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들의 참모
신영란 지음 / 아이템비즈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태정태세문단세....' 학창 시절 학교에 다니면서, 왕들을 중심으로 당대 경제 정책, 토지 정책, 주요 전쟁 등을 외웠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주인공이 '왕'이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왕의 곁에서 왕들을 움직이는 '참모'들이다.

고려시대의 불교 폐단 개선, 2성 6부제 등의 업적으로 유명한 성조 때, 소손녕이 침입으로 많은 중신들이 항복을 권유했지만 왕의 참모인 '서희'의 활약으로 강동 6주를 획득하였고,

전민변정도감과 쌍성총관부 폐지 등을 한 공민왕의 곁에는 '신돈'이라는 참모가 함께하였으며,

아들인 태종 이방원을 죽이기 위해 태조 이성계가 쏜 화살과 철퇴로부터 이방원을 안전하게 지킨 이방원의 참모 '하륜' 등을 보면 왕의 측근인 '참모'들에 의해서 역사가 얼마나 크게 바뀌는 지 알 수 있다.

왕이 되기 위해서 여러 명의 형제/삼촌들 중에서 선택되는 것도 물론 힘들지만, 수 많은 신하와 왕 근처의 세력들 속에서 왕에 접근하고 결국은 왕의 참모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견제를 받아왔을까? 자칫 잘 못하면 죄를 뒤집어 씌고 형벌을 받기 십상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자녀의 결혼부터 시작하여, 중신 간의 세력 구도까지도 파악하기 위해 머리를 썼던 것이다. 이 중에는 좋은 참모도, 나쁜 참모도 있기는 마련이지만 공통적으로 지략과 처세술은 당대 누구보다 으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지략과 처세술은 오늘 날 우리에게도 유효함이 당연하다.

이 책의 전반부는 고려편, 후반부는 조선편으로 구분되어 있고, 각 국가에는 십 여개의 소챕터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시간 순으로 배열되어 있기 때문에 앞의 내용이 물 흐르듯이 다음 소챕터에서도 이어지게 짜여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역사서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학창시절 한국사 시험을 공부하면서, 다소 지루한 내용과 암기할 부분이 많아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이런 종류의 책을 읽었으면 전체적인 구조를 익히기에 좋았을 것 같다. 물론, 책을 읽다보면 나오는 왕과 왕비의 관계, 외척 간의 관계나 어느 왕의 몇 번째 자손 등의 내용은 한 두번 읽어서는 쉽게 기억하지는 못 하겠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