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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꾼 우시지마 9
마나베 쇼헤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나 어렸을 적엔 만화가하면 허영만이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보급 안됐던 시절 PC도 대중화 되지 않은 시절 내 큰 삶의 낙은 오락실에서 전자오락하는 것과 만화가게 가서 반나절 만화보기였다.
만화가게 들르기만 하면 무조건 허영만 만화부터 찾아 봤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쩜 그렇게 갈 때마다 허화백의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었던지..
나름 내 개인적인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성인이 된 지금 일본 만화들을 접해 보면 그런 행운이 일본 만화를 충분히 접할 수 있는거에 비한다면 새발의 피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정말 일본의 만화 인정 문화 그 결과로 뛰어난 만화와 만화가들이 넘실대는게 부러울 따름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는데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렇게 유명해도 막상 읽으면 우리 정서와는 맞지 않아 일본 라멘처럼 무미건조하기만 하듯 일본 만화들도 많은 경우 정서가 맞지 않음을 느낀다.
그런데 이 사채꾼 우시지마는 그런 것을 완전히 초월하여 현대를 살고 있는 젊은이의 모습을 약간 음침하고 신나지만은 않은 현실을 너무 매력적으로 잘 그려 내고 있다.
토리야마 아키라의 작품을 뺀다면 나는 무조건 이 작품을 또 다른 만화계의 명작으로 당당히 올린다.
나는 도박묵시록 카이지 전권도 소장하고 있는데 사채꾼 우시지마에 비하면 급이 한참 떨어진다.
뭐 개인적 취향인지 도박묵시록을 더 좋아하는 이들도 많지만 리얼리즘의 차원에서 감동의 차원을 보면 사채꾼 우시지마가 독보적이다.
이 재미있는 책이 가뭄에 콩나듯이 찔끔 찔끔 나오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다음 편을 빨리 보고 싶은, 신간을 애타게 기다리는 내 인생 최초의 책이 바로 이 사채꾼 우시지마다.
어이 없게도 우리나라는 만화를 등급 낮게 치는데 스토리만 좋고 작가만 잘 그리면 그냥 일반 책보다 훨씬 훌륭한 매체가 되고 작품이 될 수 있는게 이 만화의 힘인데 만화는 질 낮게 보는 우리의 문화가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니까 일본에선 드래곤볼, 피카추로 우리나라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가 창출한 가치보다 많은 가치를 뽑는데 우리는 그저 만화책 놓고 공부하라고 쓰잘데기 없는 '잔소리'에만 침을 튀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