 점점 많아지면서 조직이 여성적인 것과 화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때, 여성과 여성적인 것은 구별되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여성이 꼭 여성적인 것은 아니며 남성이라고 해서 여성적인 마인드가 없으라는 법은 없다. 매우 여성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결단력과 실행력을 지녔던 예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시 다음 카페에서는 ‘강대통령만들기 서명 카페’ 등 강장관 관련 모임이 8개 있으며 남성 직장인이 제일 모시고 싶은 상사, 20-30대 성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 1위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그녀는 역대 정치인이나 장관 사회단체 리더 중에서 가장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장관이다.
그녀에게는 보스 기질은 볼 수 없지만 가장 남성적이라 할 법무부를 부드럽게 이끌고 있으며 여성적인 면을 숨기지 않지만 그것으로 인해 리더십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은 권위적이고 고답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대신 적설적이고 정직한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씻어내고 국민의 지지 하에 소신 것 일을 처리해 나갔다. 그녀의 짙은 화장과 화려한 패션 코디는 대중의 관심을 끌고 그녀를 매력적으로 인식하는 코드로 사용되었으며 그러한 가운데 진행되었던 법무부의 결단력 있는 행동은 그녀를 인기 장관으로 국민의 희망으로 자리 잡게 했었다.




 


<디지털로 사고하고 양성적으로 리드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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