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문고의 4월 신간들 중 하나인 "사쿠라장(荘)의 애완 그녀" 제2권도 읽어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나오는 대사의 대부분이 '만담' 형식으로, '보케와 츳코미'의 러브 코메디물입니다. 세계적인 천재화가로서의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고립된 성장환경 탓에 일반상식이 결여된 소녀 시이나 마시로의 '보케'에 대하여, 사쿠라장의 유일한 일반인(?)으로서 마시로의 일상생활을 돌봐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칸다 소라타가 '츳코미'를 거는 방식으로 개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초반의 예를 들자면...
"너 뭘하고 있는거야?"
"나부(裸婦)의 데생"
"러프는 데생이 아니잖아!!" ※나부와 러프는 일본어로 라후(らふ).
"거울 보면서 그렸어"
"나부가 나부화였냐! 어째서 갑자기!?"
"학교의 과제"
"알몸이!?"
"데생이"
"다른 소재를 골라!! 자신의 알몸을 제출할 작정이냐!?"
"괜찮아"
"뭐가?"
"잘 그렸어"
"아무도 퀄리티의 염려 같은건 하지 않아! 부끄럽지 않은거냐!?"
"작품인걸"
"좋아~. 그렇다면 내게 보여줘봐"
"....."
대략 위와 유사한 패턴으로 보케와 츳코미 씬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사마다 보케와 츳코미의 소재가 달라지긴 합니다만. 아무튼 소라타의 노력 덕분에 마시로도 1권 때의 모습에 비해서 조금은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편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소라타의 도움과 츳코미가 필요한 수준이지만 말이지요.(笑)
그리고 이번 2권에서 여성의 신캐릭터가 등장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아오야마 나나미"이고 소라타와 마찬가지로 일반인으로, 알바를 하면서 장래 성우가 되기 위해 성우전문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번 2권의 본격적인 스토리는 기숙사비의 체납으로 인해 나나미가 소라타들이 사는 사쿠라장으로 이사와 함께 살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소라타가 마시로를 사육(?)하고 있다는 얘기를 마시로한테서 듣고 자극을 받은 나나미가 사쿠라장에서 소라타 대신 마시로 당번을 맡게 되면서 여러가지 벌어지게 되는 해프닝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마시로 당번의 역할을 나나미에게 빼앗기고 게다가 마시로가 좋아하는 사람이 영국에 살고 있다는 것까지 알게 된 소라타의 심경의 변화도 매우 주목할 만한 요소입니다. 이것은 혹시 질투!? 물론 소라타 역시 자신의 미묘한 감정이 질투일 가능성을 조금씩 눈치채기 시작하고 있는 듯 합니다.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 변화가 주목이 될 듯 합니다.
게다가 사쿠라장에 옮겨 살게 된 이후의 나나미의 심경 변화도 눈여겨 볼만하더군요. 2권의 대부분이 나나미가 주역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나나미의 변화가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소라타의 충고에도 반발할 정도로 고집이 세고 한 번 정한 일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나나미가, 모종의 사건을 겪은 이후로 상당한 성격의 변화를 보이면서 보다 부드러워지고 속내를 종종 보여주기도 합니다. 심지어 안경을 쓰거나 무려 관서 사투리까지 쓰기도 하고 말이지요. 이러한 나나미의 변화한 모습의 묘사가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또한 2권의 후반부는 일종의 쉬어가는 페이지라고 해야 할까, 야간의 학교 수영장 침입, 마시로의 질투, 장래 게임 개발자로서의 길을 걸어가려고 하는 소라타가 겪는 시련 등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물론 제일 충격적인 것은 자신을 좋아하는 미사키를 버리고 사쿠라장에서 나가려고 하는 미타카 진의 비밀계획이었습니다만. 진의 장래 계획과 관련된 미사키의 에피소드는 아무래도 제3권에 등장할 것 같습니다. 그 때쯤이면 사쿠라장은 또 다시 한바탕 난리가 날 것 같군요.
사쿠라장에서 소라타와 마시로를 중심으로 각각 개성이 매우 풍부한 괴짜들이 벌이는 보케와 츳코미 러브 코메디, 다음 3권도 무척 기대되는군요. 소라타와 마시로가 어서 빨리 서로에 대한 자신들의 마음을 깨닫고, 여러가지 시련을 겪고 있는 나나미와 앞으로 시련이 예상되는 미사키도 여러가지로 좀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게 되길 바랍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