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 베이킹 웍스 - 베이킹의 모든 것을 과학적 원리와 함께 알려주는 종합 가이드
파올라 피고니 지음, 윤현정 옮김, 임태언 감수 / 터닝포인트 / 2022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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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서평 이벤트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제과제빵 이론서를 읽게 되었다.

아, 사실 완전히 처음은 아니다.

내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보고 파티시에의 꿈을 가지고 제과제빵 학원에 등록했던게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이었다. 그때부터 제과제빵을 배우기 시작해서 다음 해에 제과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제빵 기능사 자격증은 떨어졌다. 그때 철저하게 시험만을 위한 이론 공부를 한 달 하고 필기시험에 붙은 후로 지금까지 '삼투합'이라는 단어 딱 하나만 머리에 남아있을 뿐이다.

그때부터 15년 가까이 베이킹을 했지만 2-3년씩 한 번도 안 만들때도 있는 등 년수에 비해 꾸준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지금까지 해온 경험이 있어서 나름 완전히 초급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 베이킹을 다시 시작하면서 원인모를 변수들로 같은 레시피로 만들어도 맛이 달라지는게 점점 신경쓰였다.



그러던 와중에 <하우베이킹웍스> 서평 이벤트를 발견했다.

식품 과학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파울리 피고니'의 저서.

나는 어릴때 김영모의 레시피북을 여럿 사본 후로는 항상 인터넷 레시피를 따라했다. 그때 처음 산 책이 너무 어려웠고 각 레시피에는 어린 내가 구하거나 구매하기 힘든 재료가 많아서 실용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실 더 쉽고 재미있는 레시피북도 있었을텐데 관심이 덜 하기도 했다.

그때는 이론에 빠삭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제조법만 보면서 따라해도 충분했으나 다양한 제품을 시도할수록 실패 횟수가 많거나 완성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런 내게 조금은 도움되지 않을까 싶었던 책이다.

제목만 봐도 내가 그동안 궁금했던 모든 질문에 답 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니 정말 깊은 과학적인 시선으로 베이킹을 해석하다보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는것 같고 이런 세세한 지식까지 전부 배워야 할 필요가 있는건가 싶기도 했다.

사실 지은이의 말대로 나는 그동안 경험으로 익힌 기술만으로도 여러번 구워보며 실패를 줄이고 완성품을 찍어내는 것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이론에 더 무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스로 답을 찾는 능력도 갖출 수 있으면 취미생활이 좀 더 윤택해지지 않을까?


하우베이킹웍스는 베이킹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장장 18장으로 나누어서 자세하게 과학적 이론을 설명한다.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각자의 필요에 맞는 부분을 찾아 원하는 지식을 뽑아갈 수 있는 책이었다.

그러나 정말 이제 막! 밀가루를 만져보는 초보자라면 이렇게 두껍고 방대한 양의 이론서를 펼치고 정독하기 보다 일단 만들어보면서 곁다리로 궁금한 점을 책에서 찾아나가는 방식을 추천하고 싶다.


추가로 본문의 내용을 잘 이해하고 숙지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복습까지 하도록 안배해두었다.

사실 나는 취미생활을 전문가 수준으로 깊이 파는 편이 아니어서 이런 부분은 건너뛰고 대충 훑어보고 내가 보고 싶은 부분만 골라서 보게 될 것 같다.

하지만 읽다보니 각 재료의 특성과 사용법, 보관법부터 영양학적인 측면까지 다루는것을 보고 감탄했다. 우리나라에 디저트 카페가 우후죽순 생겨나며 점점 제과제빵 품목이 다양해지고 판매하는 곳도 늘어난걸 체감하고 있다. 특히 창업클래스 수업을 듣고 재빨리 창업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깊은 이론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카페 사장님부터 전문 강사까지 모두에게 두루 유용할 책이었다.

베이킹에 빼놓을 수 없는 달걀 편을 펼쳐봤다.

달걀이 들어가는 각종 크림과 머랭의 종류까지 설명하는데 나는 그런게 있는지도 몰랐다. 베이킹 년수는 오래됐는데 그동안 항상 내가 만들던 것만 만들고 다양한 품목을 도전하지 않아서 아직 모르는게 많다.

