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은 가면 돌아오지 않는다.
유덕화가 뛰어다닐 때 양조위는 걸어 다닌다. 유덕화는 겁이 없고 양조위는 겁이 많다. 유덕화는 비밀이 없고 양조위는 비밀이 많다. 유덕화에게는 의리가 어울리고 양조위에게는 실연이 어울린다. 유덕화는 기회를 만들고 양조위는 기회를 놓친다. 유덕화는 스스로 운명을 선택하고 양조위는 운명으로부터 선택당한다. 유덕화는 죽어야 멋있고 양조위는 살아야 멋있다.
어쩌면 홍콩영화가 첫사랑이었던 수많은 이들이 같은 마음일것이다. 장국영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울컥하는 사람들, 양조위의 눈빛만 봐도 심신이 정화되는 사람들, 주성치만 생각하면 하루 종일 피식피식 웃음이 나는 사람들, 장만옥을 떠올리며 괜히 천천히 걷는 사람들, 그런 헤어진 이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만나고 싶었다. 그런 생각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홍콩의 거리를 걷고 있다.