또한 주요 재료가 부족하거나 첨가되지 않으면 결과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예시까지 자세하게 나와있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눈에 띄는 흥미로운 팁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너무 알고싶어서 궁금해지게 만드는 제목에 그렇지 못한 내용일 때도 있었다. 화학용어가 끊임 없이 나올때는 동태눈을 하고 대충 훑어보며 대략적인 이유만 캐치했다.

나..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또 가장 관심을 끌었던 목차는 '건강'을 위한 베이킹이었다.

나는 몇 년의 싸이클로 홈베이킹을 취미로 삼는데, 그 시기가 돌아올때면 케이크와 구움과자류의 섭취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는다. 그럴때마다 급속도로 살이 찌곤 했다. 이번에는 나이가 더 들어서 그런지 소화도 잘 안 되고 여러모로 신경쓰이는 부분이 많아서 베이킹을 끊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다. 아마 홈베이킹이 취미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하는 고민일 것이다.

이런 나에게 필요한 내용이기도 하고, 디저트를 판매하는 사람과 디저트를 좋아하는 고객 모두에게 필요한 내용이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재료와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재료까지 제시되어 있는 점도 인상깊었다.

우리나라는 알레르기를 꽤병 정도로 취급하는 이해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 한국사람들은 내가 해외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다양하고 듣도보도 못한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을 접했는지 알면 놀랄 것이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건 글루텐을 먹을 수 없는 '셀리악 병(celiac disease)'과 '루꼴라잎 알레르기'였다.

글루텐을 안 먹는게 가능한 것인가..... 자신이 셀리악이라는 손님을 받을때면 얼마나 바짝 긴장되고 식은땀이 나던지. 문제되는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한 순간에 죽을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블체크가 아니라 트리플체크를 해도 모자랐다. 그리고 고작 채소잎에 알레르기가 있다니,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알레르기였다.

우리나라도 점점 알레르기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들었다. 점점 식습관이 변하면서 디저트 시장이 커지고 밀가루 섭취량이 늘어남에 따라 건강에 이상신호를 겪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나이기 때문에 더 마음이 가는 걸수도 있다.

내 나이가 딱 스무살 후반이 되면서 잔병치례가 많아지고 위장병이 심해졌는데 나는 어릴때부터 홈베이킹을 하면서 케이크와 과자를 지나치게 많이 먹은게 이유이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한다.

이 책을 읽는다고 갑자기 건강 디저트를 뿅 하고 만들 수 있는건 아니겠지만 굉장히 의미있고 유용한 지식이 담겨있다고 느꼈다.


하우베이킹웍스 총평

책이 굉장히 두껍다.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펼친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더 제과제빵 이론실기시험 같은 내용에 잠깐 놀랐다. 어려운 화학용어도 많고 과학적 이론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면 첫장부터 어렵고 재미없다고 느낄 수 있을것 같다.

사실 그게 나다.

하지만 조금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읽어보면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뿐이라는걸 알 수 있다.

대부분의 홈베이커들은 각 재료의 차이점을 제대로 알기보다 그냥 레시피에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구매해서 사용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그런 레시피에 필요로 하는 각 재료의 역할과 생략하거나 더 넣었을 경우 반죽에서 어떻게 작용하며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지 일련의 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실제 베이킹을 하며 시행착오를 겪어본 사람만이 가져본 질문과 그에 대한 해답까지 자세하게 적혀있다.

특히 케이크의 질감과 맛을 결정짓는 각 재료의 함량과 특징을 알려줘서 기뻤다.

좀처럼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하는 일이 없는 나는 어떤 재료를 더 넣거나 빼면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몰라서 알쏭달쏭했던 궁금증은 이제 이 책에서 찾으면 되겠다. 또한 꾸덕한 브라우니를 굽고 싶은데 왜 케이크처럼 뽀송한 브라우니가 되는지 모르는 나였는데 원하는 결과물과 가까운 레시피를 찾을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받은 것 같다.

내가 그동안 필요로 했던 각종 지식을 담은 굉장히 실용적인 책이다.

아마 초급자부터 전문가까지 베이킹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베이킹의 모든것을 알려주는 종합 가이드라는 문구에 적극 동의한다.

<본 포스팅은 카페 '오븐엔조이' 서평이벤트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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